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트럭 타고 긴급제동장치 체험하기
상태바
볼보 트럭 타고 긴급제동장치 체험하기
  • 김상혁
  • 승인 2018.07.03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16년 봉평터널 사고, 2017년 경부고속도로 7중 추돌사고 등 대형 차량의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자동 긴급제동장치(Autonomous Emergency Braking, AEB) 장착 의무화 목소리가 커졌고 2017년 개정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 및 기준에 관한 규칙'을 통해 11미터 이상 승합차량과 총중량 20톤 초과 화물 및 특수자동차에 AEB를 의무화했다. 

AEB란 자동차 전방에 위치한 레이다, 레이저 스캐너 센서, 카메라 센서 등으로 주행 중 전방 충돌 상황을 감지하여 충돌을 완화하거나 회피하기 위해 자동차를 감속 또는 정지시키는 장치를 말하며 볼보 트럭에서는 CWEB(Collision Warning with Emergency Brake)로 불린다. 

미국도 2022년부터 모든 신차에 AEB를 의무 장착하도록 했고 유럽은 2015년부터 화물차를 중심으로 의무 장착을 시작한 상태다. AEB를 안전벨트와 같이 기본적인 주요 안전장치로 바라봤던 볼보 트럭의 경우 올해 1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사 모델에 AEB를 기본 사양으로 장착해 판매하고 있다. AEB 장착은 제조사 입장에서 센서 빛 부품 비용 등 적극적일 수 없는 부분인데 안전에 타협은 없다는 볼보 다운 모습이다. 

그래서 볼보 트럭이 내세운 ‘타협 없는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 예테보리 볼보 트럭 테스트 현장에서 FH 540 모델에 몸을 실었다. 하필 AEB를 체험하는 날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빗줄기는 점차 굵어졌고 눈앞의 FH 540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00-1.JPG

FH 540에 얹어진 엔진은 D13K로 최고 출력 540마력, 최대 토크 265kg.m의 성능을 지녔고 여기에 I- SHIFT 듀얼 클러치를 조합했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동력이 매끄럽게 전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티어링을 움켜 잡은 테스트 드라이버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FH 540의 주행성능을 자랑했고 긴급제동 시스템역시 아무런 걱정할 필요 없다며 기자를 안심시켰다. 

01-2.JPG

알 수 없는 음률의 박자를 타며 테스트 드라이버가 FH 540을 몰기 시작했고 이내 직선 구간에 들어섰다. 점차 속도를 올리더니 어느새 계기판의 바늘은 80km/h를 가리키고 있었다. 윈도우 너머, 장애물로 인식될 승용차 모형이 보였고 슬슬 걱정이 됐다. 긴장된 모습이 보였는지 테스트 드라이버는 걱정하지 말라며 미소를 보였지만 속도는 줄이지 않은 채 모형을 향해 달려갔다. 

01-1-3.JPG

02-4.JPG

10미터, 5미터, 4, 3, 2, 1미터, 간격이 좁혀졌지만 속도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이윽고 FH 540은 그대로 자동차 모형을 들이받았다. 자동차 모형은 저 멀리 몇 바퀴 굴러갔다.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날아갔다. 창밖은 여전히 장대비가 쏟아졌고 기자의 손엔 땀이 쏟아졌다. 손에 흥건해진 땀을 닦을 생각도 하지못한 채 주먹이 쥐어졌고 테스트 드라이버를 쳐다봤다. 

테스트 드라이버는 걱정 말라며 안심시켰던 때보다 크게 벌어진 입가의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긴급제동장치를 off 시켰다. 체험이란 둘 다 해봐야지.” 맞는 말이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설득력이 있는 법, 분하지만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트에 엉덩이를 붙였다. 

03-5.JPG

10미터, 5미터, 4, 3, 2, 1미터, 두 손은 손잡이를 꽉 부여잡았고 입은 굳게 다물어졌다. 용기를 품고 두 눈을 부릅떴음에도 속도가 줄어드는 것 같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한데 자동차 모형 코앞에서 온몸이 휘청이며 멈춰 섰다. 자동차 모형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FH 540은 뒤꽁무니에 바짝 붙은 채 두 대 모두 충돌 없이 무사했다. 

04-6.JPG

동승 체험이 끝나고 외부에서 바라볼 때 긴급제동 장치의 성능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FH 540에 약 10M 부근에서 1차적 제동이 걸린 후 추돌 직전 2차 제동이 걸려 멈춰 선다. 물론 이때 FH 540은 긴급 제동과 함께 자동으로 비상등이 켜져 뒤따라오는 차량에 위험을 알린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테스트에서 FH 540의 제동거리와 간격 등이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하이더 워킬(Hayder Wokil)볼보 트럭 브랜드 & 전략 매니지먼트팀의 모빌리티 & 오토메이션 본부장은 기술적 한계라고 표현했다. 테스트 당시처럼 비가 많이 내려 사물 인식이 어렵고 빛의 반사, 피사체의 색상 등 구분 지어야 할 것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직까지 인간의 판단력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06-7.JPG

하이더 워킬(Hayder Wokil) 볼보 트럭 브랜드 & 전략 매니지먼트팀의 모빌리티 & 오토메이션 본부장

07-8.JPG

칼 요한 암키스트(Mr. Carl Johan Almqvist) 볼보트럭 총괄 본부장

한편 칼 요한 암키스트(Mr. Carl Johan Almqvist) 볼보트럭 총괄 본부장은 “유럽 법규 중 중앙 분리대에 비스듬한 형태 충돌 시키는 법규가 있는데 유럽 권장 속도는 약 50km/h대다. 하지만 볼보 트럭은 법규 대비 30%가량 조건을 강화하며 스스로 채찍질하며 안전성을 높이는 테스트를 진행한다."라며 안전성에 대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긴급제동장치에 대해서 “긴급제동장치 의무화는 상당히 중요한 정책 사항 중 하나다. 하지만 긴급제동장치가 교통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은 되겠으나 긴급제동장치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 교통사고 발생의 약 90%는 사람이 요인이다. 그만큼 도로 사용자, 운전자의 집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에서 정책을 만들고 제조사가 시스템을 만들어 더 이상의 안전 시스템은 없다고 판단하는 시점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교통안전에 완벽이란 없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며 안전에 끝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