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 히어로, Im N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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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성 히어로, Im Niro
  • 김상혁
  • 승인 2018.07.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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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오버가 난무하고 소형 SUV가 득세하는 시기에 꿋꿋하게 “Im Niro”를 외치던 니로를 기억한다. 니로의 자존감 넘치는 외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니로는 ‘Im Niro”를 외치고 있다. 

니로는 출시 초기 꽤나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디자인, 전, 후면부의 이질적인 친숙함이 반감으로 다가간 것. 니로는 소비자 반응에 따라 시크함을 벗어던지고 반전을 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첫인상에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반전 매력을 보여줄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지난해 소형 SUV는 코나, 티볼리, 스토닉, QM3, 트랙스 등 불꽃튀는 전쟁이 벌어졌다. 코나와 스토닉이 출시되며 기존 소형 SUV 모델이 전부 재조명되는 가운데 니로는 불꽃 튀는 전장에 참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니로는 소형 SUV 대전에서 소외됐다기 보다 경쟁이 되지 않아 분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적절하다. 체급을 파괴하는 니로의 포지셔닝이 아이러니하게 니로를 외톨이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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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는 소형 SUV의 기준을 파괴하는 사이즈를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하이브리드 SUV라는 특징도 존재했다. 중형급 차체 사이즈와 하이브리드의 특징 탓에 소형 SUV와 나란히 세우긴 애매한 포지션인 것. 

애매한 포지션은 가격대 형성에서도 소비자로 하여금 혼란을 초래했다. 2,300만 원 초중반대를 기본으로 설정하고 친환경 보조금을 받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훌륭한 전략이었지만 소비자는 니로만 보지 않았다. 시선을 돌려 니로를 윗급의 투싼이나 스포티지와 같은 선택지에 올리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니로는 독자적이면서도 소형, 준중형, 중형 SUV 모두를 경쟁자로 맞이하는 상황에 부딪힌 것이다. 

분산된 시선은 니로가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어려움을 안겼다.  하지만 착실히 입지를 쌓아갔다. 미디어에서 객관적, 주관적인 평가가 좋은 점수를 이끌어냈고 실 구매자들의 입소문까지 더해지며 연비, 실용성, 성능 등 팔색조 매력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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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위주의 인테리어를 꾸며 운전자로 하여금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갖도록 했고 전방 시야의 쾌적함과 헤드룸 공간도 넉넉했다. 여기에 소형 SUV임에도 중형인 스포티지나 투싼 보다 긴 2,700mm의 휠베이스로 소형 SUV 같지 않은 거주성은 큰 점수를 얻었다. 트렁크의 기본 용량도 427리터, 뒷좌석을 모두 접었을 시 1,420 리터에 달했다. 

특히 니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건 아니라 연비로 니로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9.5km/l로 연비 깡패라 불리는 QM3 17.3km/l를 훌쩍 뛰어넘는다.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20.0km/l 이상을 보이는 일도 적지 않았고 장거리 운행이 많은 소비자에겐 기름값 부담을 상당히 줄여주며 예쁨을 받았다. 싼 게 비지떡이란 옛말이 무색하게 니로는 경제성을 보장하면서 정숙성과 안락함까지 갖추고 있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니로는 선전했고 기아차 SUV의 중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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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해 2017년 미국 슈퍼볼에서 니로는 멜리사 맥카시와 익살스러운 광고 영상으로 호평을 받았다. 당시 기아차가 니로에 입혔던 이미지는 ‘친환경’이었다. 글로벌 트렌드인 친환경 이미지까지 각인시킨 니로는 2018 부산 모터쇼에서 니로 EV까지 공개되며 주류를 향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어쩌면 조용히 “im Niro”를 외치던 언성 히어로에서 이제는 “We are Niro”를 외치는 슈퍼 히어로를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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