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i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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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
  • 모토야
  • 승인 2013.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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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 살룬


현대차는 i40를 ‘프리미엄 신중형’이라고 정의했다. ‘프리미엄’은 풍성한 편의장비, ‘신중형’은 기존 쏘나타보다 작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세부제원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얼마나 노련하게 쏘나타, i40, 아반떼의 크기에 차별을 뒀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쏘나타와 i40의 간격은 의도적으로 바짝 좁혀놨다.

글 김기범|사진 현대자동차 


첫 만남의 느낌을 좌우하는 건 얼굴이다. i40 살룬은 왜건이 그랬듯 헥사고날(육각형) 그릴을 앞세웠다. 그런데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는 아반떼에 가까운 분위기다. 다소곳이 오므린 주둥이와 콧날 때문에 쏘나타보다 아담하고 온순해 보인다. 꽁무니는 왜건보다 다소 밋밋한데, 1세대 제네시스 쿠페의 눈매를 옮긴 듯한 테일램프로 그나마 지루함을 덜어냈다.

i40 살룬에서 외모보다 더 매력적인 건 실내다. 정갈한 디자인과 담백한 소재를, 정교한 조립으로 맞물렸다. 좌우 대칭을 기본으로 적당히 멋을 살린 구성이다. 디테일은 더욱 놀랍다. 스티어링 휠의 스위치가 좋은 예다. 스포크에 스위치를 촘촘히 박았는데, 디자인과 작동감 모두 쟁쟁한 수입차 부럽지 않다. 림의 지름과 두께도 뜻밖에 스포티하다.

i40 살룬의 편의장비는 ‘프리미엄’의 위상에 충실하다. 앞좌석은 10방향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열선을 물론 통풍 기능까지 갖췄다. 뒷좌석은 물론 스티어링 휠까지 열선을 깔았다. 실내 온도는 좌우 따로 조절할 수 있다. 햇빛가리개도 전동식으로 오르내린다.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에어백 7개도 갖췄다. 

천정엔 시원한 파노라마 선루프를 씌웠다. 후진 기어를 넣으면 모니터는 뒤 풍경을 선명한 화질로 띄운다. 팔짱 끼운 채 자동주차 기능으로 가·감속만 다독여 자로 잰 듯 평행주차를 해치울 수도 있다.

i40 살룬의 엔진은 왜건과 같은 구성이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직분사(GDi) 178마력과 1.7L 디젤 직분사 가변터보(VGT) 140마력으로 나뉜다. 시승차는 디젤로, 최대토크와 연비 나란히 가솔린을 앞서는 실속파. 프리미엄 브랜드 디젤차처럼 진동과 소음을 감쪽같이 감추진 않았다. 하지만 거슬리지 않을 수준까지 다독였다. 아이들링과 가속 모두 해당된다.

이 차의 성능은 평범한 패턴의 운전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엔진은 낮은 회전수부터 제법 두툼한 토크를 뿜는다. 그래서 조바심 내며 가속페달 짓이기지 않더라도 원하는 수위의 가속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배기량의 한계 또한 뚜렷하다. 용암 펄펄 끓듯 격렬히 토크가 샘솟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 차의 운전은 즐겁다. 탄탄한 하체와 정교한 스티어링 덕분이다. 몸놀림은 엉기는 느낌이 없다. 맺고 끊는 느낌이 확실하다. 서스펜션의 댐퍼는 진폭감응 방식. 강한 충격은 매몰차게 튕겨내고 약한 충격은 너그럽게 감싼다. 두 가지 표정을 지녔지만 기본 세팅이 단단하다. 스티어링은 전동식답게 결이 고운 작동감각을 뽐낸다. 전원 뽑은 모터의 축을 감고 푸는 듯한 어색함도 없다.

굽잇길에서의 균형감각도 훌륭하다. 누군가의 목덜미에 걸터앉아 뺨을 감싸 쥐고 앞머리 비트는 것처럼, 운전대 조작을 놓치지 않고 반영해 방향을 튼다. 그러나 긴박하게 속도를 높이면, 아쉽게도 평소의 약속과 원칙은 무너지고 무뎌진다. 가령 하체와 스티어링은 중저속에서만큼 자신감을 심어주지 못한다. 그 미묘한 차이가 현대차에게 남겨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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