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현대 R엔진 편
상태바
[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현대 R엔진 편
  • 박병하
  • 승인 2018.04.09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01.jpg

금속으로 만들어진,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스물 두 번째 이야기는 디젤엔진에 대해서 다룬다. 본 연재에서 처음으로 다루게 될 디젤 엔진은 현대자동차의 중형급 디젤 엔진인 ‘R’ 엔진이다.

우수한 성능과 연비로 주목 받은 현대차의 주력 4기통 디젤엔진

현대 R엔진은현대자동차가 개발하여 2009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직렬 4기통디젤터보 엔진이다. 실린더 블록은 컴팩트 흑연주철(CompactedGraphited Iron, GCI)로, 실린더 헤드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지며, 실린더 당 4개의 밸브가 배치된 DOHC밸브트레인을 채용하고 있다. 연료의 공급은 보쉬(Bosch)의 3세대 커먼레일과 1800bar로 작동하는 피에조 인젝터가 맡는다. 터보 차저는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VariableGeometry Turbocharger)를 사용한다.

02.jpg

2009년, 쏘렌토 R을통하여 처음 선보인 R엔진은 당시에는 여러모로 획기적인 엔진으로 통했다. 2.2리터 사양에서 200마력/3,800rpm에이르는 최고출력과 44.5kg.m/2,000rpm에 이르는 최대토크는 시장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2.0리터 사양도 184마력/3,800rpm의최고출력과 40.0kg.m/2,000rpm의 최대토크를 자랑하며 동급의 유럽제 디젤 엔진과 비교해도제원 상으로 손색 없는 성능을 내주었다.

03.jpg

이 뛰어난 성능과 더불어 R엔진의 실린더 블록으로 쓰인 컴팩트 흑연주철은 당시 세계적으로 이를 양산할 수 있는 제조사가 상당히 드물었다. 또한 출시 당시 기준으로 우수한 연비는 물론,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과 DPF(디젤 입자상물질 필터)를적용하여 유로V 규제를 만족하는 등, 종합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으며 당시 자동차 업계를 적잖이 놀라게 했다.

04.jpg

현대 R 엔진은 2014년을 기해 개량을 거친다. 유로 6규제의 도입이 다가옴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시기를전후하여 현대 R엔진은 기존 EGR과 DPF에 더해 LNT(질소산화물 흡장 촉매)를 더해 유로6 규제에 대응했다. 또한그러면서도 출력과 토크 등의 동력성능 역시 소폭 상승했다. 2014년 이후에 양산차에 투입된 현대 R엔진은 2.0 사양은 최고출력 186마력/4,000rpm, 최대토크 41.0kg.m/1,750~2,750rpm의성능을 냈고 2.2리터 사양은 202마력/3,800rpm의 최고출력과 44.5kg.m/1,800~2,500rpm의최대토크를 낸다.

그리고 2017년이후로는 더욱 엄격한 규정치를 적용한 유로6C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적 환원 촉매(SCR)을 채용했다. 따라서 이 이후에 생산된 R엔진 탑재 차량은 모두 요소수를 정기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R엔진은배기가스와 관련하여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는 2012년환경부가 현대 투싼ix와 스포티지R에 대해 “일부 고속구간(100~120km/h)에서 질소산화물(NOx)이 투싼ix는 21%, 스포티지 R은 18%를 초과 배출했다”는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하지만 이는 환경부가 기존에 적용 중인 시험 절차가 아닌,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임의로 설정한 시험 절차였기 때문에 당연히 제조사인 현대차의 항의를 받을 수 밖에없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정부정책에 협조하고 대기오염 저감 차원에서 당해 5월 말부터 양산차에 개선조치를 적용하고 판매된 차량에 대한 결함 시정에 착수하면서 일단락되었다.

이 외에도 유로6 사양의엔진에서 엔진오일 수위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비단 R엔진뿐만 아니라 DPF 및 LNT 등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디젤터보 엔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 호스 결함으로 R엔진 장착 차종 일부가 리콜되기도 했다.

05.jpg

06.jpg

R엔진은 현대자동차 모델들에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SUV 라인업에서는3세대 이후의 싼타페(DM, TM)를 들 수 있다. 2.0리터 사양과 2.2리터 사양 모두 사용 중이며, 신개발 자동 8단 변속기와 조합된다. 그보다 한 체급 작은 투싼은 ix 시절부터 2.0리터 사양을 사용 중이며, 3세대 싼타페(DM)의 차체연장형 모델인 맥스크루즈에도 2.2리터 사양의 R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승용 라인업에서는 유일하게 그랜저가 5세대(HG)시절부터 현행 모델(IG)까지사용하고 있으며,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G70과 G80에 탑재되고 있다.

07.jpg

기아자동차는 상기 했듯이, 2세대 쏘렌토를 통해 현대-기아그룹 내에서 R엔진을 가장 먼저 사용하게되었다. 2.0리터 사양 184마력, 2.2리터 사양 200마력이라는최고출력은 당시 자동차 업계를 적잖이 놀라게 했다. 여기에 출시 당시 기준으로 우수한 연비와 유로V 규제를 만족하는 등, 종합적으로 뛰어난 성능으로 호평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 엔진은 3세대 쏘렌토에서도 개량을 거쳐 계속 사용되고있다.

08.jpg

09.jpg

R엔진은 기아의 2세대 카니발에도 채용되었다. 2.2리터 사양을 채용한 카니발은 ‘카니발 R’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카니발R의 R엔진은 기존 2.9리터 J3엔진에 비해 0.7리터 가량 작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출력과 연비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며 호평 받았다. 그리고 2014년등장한 3세대 카니발 역시 R엔진을 심장으로 삼고 있다. 이 외에 기아차에서 R엔진을 사용하는 차종으로는 스포티지, 스팅어, K7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