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르부르크링의 황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상태바
뉘르부르크링의 황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 윤현수
  • 승인 2018.08.28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슈퍼카에게까지 전동화의 물결이 닿으며 하이브리드 슈퍼카들이 등장하는 와중에,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순수 내연기관 슈퍼카들은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놀라운 소식들을 전하며 자신들의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세상에 외치고 있다.

01.jpg

람보르기니는 2018 몬트레이 카 위크(Monterey Car Week) 무대에서 아벤타도르 라인업 꼭대기에 있는 초고성능 모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데뷔 직전 모든 스포츠카들이 최고 기록을 갈망하는 꿈의 무대,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의 양산차 최고기록을 달성한 아벤타도르 SVJ가 베일을 벗은 것이다.

지난 10월, 포르쉐는 GT2 RS를 내세우며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6분 47.03초를 기록했다. 당시 양산차로서는 최고 신기록이었다. 참고로 이 기록은 당사의 하이브리드 하이퍼카인 '918 스파이더'보다도 빠른 수치였다.

02.jpg

03.png

그런데 포르쉐가 자신이 뉘르부르크링의 제왕이라며 떵떵거린지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람보르기니가 다시금 기록을 갈아치우고 말았다. 우라칸 퍼포만테로 잠시 올랐던 녹색 지옥의 황제 자리를 탈환하는 순간이었다. 운전대를 잡았던 건 마르코 마펠리(Marco Mapelli). 우라칸 퍼포만테와 아벤타도르 SV로 노르트슐라이페 랩타임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그 드라이버다.

끝나지 않은 녹색 지옥 전쟁에 다시금 불을 붙인 주인공은 당시 정식 공개를 눈 앞에 두고 있던 미출시 모델이었다. 'Super Veloce Jota'라는 의미심장한 서브네임을 더한 '아벤타도르 LP770-4 SVJ'는 GT2 RS의 기록을 2.27초나 앞당기며 6분 44.97초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04.jpg

람보르기니는 아벤타도르의 최상급 모델이자, 노르트슐라이페의 황제를 완성하기 위해 단순히 출력 향상에만 목 맨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운전석 뒤에 자리한 6.5리터 V12 엔진 성능은 770마력(ps)까지 끌어올리는 데에 그치며 파워트레인 퍼포먼스 향상보다는 섀시 튜닝과 공력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했다.

예컨대 SVJ의 네바퀴를 굴리는 사륜구동 시스템과 서스펜션을 모두 손봐 접지력과 주행안정성을 끌어올렸으며, 4WS(사륜 조향 시스템)을 더하며 초고속 영역에서의 조향안정감과 더불어 중속 영역에서 회두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업그레이드를 이룬 ALA(Aerodinamica Lamborghini Attiva)를 적용하고 각종 파츠를 손봐 다운포스를 40% 끌어올렸다.

05.jpg

이렇게 공력성능과 파워트레인 성능, 구동계의 완성도까지 끌어올리며 완성한 궁합은 완벽 그 자체였고,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야 최상의 성적을 기록하는 녹색지옥에서 람보르기니는 자신들의 역사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번 람보르기니의 도전이 919 하이브리드의 신기록 경신 직전까지 노르트슐라이페 최고 기록을 소유했던 맥라렌 P1 LM의 6분 43.22초에 매우 근접했다는 데에 있다. 

경주용 차량인 P1 GTR을 일반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다듬은 5대 한정 P1 LM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달아 1천 마력에 달하는 파워를 지녔음을 감안하면, 800마력 언저리의 순수 내연기관만으로 P1 LM의 턱밑까지 쫓아온 람보르기니의 저력이 새삼 두려울 지경.

06.jpg

람보르기니는 최초 공개와 함께 브랜드 설립연도인 1963년을 기리는 'SVJ 63' 스페셜 모델도 내놨다. 해당 제품은 63대만 제작되며, 숫자 63이 그려진 특별한 그래픽을 여기저기 입게 된다. 일반 모델의 경우 900대 한정으로 제작되며, 본격적인 인도는 2019년 초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가격은 무려 51만 7,700달러 수준이다.

한편,  현재 녹색지옥 전쟁은 람보르기니와 포르쉐가 번갈아가며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형세. 과연 내연기관 종말 직전에 마지막 체크메이트를 외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전동화 시대를 눈앞에 두었음에도 기름 냄새를 풍기는 내연기관 슈퍼카들의 전쟁만큼 흥미로운 더비(Dirby)는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