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결국 세단 라인업 뜯어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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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결국 세단 라인업 뜯어고친다
  • 윤현수
  • 승인 2018.06.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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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결국 캐딜락 세단 라인업에 칼을 대기로 했다. 판매가 부진한 세단 삼총사를 단종시키고 개편된 명명 체계를 통해 소형 - 중형 - 대형 세단으로 새로이 구성하는 것. 이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라인업을 완성하고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구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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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이제 '아메리칸 럭셔리'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량이 줄어오고 있다. 80년대, 미국에서만 연간 30만 대 수준을 자랑했던 시절과는 영 딴판이다.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키워온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꾸준히 발목을 잡아온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Art & Science 철학을 기반으로 한 CTS를 필두로 출격했던 신세대 모델들이 2000년대 초중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했으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언제까지고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줄 것만 같았던 세단들이 우르르 무너져버리자, 미국에서의 위상은 나날이 추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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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캐딜락 세단의 중심이 되었던 CTS가 현행 3세대 모델로 풀체인지 되며 가격이 크게 올라버리자, 특유의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한 미국 소비자들은 일제히 캐딜락제 세단을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모델 변경 때마다 절정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독일제 프리미엄 세단의 높은 상품성도 캐딜락 세단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여기에 임시방편으로 플래그십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내놨던 XTS가 캐딜락제 세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해버렸고, 문제를 인지한 캐딜락은 결국 세단 라인업을 크게 개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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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의 명명 체계 변경과 함께 탄생한 CT6는 고스란히 두고, 하위 모델들을 죄다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GM 측은 ATS와 CTS, XTS까지 모두 단종시키며 미시간 주에 위치한 랜싱 공장에 1억 7,500만 달러(한화 약 1,945억)을 투자하여 신차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세단 트리오를 단종시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독한 부진이 꾸준히 이어져왔기 때문. 예컨대, 지난해 CTS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35%가 줄었고, XTS는 27%가 줄었다. 심지어 ATS는 전년대비 39% 감소라는 극심한 실적 하락을 보여 GM이 골머리를 앓아 왔다.

또한 이 라인업 개편에는 통일된 명명 체계 구성이라는 중요한 문제도 달려있다. GM은 CT6 하위에 위치할 CTS급 모델에 'CT5'라는 이름을 붙이며, ATS급 모델은 'CT4'라 명명하여 세단 라인업 공식인 컴팩트 - 미드사이즈 - 라지사이즈 세단 구성을 새로 갖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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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라지 사이즈 급에 CTS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지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법 인기를 끌었던 XTS의 단종은 다소 회의적으로 보인다. 침체에 빠진 세단 라인업 중 그나마 볼륨을 크게 확보했던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GM이 추후 출시할 하위 모델들의 가격 책정이 차세대 캐딜락 세단의 성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로 보인다.

GM은 2021년까지 앞서 언급했던 새로운 세단 2종을 투입하며 세단 라인업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또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SUV 라인업에는 XT6를 XT5와 에스컬레이드 사이에 끼워 넣으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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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캐딜락 브랜드는 2021년까지 신차 7종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중 5개가 SUV다. 현재 미국 시장이 SUV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로 세단 라인업은 이번 개편을 통해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반면에, SRX와 에스컬레이드만 존재했던 SUV 라인업은 XT4 / 5 / 6에 에스컬레이드까지 더해져 4개로 늘어나게 된다. SUV로 무게중심이 완전히 넘어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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