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손 뗀 줄 알았던 GM, 캐딜락으로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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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손 뗀 줄 알았던 GM, 캐딜락으로 재도전한다
  • 윤현수
  • 승인 2018.03.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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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GM은 유럽에서 단 50대만 팔았다. 1월보다 4분의 1 가량 줄어든 수치다. 그런데 작년 2월에는 한 달에만 7만 대가량을 팔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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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은 PSA에 있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인수합병 사건이 그 원인이었다. GM의 유럽 시장 공략의 선봉장이었던 오펠과 복스홀이 PSA 그룹에 넘어가며 GM은 사실상 유럽 시장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었던 GM의 몰락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이미 GM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발발한 글로벌 경제 위기를 시작으로 몸집 줄이기에 집중해왔다. 일례로 험머나 새턴, 폰티악 등 당시 상황과는 맞지 않거나 뱃지 엔지니어링 제품들만 구비되던 아이덴티티 없는 브랜드들은 폐지에 이르렀고, 알짜배기 브랜드들만 남겨놓는 것이 최우선책이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적게나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쉐보레도 중국이나 북미와 같은 주요 시장으로의 선택과 집중을 이루며 유럽시장에서 철수했다. 오펠과 복스홀만 유럽 전담 팀으로 남겨진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오펠 / 복스홀이 PSA 품에 안긴 순간, GM의 유럽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자연스레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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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력 브랜드들의 매각과 철수의 연속은 사실상 유럽 시장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GM은 유럽 시장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GM이 내세우는 카드는 다름 아닌 '캐딜락'이다.

물론 종전에도 캐딜락은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었으나, 평균 월간 판매량이 세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GM은 미국적 색깔이 다분한 포드 머스탱이 유럽 내에서 제법 잘 팔리자, 아메리칸 럭셔리로 취급되는 캐딜락 역시 잠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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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측면에서 유럽 시장은 중국이나 미국 시장에 비해 꾸준히 하락세를 걸어왔지만 여전히 가치가 높다. 따라서 적은 판매 대수라고 해도, GM은 아이덴티티 유지와 그룹 차원의 재기를 위한 기반 마련을 목적으로 유럽 시장에 재투자를 계획하는 것이다.

GM 측은 전동화 모델 및 자사의 캐릭터가 듬뿍 들어간 시그니처 모델을 유럽 시장에 내놓으며 볼륨을 키울 것이라 밝혔다. 다만 자세한 모델 포트폴리오와 관련된 이야기는 늘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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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캐딜락은 현재 주력 시장이었던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신흥 시장이자 브랜드 최대 시장으로 등극한 중국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 2017년 캐딜락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16%가 증가한 35만 6천 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특성이 상이하긴 하나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가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GM이 캐딜락을 통한 유럽 시장 재투자도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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