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60 클러스터'를 완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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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60 클러스터'를 완성하다
  • 윤현수
  • 승인 2018.06.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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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자사의 중형 세단, S60의 풀체인지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S90 하위에 위치하는 주력 세단 모델의 풀체인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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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의 출시로 볼보의 60 클러스터 개편이 마무리되었다. 볼보 라인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60 모델들이 죄다 탈바꿈하며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이로써 볼보는 플래그십 라인업인 90 클러스터 완성 이후 두 번째 과제를 매듭지었다.

이후 볼보는 XC40을 필두로 한 '40 클러스터'에 포함된 멤버들의 개편으로 컴팩트 클래스에서도 현재와 같은 반향을 일으키고자 한다. 물론 40 클러스터가 완성되는 시기에는 볼보의 전동화 프로젝트도 슬슬 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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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빚어진 완전 신형 90 클러스터 모델들은 대부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디자인 히어로'라 칭송받는 토마스 잉겐라트의 혁신적인 디자인, 모듈형 플랫폼 사용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린 제작 공정이 그 성공을 구현하는 요소였다. 또한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고급스럽고 대중적인 노선으로의 진화가 눈에 띄는 라인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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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꼭대기 라인업의 성공적인 런칭 이후 '60 클러스터'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개편을 이뤘다. 이들은 종전에도 볼보 라인업을 지키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00년대 후반 빠른 속도로 부풀어 오르는 프리미엄 SUV 시장을 겨냥한 XC60의 경우, 브랜드 가치는 제법 높지만 볼륨이 보잘것없어 더 높은 곳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던 볼보의 걱정거리를 말끔히 지워준 해결사였다.

XC60은 출시 직후 유럽에서만 4만 대가 팔렸고, 이후에도 꾸준히 4~5만 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성적이 수직 상승해왔다. 더군다나 새 플랫폼에 새로운 디자인 코드를 받아들인 2세대 XC60은 2017년 출시되어 연간 판매 10만 대를 돌파하며 여전히 브랜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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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XC60은 볼보 SUV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장본인이자, 브랜드 볼륨까지 확실하게 책임지는 역할까지 도맡는 팔방미인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볼보는 2세대 XC60 런칭이 있었던 지난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유럽 판매 30만 대를 넘기기도 했다.

더욱이 볼보 입장에서 XC60이 기특하기 그지없는 이유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대성공을 빼놓을 수 없다. 볼보는 수십 년 세월 동안 왜건을 빚어오며 쌓아온 브랜드 밸류로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꾸준히 유지해왔다. 최근 10년간의 유럽 시장 판매량만 봐도 현재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보긴 어렵다.

반면, 왜건이 먹힐 리 만무한 중국에서 볼보는 킬러 타이틀이 없어 그야말로 빌빌 기고 있었으나, XC60 런칭 이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했다. 예컨대, 2014년까지 중국 내 연간 판매량 2만 대 벽을 도통 넘지 못하던 볼보는 XC60 런칭 이후 2015년 전년대비 수직 상승한 6만 7천 대를 기록했고, 2016년 7만 대, 2017년 9만 대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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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중심 모델의 풀체인지 이후 볼보는 지난 2월 왜건인 V60 3세대 모델을 공개했고, 얼마 전에는 S60을 차례로 공개했다. SUV - 왜건 - 세단으로 이어지는 클러스터를 완성시킨 셈이다. 이는 90 클러스터의 구성과 동일하여, 볼보가 상당히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음을 깨닫게 한다.

세 모델 모두 같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만큼 외적인 측면에선 차체 형식만 다를 뿐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야말로 패밀리룩과 '효율'의 절정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다. 심지어 모듈형 플랫폼과 모듈형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통에 서로가 공유하는 부분들은 친형제 그 이상이다. 지나치게 획일화된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진 않아도, 효율과 규모의 경제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품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계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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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은 볼보가 공언했던 대로 디젤 엔진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사상 첫 번째 모델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특색을 지녔다. 이는 전동화 파워트레인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는 그 당찬 의지를 빠르게 실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동화 트렌드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좇고 있는 브랜드답게, 3세대 S60은 터보차저 혹은 슈퍼차저를 사용한 가솔린 엔진에 대용량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특히 추후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 (T5 / T6) 모델을 투입하기 이전에는 PHEV 모델만 갖춘다. 참고로 T6 트윈 엔진 AW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합산 출력 340마력을 내며, T8 모델의 경우 400마력의 성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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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재 S60은 브랜드 입장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델이라고 보긴 어렵다. 초대 모델은 니치 브랜드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을 보여주었으나, 시간이 흘러가고 세대교체를 해도 도통 판매량은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애매한 상품성과 크로스오버 중심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다.

최신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3세대 모델도 이러한 맥락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여전히 크로스오버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으며, 주력 시장인 미국에는 강력한 네임밸류로 무장한 독일제 라이벌들이 앞길을 단단히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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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새로운 S60은 브랜드의 허리를 완성하며, 모기업의 결단 있는 선택을 현실화한 첫 번째 차량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브랜드가 디젤 엔진을 일절 탑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상당한 의의를 지닌다.

결국 60 클러스터 완성은 주역 모델들의 세대교체를 통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볼륨 증대와 더불어, 볼보가 이야기한 '완전 전동화'를 향한 한 걸음이 담겼다고 볼 수 있겠다. 요즈음 볼보가 보여주는 행보는 지극히 '효율적'이다. 그런 와중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게 작금의 볼보가 무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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