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오명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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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오명은 이제 그만
  • 김상혁
  • 승인 2018.04.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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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그리고 각 국가들의 자동차 판매량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해당 지역에서 선호하는 차종은 제법 선명히 드러나는 걸 알 수 있다. 천차만별의 기후로 말미암아 나뉘는 주거 환경, 그리고 오랜 세월 축적되어온 상이한 생활 양식 탓이다. 물론 크로스오버 열풍이 불어닥치며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자동차 취향도 점점 획일화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아직까지는 지역별 선호 차종의 윤곽이 남아있긴 하다. 

가령 한국은 제법 오랜 기간 동안 세단이 지배하는 곳이었다.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트리오가 번갈아가며승용차 시장 1위를 독차지해온 것만 봐도 그렇다. 위풍당당했던 세단들은 크로스오버들이 득세하기 시작하며 점차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지만, 그 무게추 이동이 세계적인 추세임을 감안해도 세단의 인기가 상당히 높은 시장임은 분명하다.

자동차 시장 수준이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유럽은 어떠한가? 모두가 알다시피 유럽 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은 해치백이다. 반면, 한국은 유럽에서 날고기는 해치백들이 도통 힘을 못쓴다. 한국에 제대로 된 자동차 시장이란 개념이 생긴 이후 해치백이 아예 인기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다. 해치백의 불모지로 취급된 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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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해결해 준다던 말이 통한 것일까? 해치백 무덤이라는 좋지 않은 뉘앙스를 안고 있던 국내 해치백 시장이 2018년 들어 변화의 기점에 놓였다. 해치백 모델이 우후죽순 들어선 것. 2018년 국내 해치백 시장을 포문을 연 것은 현대 벨로스터였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신형 벨로스터를 공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벨로스터는 다수는 아닐지라도 1세대 모델부터 확고한 구매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더구나 고성능 모델임을 나타내는 ‘N’ 부착에 따른 기대감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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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의 뒤를 이어 토요타 프리우스 C도 3월 국내 출시하며 뛰어들었다. 프리우스 C는 2011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50만 대 이상 누적 판매 기록을 가진 베스트셀링 모델이라 기대감을 가지기 충분하다. 또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은 연비 및 보조금 정책에 따른 경제성까지 고려할 수 있기에 구매 유혹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엉뚱한 말투와 행동으로 인기를 끄는 아티스트 ‘헨리’가 프리우스 C 모델로 발탁되며, 독특한 매력을 어필하는 점도 프리우스 C를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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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는 5월 르노삼성 ‘클리오’가 국내 출시를 앞두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클리오의 경우도 지난 1990년 출시 이후 약 1,300만 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경쟁 상대가 늘어난다는 것은 예비 구매자가 아닐지라도 차체 사이즈나 가격, 편의 사양 등 그만큼 들여다볼 여지가 많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에 따라 단순 비교부터 심층 분석까지 갈구한다.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며 소히 잘 나갔다는 프리우스 C와 클리오, 여기에 벨로스터까지 더해졌으니 소비자는 물론이고 미디어 매체에서도 앞다퉈 다룰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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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델은 차체 사이즈나 출력 성능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판매 가격대로 관심이 쏠린다. 벨로스터는 자국 브랜드라는 이점과 프리우스 C, 클리오 보다 큰 차체 사이즈, 그리고 엔트리 모델인 1.4 터보 모델이 2,135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를 강점으로 볼 수 있다. 

프리우스 C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점을 앞세워 최대 310만 원까지 낮출 수 있는 세제 혜택과 18.6km/l(복합 연비 기준)의 뛰어난 연비를 무기로 삼는다. 프리우스 C 가격은 2,490만 원이다. 310만 원의 구매 혜택을 가정한다면 약 2,180만 원으로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5월 출시되는 클리오 역시 2,000만 원 초반대가 예상되고 있어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게 기정사실이다. 

해치백 세 모델이 경쟁하게 되면 수면 아래 잠자는 모델까지 끌어올릴 효과까지 기대된다. 소형 SUV에서 코나, 스토닉이 등장하며 QM3, 트랙스까지 다시 시장의 조명을 받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기존 국내 해치백 시장을 지키고 있던 i30이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푸조 308도 재조명 받을지 모를 일. 여기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신형 A 클래스를 내놓으며 시야를 넓히게 만들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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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클래스가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고 정확한 국내 출시 시점이나 가격대는 알 수 없으나 메르세데스 벤츠 수요가 많은 국내에 빠르면 올해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 예상 가능하다. 가격은 독일 내 가격 기준으로 보면 약 3만 231유로(한화 약 4,000만 원)다. A 클래스는 해치백 시장에서 가격대에 따른 경쟁보단 그 이상의 가치 추구할 때 타 모델과 비교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프리우스 C와 클리오는 각각 프리우스 C 전장 4,050mm, 전폭 1,695mm, 전고 1,445mm, 클리오 전장 4,063mm, 전폭 1,732mm, 전고 1,448mm로 작은 차체 사이즈다. 두 모델보다 콘 벨로스터 역시 전장 4,240mm, 전폭 1,800mm, 전고 1,400mm다. 반면 A 클래스는 전장 4,419mm, 전폭 1,796mm, 전고 1,440mm로 보다 넓은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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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성능 면에서도 프리우스 C 최대출력 101마력, 최대 토크 11.3kg.m, 클리오 90마력, 22.4kg.m, 벨로스터 140마력, 24.7kg.m(1.4 가솔린 터보 기준 )이다. A 클래스는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25.5kg.m(1.4리터 터보)이다. 여기에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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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 시장의 모델이 다양해짐은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는 결과다.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많은 가정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해치백이라고는 i30, 골프만 바라봐야 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거울 수밖에 없는 고민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오명이 사라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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