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벨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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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벨로스터
  • 모토야
  • 승인 201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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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카라는 말은 사실 애매하다. 스포츠카는 아니다. 일반적인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살짝 스포츠 모델의 분위기를 갖춘 차량들을 스포티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현대의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성능으로 따지면 스포츠카라고 부를 수 없지만, 저렴한 가격에 스포티한 감각으로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차다. 벨로스터 또한 스포티카다. 겉모습은 완전히 새로운 차지만 속에는 아반떼가 숨어있다.




벨로스터의 디자인은 상당히 특이하다. 출시 당시 화제를 몰았던 좌우 비대칭 도어 구성만이 아니다. 디자인 구성 자체를 특이함에 놓지 않았나 싶다. 전면 헤드라이트는 크게 눈을 부라리고 범퍼는 헤드라이트 중간에서 떨어지는 선을 확연히 그어 사나운 이미지를 더했다. 터보 모델은 그릴의 형상을 다듬어 더욱 사나운 인상을 만들었다. 입을 벌리고 돌진하는 맹수 같다.

특이한 감각의 디자인은 레이싱 게임에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법하다. 실제로 벨로스터는 KBS2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옥외광고 속 모바일 레이싱 게임에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차체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보니 비대칭 도어가 주는 느낌이 독특하다. 운전석 쪽은 3도어 해치백의 형상을 따라 디자인 됐지만 조수석 쪽은 5도어 해치백이다. 뒷문 손잡이를 유리창 쪽으로 끌어올려 숨긴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선을 둥글려 풍만한 이미지를 더했지만 자를 대고 그어버린 듯 간결한 캐릭터 라인이 돋보인다.

특이한 이미지의 겉과 달리 실내는 평범하다. 대시보드의 디자인은 분명 다르지만 아반떼나 i30의 실내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 그대로다. 디자인을 조금 바꿨을 뿐이다. 각종 버튼은 대시보드의 중앙으로 몰아넣었다. 단순하면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디자인 됐다. 바로 버튼을 알아 볼 수 있고 언제든 손쉽게 손을 뻗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기어노브의 위치가 조금 애매하다. 편하게 시트를 뒤로 밀고 앉으니 기어를 조작하기가 불편하다. 뒷좌석으로 넘어가본다. 한쪽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니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다리 공간엔 여유가 남지만 헤드 룸이 조금 아쉽다.




벨로스터의 구동계는 엔진 2종류, 변속기 3종류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6L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과 이 엔진에 터보를 얹어 출력을 높인 직렬 4기통 1.6L 직분사 터보 엔진을 고를 수 있다.

자연흡기 엔진은 6300rpm에서 14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낸다. 아반떼와 i30와 같은 엔진이다. 스포티카로 출시된 벨로스터에 짜릿함을 기대하는 소비자에게는 조금 아쉬움을 남겼다.

2012년부터 추가된 터보 엔진은 6000rpm에서 204마력의 최고 출력을 낸다. 출력도 성큼 끌어올렸지만 가장 큰 매력은 토크를 균일하게 뽑아내는 능력이다. 현대자동차에서 발표한 제원은 1750~4500rpm의 구간에서 27㎏·m의 최대 토크를 내는 것이었다.

양산차를 실제로 다이노 젯에 띄워 살펴본 결과는 조금 달랐다. 클럽 벨로스터에서 벨로스터 터보를 직접 다이노 젯에 올린 결과에 따르면 휠로 직접 전해지는 최고 출력은 181마력이었다. 엔진 출력이 구동바퀴까지 전해지는 동안 생기는 손실을 감안했을 때는 적정선이다. 최대 토크는 3000rpm에서 기록한 28.45였으며, 1750~5000rpm까지 25㎏ 이상의 토크를 균일하게 유지해간다. 이후 토크는 하향 곡선을 그려 엔진 한계 회전수인 6700rpm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6200rpm에서도 20㎏·m 넘는 토크를 유지하며 마지막까지 힘을 올곧게 짜낸다. 주요 회전 영역에서 넉넉한 힘을 내주는 것이 마음에 든다.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다.

변속기는 수동과 자동,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3종류가 있다. DCT의 경우 아직은 자연 흡기 엔진을 단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현대차답게 벨로스터는 장비를 꼼꼼히 챙겨 넣었다. 앞좌석의 전면, 측면 에어백, 커튼 에어백으로 총 6개의 에어백으로 실내를 둘러쌌다. 차체자세제어장치와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또한 달았다. 편의사양은 넘쳐난다. 버튼 시동이 되는 스마트키 시스템과 후방 주차 보조 장치는 기본이고 파노라마 선루프나 하이패스 또한 달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발목을 붙잡는다. 기본 가격이 꽤나 높다. 1790만 원부터 시작한다. 터보 모델은 한 종류로 2195만 원이다. 스포티카의 구매층을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높다. 더 편의장비를 낮추고 아반떼의 기본형을 사듯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다고 성능이 매우 뛰어난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스포티카다. 아반떼의 기본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했다. 뒷바퀴의 토션 빔 서스펜션은 코너를 거칠게 공략하거나 차량에 쏠리는 하중을 잘 못 유지하면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경향이 있다. 터보 모델의 경우 로워링 스프링과 쇼크업소버에 차이를 준 스포츠 서스펜션과, 전용 브레이크를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은 같다.

벨로스터는 스쿠프 터보 이후 20년 만에 만나는 짜릿한 출력의 전륜 구동 스포티카다. 현재로썬 유일한 스포티카기도 하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하지만 벨로스터를 선택하자니 무언가 아쉽다. 특이한 디자인은 젊음을 유혹한다. 204마력을 내는 터보 엔진 또한 욕심이 난다. 하지만 스포티카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한 가격 전략 앞에 입맛이 쓰다.

글 안민희│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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