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돌아 온 수입 SUV 시장의 강자 – 폭스바겐 티구안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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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돌아 온 수입 SUV 시장의 강자 – 폭스바겐 티구안 시승기
  • 김상혁
  • 승인 2018.07.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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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SUV 시장은 날이면 날마다 고공 성장했고 티구안은 그 중심에 있었기에 심히 더욱 가슴이 시렸을 테다. 시간이 지나며 폭스바겐은 부침을 털어내고 다시금 국내 판매활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그 중심 역시 티구안이 섰다.

디젤 게이트 이후 근 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폭스바겐은 다시금 닫았던 문을 열수 있게 되었고 국내 판매활동을 재개했다. 대한민국시장에서 근 3년간 퇴출 당해 있었던 폭스바겐의 재도약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는 티구안을 타고 그 역량을 가늠해봤다. 시승한 티구안은 프레스티지 모델로 VAT포함 4,45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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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MQB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이다. 차체 사이즈는 전작에 비해 모든 방면에서 커졌다. 전장은 4,485mm, 전폭은 1,840mm이며, 전고는 1,665mm로 커졌다. 휠베이스도 2,680㎜로 1세대 대비 76㎜나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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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불어난 반면 외관 디자인에서 반면 시선을 잡아 끄는 파격적인 면모는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수평과 직선을 강조하듯 쭉쭉 그어진 라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과장이나 기교를 부리는 등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 인상은 더 차갑고 더 또렷해졌다.

헤드 램프에는 LED를 적용하고 그릴과 램프를 크롬으로 이어 깔끔한 인상을 만들었다. 한편 프레스티지 트림은 동적 코너링 라이트가 적용돼 스티어링 조향에 따라 비치는 각도가 변한다. 그 밑으로 에어 인테이크 역시 크롬 라인을 가로지르게 만들었다. 측면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은 후면까지 이어져 리어 테일 램프 상단에 얹힌다. 테일 램프도 동그랗던 것이 각진 형태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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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실내 곳곳은 직선형으로 이루어져 시원스러운 느낌을 준다. 글로브 박스나 공조장치, 디스플레이 화면은 사용 편의성을 고려한 듯 배치됐다. 마치 군기가 바짝 든 이등병이 각 잡고 관물대 물품을 정리한 듯 가지런한 모습이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 주변으로 배치된 버튼류는 큰 움직임 없이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도어 트림과 센터 콘솔에 자리한 컵홀더는 운전자에게 알맞도록 배치되어 있다.

이전보다 넓어진 헤드룸은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객의 체감 공간을 키워준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에 앉았을 때도 레그룸이 넉넉해 만족스럽다. 뒷좌석 시트는 평평한 벤치형 시트를 적용했다. 어린 자녀와 뒷좌석에 함께 올라 이동하거나 간단한 짐을 실을 때 장점으로 나타날 부분이다. 앞 좌석 등받이 부분에는 테이블을 접었다 펼 수 있도록 꾸몄다. 실내외 모두 지극히 무난하고 평범한 듯하지만 무난하고 평범하기 때문에 좋은 차라는 느낌이 확실히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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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은 615리터로 비교적 넉넉한 수준이다. 뒷좌석의 전후 거리를 조절할 수 있어, 공간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 40:20:40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을 이용하면 최대 1,665리터까지 적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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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비주얼, 거기에 본연에 충실한 실내 구성은 티구안을 더욱 차갑게 만든다. 차가운 티구안의 보닛 아래는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성능을 지닌 2.0 TDI 디젤 엔진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7단 DSG 변속기가 조합됐다. 

제원표 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티구안의 주행 성능은 딱히 특출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재빠른 가속 능력이나 강력한 힘을 느끼긴 어렵지만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 딱 필요충분한 정도의 동력성능을 제공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동력성능이 큰 감흥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운전자가 요구하는 바를 인지하고 정직하게 반응해 준다.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 및 소음을 감안하면 정숙성에서도 흡족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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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의 주행 질감은 민감한 가속 페달과 빠른 타이밍에 이뤄지는 변속 등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이 가벼운 탓도 있겠지만 코너 구간에선 뒤꽁무니가 스티어링의 반응만큼 민첩하게 따라오지 않는다. 반면에 롤링이나 요잉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은 재빠르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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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티지 트림에는 전동 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트렁크 이지 오픈 등의 편의사양이 적용됐는데 눈에 띄었던 것은 피로 경고 시스템, 사이드 어시스트, 후방 경고 시스템의 적극성이다. 약 2시간 가량 쉬지 않고 달리다 보니 계기판을 통해 티구안은 휴식을 권해왔다.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정도 주행을 했는지, 스스로 얼마큼의 피로가 누적됐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똑똑한 안전 비서를 곁에 둔 것 같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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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했던 티구안의 공인 연비는 복합 14.5km/l, 도심 13.1km/l, 고속 16.7km/l다. 실제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트립상 13.7km/l였다. 급격한 가속, 감속과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하는 시승임을 감안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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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은 ‘무난함’이라는 말이 실로 어울리는 차다. 각양각색의 소비자 기준에 흡족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으며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도 부족함이 없다. 또한 상위, 하위 세그먼트의 장점에 부합하는 요소들도 적지 않다. 프리미엄 SUV는 아닐지라도 탄탄하고 균형 잡힌 기본기를 가진 티구안이라면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재도약을 착실하게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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