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종마를 서킷에서 만나다 - 포르쉐 911 GT3 서킷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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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종마를 서킷에서 만나다 - 포르쉐 911 GT3 서킷 체험기
  • 박병하
  • 승인 2019.06.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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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가 19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AMG 스피드웨이(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포르쉐월드 로드쇼 2019’를 개최했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포르쉐의 글로벌 트랙 행사로, 포르쉐 고객과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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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열린 이번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19는 독일 포르쉐 본사의 직접 주관 하에 개최되었으며, 행사내용은 포르쉐가 말하는 인텔리전트 퍼포먼스(Intelligent Performance)를 하나하나 체험할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짜여졌다. 또한 8세대 신형 911(992)을 비롯해 '911 GT3(991)', '파나메라 터보스포츠 투리스모' 등 국내에 판매되지 않고 있는 다양한 포르쉐 모델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 트랙 위에서 만나게 될 포르쉐의 양산차 중가장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던 차는 단연 완전히 새롭게 바뀐 신형 911(992)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현행의 991임에도 그에 못지 않은 시선을 받은 차가있었다. 바로 911의 자연흡배기 고성능 모델인 ‘911 GT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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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GT3는 911에서 뻗어 나온 수많은 파생상품들 가운데서도 상당히 특별한 성향을 가진 모델이다. 명색이 911의 고성능 버전임에도 911 터보에 비해 수치 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낮은 성능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911 GT3와 그 파생모델들은 포르쉐 애호가들사이에서 최고의 911을 논함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다. 그이유는 간단하다. 911 GT3는 그 태생과 그 지향점에 있어서 ‘모터스포츠’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911 GT3 계열의 모델들은 FIA(국제자동차연맹)의 ‘GT3’ 클래스에 출전하기 위한 호몰로게이션용 차량으로 처음만들어졌다. 그리고 지금도 GT3 클래스에 출전하는 상당수의 레이스 팀에서 이 차를 가지고 참가하고 있다. 또한 GT3는현재 거의 대부분이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911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자연흡배기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강박에 가까운 포르쉐의 경량화 솔루션과 더불어, 내구 성능을중시한 설계를 적용했다. AMG 스피드웨이에서 모터스포츠의 혼이 깃든 911 GT3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까?

트랙 주행을 위한 페이스카의 바로 뒤쪽에 자리하고있었던 911 GT3는 외견에서부터 이미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돈다.차체 하부에 둘둘 말린 전용의 에어댐과 거대한 전용 리어스포일러에 이르기까지, 911의기본적인 스타일링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하나하나 독일식의 철두철미함이 깃들어 있음을 알수 있다. 이로 인해 외견에서부터 경주차의 분위기가 짙게 묻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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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들어 서면,경주차의 분위기가 더욱 짙어진다. 기본적인 실내 레이아웃은 911(991)과 동일하지만 세부 사항은 상당히 다르다. 실내 곳곳은알칸타라 소재로 두른 것은 물론, 운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을 띄고 있다. 버킷시트 형태의 운전석은 격렬한 주행에서 운전자의 몸을 단단하게 붙들어 매어주면서도, 착좌감이 우수하다. 또한 18방향으로조정이 가능하여 최적의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손에 쏙 들어 오는 림 굵기와 더불어 빨간색으로중앙을 표시하여 경주차의 분위기를 더한다. 911 GT3의 운전석에 오르는 순간, 이미 가슴 속은 트랙 위를 달리고픈 마음으로 요동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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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GT3는 이번에 AMG 스피드웨이를 달린 수많은 포르쉐차종가운데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가속을 시작하자마자 운전자의 귓전과 트랙 내에 시원스럽게 울려퍼지는 ‘자연흡배기’ 4.0리터 플랫식스 엔진의 날카로운포효 때문이다. 이 엔진은 레드존이 무려 9,000rpm에서시작하는 고회전형 엔진으로, 500마력에 달하는 성능을 낸다. 이뿐만이 아니라 밟는 순간부터 반응하는 스로틀 응답성은 가속의 짜릿함을 배가하면서 차를 더욱 순수하게 다룰 수 있는 즐거움까지 제공한다. 게다가 GT3의 공차중량은 고작 1,430kg으로, 출력 당 중량비는 고작 2.86kg/ps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운전자의 역량이나 성향에 따라 쾌감과 공포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가속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 구간에서의 고속주행에서는 어떠한 불안함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짜릿한 사운드와 가속 성능은 시작에 불과하다. 911 GT3는 조종 성능과 감각에서도 짜릿한 즐거움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첫코너에서부터 그야말로 스포츠카를 넘은 무언가와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다. 스티어링 휠을 감는 순간부터앞바퀴의 움직임과 뒷바퀴의 반응, 차체의 움직임, 그리고하체의 반응 하나하나에 이르는 모든 것에서 형용할 수 없는 일체감을 느낀다. 손목과 발목, 그리고 허리로 파고드는 모든 질감에서 지극히 순수하고도 기계적인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호승심이 앞서 섣불리 차를 내 마음대로 휘두르려고하다가는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앞이 훨씬 가벼운 911의중량 배분은 코너의 진입과 탈출에서 큰 이점을 가져다 주지만, 앞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져 조종 자체의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특히 911 GT3와 같은 차종은이러한 성향이 더욱 부각되기 때문에 서킷을 주행할 때에는 앞엔진 차량 보다 더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911GT3는 예리하게 날이 선 명검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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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GT3는 서킷의 모든 구간에서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트레이트와코너 구간을 가리지 않고 이토록 순도 높은 짜릿함과 긴장감을 안겨 주는 차도 드물다. 그리고 세련이종료되어 패독에서 차가 완전히 멈춘 순간, 바짝 긴장되어 있었던 몸이 풀리면서 밀려오는 기분 좋은 피로감이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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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이고 짜릿한 감각으로 똘똘 뭉친 심장과 시종일관진지한 스탠스, 그리고 포르쉐가 만드는 경주차의 편린을 엿볼 수 있는 몸놀림까지. 트랙에서 만난 포르쉐의 911 GT3는 그야말로 순수한 종마에 가까웠다. 서킷을 달리는 내내, 자동차를 조종하는 순수한 즐거움을 온몸으로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경험한 많은 포르쉐 차종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차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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