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i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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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30
  • 모토야
  • 승인 201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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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2011년 출시한 2세대 i30을 시승했다. 이 차는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야심작이다. 많은 변화가 녹아들었다. 그 결과 동급 유럽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헥사고날 그릴, 끝을 치켜 올린 헤드램프. 최근 현대의 준·중형차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다. 그릴과 헤드램프는 첫 인상을 결정짓는다. 앞모습만 보고 엑센트와 아반떼, i30를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다.
세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안개등. i30는 검정 테두리로 눈매를 강조했다. LED 미등까지 품어 효과는 더 크다. 또 검정색 선으로 그릴의 경계를 강조했다. 그릴 안팎의 단차도 뚜렷하다. 그래서 여러 면을 겹친 듯 입체감을 살렸다.

i30은 아반떼와 섀시를 공유한다. 하지만 길이가 235㎜ 더 짧다. i30의 옆모습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쳐’로 완성했다.
두 가닥의 선으로 밋밋함을 덜었다. 크롬 라인은 사이드 미러에서 출발해 옆 창문 밑변을 지나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진다. 또한, 앞 펜더의 휠 하우스에서 출발한 캐릭터 라인은 어깨를 지나 트렁크 리드로 뻗어 간다. 이런 라인 덕분에 i30는 실제보다 차체가 길어 보인다.
높게 끌어올린 벨트라인 덕분에 차체도 보다 납작해 보인다. 지붕은 낮고 부드럽게 흐른다. 시승차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달았다. 그래서 앞 유리부터 2조각으로 나뉜 선루프까지 지붕 앞쪽 절반을 유리로 덮었다. 
사이드 미러는 방향 지시등을 품었다. 미러 아래쪽과 도어 핸들엔 조명을 달았다. 열쇠를 지닌 채 다가서면 환하게 불을 밝힌다.

옆면을 타고 넘어온 선은 트렁크 위쪽에 턱을 만든다. 그 경계에 테일램프를 가로로 붙였다. 세로 테일램프 때문에 왜건 느낌을 풍겼던 이전 모델과 대조적이다. 테일램프의 미등과 정지등은 LED다. 밝기가 적당하고 모양도 개성 넘친다. 트렁크 밑엔 간결한 선을 그었다. 빈틈을 찾을 수 없다. 균형감 뛰어난 트렁크 형상이 뒷모습에 긴장감을 더한다.
시승차는 후방 카메라를 갖췄다. 평소엔 제 모습을 감춘다. 후진 기어를 넣으면 뒷면 한복판의 엠블럼 밑에서 얼굴을 내민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렌즈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i30가 아반떼보다 235㎜ 짧지만 실내 공간엔 별 차이가 없다. 185㎜를 차 축 바깥에서 잘라냈기 때문이다.
대시보드는 좌우 대칭을 이뤘다. 센터페시아는 양쪽 테두리를 은색으로 칠해 포인트를 줬다. 안쪽엔 피아노 블랙 패널을 씌우고 모니터와 온도조절장치를 달았다. 계기판은 크게 속도계와 타코미터로 나눴다. 시승차처럼 슈퍼비전 계기판을 고르면 가운데 정보창이 컬러다. 계기판 위쪽엔 가죽을 씌우고 촘촘히 바느질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시트 포지션도 바꿨다. 독일차만큼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높이를 확연히 낮췄다.




시승차는 i30 디젤 1.6 VGT 익스트림. 직렬 4기통 1.6L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6.5㎏·m를 낸다. 공인연비는 자동이 20㎞/L, 수동은 23㎞/L다. 6단 자동변속기의 성능은 무난하다. 빠른 시스트다운은 기대하기 힘들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1800~2000rpm에서 변속된다. 제동성능은 부족함이 없다. 초기 답력이 예민했던 단점도 상당 부분 개선했다. 

신형 i30은 플렉스 스티어가 기본이다. 스티어링 휠의 답력을 바꿔주는 장치다. 컴포트와 노멀, 스포트의 세 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컴포트는 가벼워서 주차 때 편하다. 스포트는 묵직해서 고속 주행 때 안정감을 더한다. 또한, 어떤 모드건 차의 속도를 높일 수록 무거워진다. 하지만 반응속도엔 변화가 없다. 다소 굼떠서 아쉽다.
댐핑 스트로크는 긴 편이다. 때문에 차체 거동도 크다. 하지만 쇼크업소버 이외의 하체 부품은 단단히 조였다. 그래서 안정감 있게 차의 무게를 받아낸다. 요철을 사뿐히 넘지만 타이어는 끈끈히 노면에 붙어있다. 섀시의 단단함도 한 몫 한다.

단점도 있다. 한쪽으로 무게를 싣고 코너를 감아 돌 때 가·감속이나 스티어링 휠 조작으로 균형을 흩뜨리면 뒷바퀴가 바깥쪽으로 흐른다. 따라서 과격하게 몰 때 예상 못한 오버스티어를 경험 할 수 있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 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i30은 직렬 4기통 1.6L 디젤과 가솔린 등 두 가지 엔진을 얹는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9㎏·m, 연비 17.3㎞/L를 내고 6단 자동변속기를 물린다.

i30은 동급 최초로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단다. 총 7개의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모두 기본이다. 파노라마 선루프와 내비게이션, 좌우 독립 에어컨 등 고급차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 편의·안전장치를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11년 아시아 메이커 가운데 판매 1위(기아차 포함)를 기록했다. 하지만 안주할 수 없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소비자의 취향은 다르다. 현대차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i30을 2세대로 진화시켰다.
신형 i30은 유럽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할 자격이 충분하다. 유럽의 쟁쟁한 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뽐낸다. 현대차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글|사진 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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