리틀 스팅어 K3, 역대급 양강 체제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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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스팅어 K3, 역대급 양강 체제를 노린다.
  • 김상혁
  • 승인 2018.02.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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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의 준중형차 시장은 현대 아반떼의 독무대나 다름 없다. 여기에 아반떼 스포츠 모델까지 라인업을 구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절대 왕좌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그 절대 왕좌에 반기를 드는 존재가 한 지붕 아래 있는 기아에서 나타났다. 바로 기아 올 뉴 K3다. 올 뉴 K3는 ‘리틀 스팅어’라는 애칭을 부여받으며 출시한 2세대 모델로 준중형 시장에서 꽃 길을 개척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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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K3가 꽃 길을 걷게 될 첫 번째 이유는 '역대급 디자인'이다. 시간이 지나서 연식 변경, 페이스 리프트, 풀 체인지 모델 등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2세대 모델만큼 강렬한 인상을 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디자인 면에서는 엄지를 세워줄 만하다. 괜히 ‘리틀 스팅어’라는 애칭이 붙은 것이 아니다.

넓은 보닛에 볼륨을 넣고 헤드라이트와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 코 그릴을 가늘게 배치하면서 날렵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스팅어처럼 개별 엠블럼을 새겨 넣어 임팩트를 준 것은 아니지만 X 형태의 LED 주간 주행등이 존재감을 불어넣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범퍼 하단에 인테이크 그릴과 수평형 방향 지시등이 포함된 에어커튼도 스포티한 외관을 갖추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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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다소 단정하게 꾸려졌다. 캐릭터 라인, 벨트라인 등 특별히 볼륨을 강조한 부분 없이 전면부와 후면부를 이어줬다. 다만 프런트, 리어 휀더에 살짝 볼륨을 주면서 밋밋할 수 있는 측면부를 다듬었다. 후면부는 화살 모양을 형상화한 LED 리어 램프와 트렁크 가니시를 이었다. 준중형 세단임에도 선을 최대한 유지해 넓고 길어 보이게끔 만들었다. 그로 인해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스포티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고 각 파츠 부분은 전체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볼륨을 집어넣었다. 실내 또한 수평으로 뻗은 대시 보드에 각종 버튼류나 공조 시스템 등을 단출하게 배치하면서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꾀했다. 올 뉴 K3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은 그것만으로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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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올 뉴 K3은 시기적으로도 최적의 타이밍에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쉐보레의 최신예 준중형 세단 ‘크루즈’가 단종으로 맥이 끊겼고 르노삼성 SM3는 이미 노후화가 진행되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특히 크루즈는 초기의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정책으로 인해 과거의 확고한 팬덤조차 등을 돌린 바 있다. ​이 덕분에 올 뉴 K3의 상업적 전망은 밝다. 이미 두 경쟁자가 무력화 되어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크루즈를 대체하는 모델로 아반떼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올 뉴 K3으로 옮기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2017년 판매량을 살펴보면 아반떼가 8만 3,861대, K3가 2만 8,165대, 크루즈 1만 554대, SM3 5,199대다. K3와 크루즈의 판매량은 대략 두 배 가량 차이가 나는데 크루즈의 판매량을 K3가 이어받을 수 있다면 괄목할만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신차 효과가 얹어지고 출시 이후 성능적인 부분과 품질 완성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내면 아반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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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K3가 역대급 준중형 모델로 들어설지 모른다는 기대감에는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다. 기아차가 준중형 시장에서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했다는 점이다. 준중형 모델은 소히 말하는 ‘가성비’가 좋아야 한다. 1천만 대 가격에 슈퍼카의 성능, 럭셔리 세단의 승차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추구하는 상품성에 적절한 가격, 그에 따른 차의 가치를 포함하고 있느냐가 관점이다. 

가격을 먼저 살펴보면 올 뉴 K3는 트렌디 1,590만 원~1,610만 원, 럭셔리 1,810만 원~1,830만 원 프레스티지 2,030만 원~2,050만 원, 노블레스 2,220만 원~2,240만 원대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1,420만 원대에서 시작해 2,165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아반떼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1세대K3에 비해 가격대를 약간 높아졌지만 복합 연비 15.2km/l를 내세웠기에 충분히 수긍이 간다.

차체 사이즈도 전장 4,640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 휠베이스 2,700mm로 아반떼(1.6 가솔린 모델 기준) 전장 4,570 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 휠베이스 2,700mm와 대동소이하고 트렁크 용량도 약 502리터로 약 407리터인 아반떼에 비해 여유가 넘친다. 수치상으로 보이는 사이즈와 공간성에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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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K3의 특징 중 하나는 스마트 스트림 G1.6 엔진에 스마트 스트림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 이하 IVT)을 조합했다는 것이다. IVT는 이름이 살짝 달라졌을 뿐 CVT 변속기다. 출시회 당시 파워트레인 총괄 PM 윤종혁 이사는 변속에서 느껴지는 주행 재미와 연비 향상을 위해 개발된 한국형 변속기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는 곧 준중형 모델로서 경제성과 함께 자동차가 안겨주는 주행의 즐거움까지 고려했다는 것이다. 

다만 ‘IVT’라는 변속기가 얼마만큼의 펀 투 드라이빙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내구성이 동반했는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CVT 변속기는 과거 GM대우 마티즈의 E3 CVT의 결함 문제로 인해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인식이 좋지 않다. 하지만 기아자동차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이런 소비자의 선호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강화된 체인벨트를 적용하고 구태여 ‘IVT’라는 명칭까지 부여했다. 물론, K3의 IVT가 기존 CVT의 나쁜 인식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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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크루즈의 단종과 올 뉴 K3 출시가 맞물리면서 준중형 시장은 아반떼와 K3가 양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들고 자동차 제조사 간 기술 및 상품 개발 경쟁이 약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전례 없던 '양강 대결' 구도를 통해 독주체제를 종식시킬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 지난해 스팅어가 스포츠 세단 시장의 한 부분을 개척했듯이 ‘리틀 스팅어’ K3가 아반떼와 역대급 라이벌 구도를 만들고 소비자를 즐겁게 하는 경쟁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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