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시작, 컨셉트카]시트로엥 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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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시작, 컨셉트카]시트로엥 카린
  • 이창호
  • 승인 2018.10.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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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원시적인 증기자동차로부터 출발한 자동차는 현대 산업 사회와 기계 문명의 상징 중 하나로 통한다.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자동차는 산업사회의 수혜를 입은 부유층의 상징으로, 또 한 편으로는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중요한 전략물자 중 하나로 통했다.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끝난 20세기 중후반에 이르러 자동차는 물자의 개념에서 상품의 개념으로 변모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라 자동차의 변화는 한층 빠르고 극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는 오늘도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자사의 신차들에 끊임없이 도입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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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리가 접하게 되는 자동차들의 다양한 디자인과 신기술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 오기 위해서는 이를 '검증'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특정한 자동차의 생산 가능 여부 뿐만 아니라 상품성과 기술적인 안정성에 대한 검증 절차도 포함된다. 그리고 오늘날의 자동차 제조사라면, 자사의 비전과 장래성, 그리고 혁신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서의 자동차를 꾸준히 시장에 제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컨셉트카(Concept Car)다. 오늘날 세계의 자동차 산업에서 컨셉트카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 진다. 이에 모토야에서는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이루는 주춧돌로서 기능하는 세계 각국의 컨셉트카들을 연속으로 다룬다. 본 시리즈에서 두 번째로 다루게 될 컨셉트카는 프랑스 시트로엥의 컨셉트카, 카린(Kar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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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카린은 1980년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컨셉트카다. 트레버 피오레가 디자인한 이 기상천외한 외모의 컨셉트카는 실제 주행은 불가능한 목업 모델에 가까운 차였다.

시트로엥 카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외관에 있다. 기본적인 디자인의 모티브는 시트로엥 GS 쿠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전체적으로 사각뿔에 가까운 형상으로 빚어진 이 차는 전후좌우 어느 각도에서도 극단적인 삼각형의 실루엣을 지닌다. 극단적인 유선형으로 다듬어진 차체와 매우 낮은 무게중심을 지녔고 2도어 버터플라이 도어를 달아 타고내리는데 불편함이 없게 디자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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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구조조차 당대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형태를 취했다. 좌석의 배치는 전방에 운전석 1개를 두고 그 뒤쪽 좌우로 각각 1개의 좌석을 배치했다. 비록 양산차는 아닌 컨셉트 단계에서 머무르게 된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개념을 시도한 것은 1992년 등장한 맥라렌 F1보다 10년 이상 앞선 것이었다. 운전대와 매우 기능적인 버튼들로 실내를 구성했고 운전자의 손끝에서 모든 제어가 가능하게 놓여졌다. 여기에 항상 도로와 차량 상태를 표시하는 인보드 컴퓨터를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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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디자인된 시트로엥 카린은 현대의 자동차에서 요구되는 넓은 실내 공간은 물론, 누구에게도 확실하게 각인되는 독창적인 외관을 가지게 됐다. 이 차는 당시 정부의 각종 통제와 규제의 영향으로 인해 사뭇 단조로워질 수 있는 양산차의 디자인에서 벗어나고자 벌인, 일종의 디자인적 실험으로서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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