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3 레이싱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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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3 레이싱_
  • motoya
  • 승인 201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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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차종의 디자인은 “예쁘다”나, “못 생겼다”라는 말로 평하기 어렵다. 시트로엥의 디자인은 늘 비범했다. 유행보다는 자신이 만드는 스타일을 고수했다. 시대와는 떨어져 독창적인 디자인을 늘 내놓았다. 그러다 보니 우주선 메이커 같다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그 비범함이 만들어낸 작품들이 있다. 트랙션 아방, 2CV, DS와 같은 아름다운 유산들이다. 디자인과 성능을 동시에 아우른 예술품이다.

 


 

트랙션 아방은 ‘최초의 앞바퀴 굴림 자동차’로 시대를 앞서나갔다. 2CV는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였다. 프랑스 농민들을 위해 저렴하게 제작했지만 네 바퀴 독립식 서스펜션을 채택한 독보적인 차였다. 차체 구성은 지극히 간단했다. 심지어 시트는 파이프 사이에 팽팽하게 당겨놓은 천이 전부였다. 하지만 승차감을 위해서는 일절의 타협도 없었다. 시골의 비포장도로를 시속 65㎞로 달리면서도 화물칸의 달걀이 깨지지 말아야 한다는 ‘달걀 테스트’는 유명한 일화다. 1990년 마지막 생산을 마칠 때까지 약 40년에 가까운 생명을 유지했다.

 

시트로엥의 DS는 1955년 파리 살롱에 등장했다. DS는 프랑스어 ‘Deesee’의 발음이기도 했다. ‘Deesee’의 뜻인 ‘여신’에 잘 어울리는 차였다.

지금 봐도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은 당시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발표 당일에만 1만 2000건의 주문을 받았다. 아름다운 외관 뒤에 독특한 성능을 갖췄다. 차체 길이는 4800㎜, 너비는 1800㎜다. 그 중 휠베이스가 3125㎜나 되어 상당히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 게다가 유압식으로 차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을 갖췄다. 유압펌프로 서스펜션과 기어박스, 스티어링, 브레이크까지 조절해냈다. 이후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은 계속 발전하며 시트로엥을 상징하는 서스펜션이 된다. DS 또한 1975년까지 20년간 생산되며 시트로엥의 중심을 맡아왔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시트로엥은 경영난에 빠져 위기를 겪은 후 푸조에 합병, PSA 그룹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시트로엥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히트 친 차는 드물었다. 그들의 지나치게 특색적인 디자인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 힘들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삼환까뮤를 통해 1994년 진출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2002년에 철수했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 되찾기 위해 시트로엥은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고의 명작 중 하나인 DS의 이름을 되살려 DS3라는 해치백을 내놓았다. 게다가 DS를 DS4, DS5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여신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모습이다.

 

시트로엥 DS3는 출시 2년 만에 15만5000대나 팔려 나갔다. 시트로엥 브랜드 전체 판매의 견인차로 떠올랐다. DS3의 첫 인상은 다부진 느낌의 해치백이다. 디자인 DNA는 시트로엥 그 자체다. 날카로운 인상의 헤드라이트는 마치 눈을 치켜 뜬 것 같고, 휀더는 앞 뒤 모두 부풀려 근육과 같은 인상을 더한다.

 


 

전면의 시트로엥 그릴로 이어지는 범퍼 밑은 검게 칠해 포인트를 더했다. 이 부분은 옆면의 크롬 라인으로 이어진다. 범퍼의 형상은 복합적이다. 안개등 옆엔 6개의 LED를 박았다. 옆면 또한 범상치 않다. 꽁무니를 아우른 유리는 기둥을 숨기고 위쪽으로 바짝 당겨 달았다. 캐릭터 라인은 B필러 쪽으로 날렵하게 비틀어 치켜 올렸다. 둥글린 면을 다시 압축한 느낌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간소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잇는 패널의 색상으로 실내에 튀는 감각을 더한다. 유광의 검정 센터페시아는 공조기 조작 장치와 LCD 정보 창을 전부 원형으로 둥글려 통일감을 더했다.

 


 

아래의 오디오 조작 장비는 살짝 복잡해 보이는 느낌이다. 계기판은 조금 특이한 느낌이다. 3개의 원형 클러스터를 적용했다. 중앙에는 속도계와 오일온도 게이지를 놓고 왼편엔 타코미터를 뒀다. 숫자의 폰트와 바늘의 형상이 시계를 연상케 한다.

 

뒷좌석 공간은 상체는 여유로운데 다리를 편안히 놓기는 어렵다. 차급을 생각하면 좁은 것이 당연하지만, 앞좌석에 편히 앉으면 뒷좌석의 다리 공간은 확실히 빠듯하다. 미니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 뒷좌석을 깊게 파서 상체 공간을 살렸다. 루프와 미러, 키, 대시보드의 색깔은 오너의 취향대로 마음껏 조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1.4L, 1.6L 디젤과 1.6L 휘발유 모델이 있다. 이중 1.6L 디젤 모델은 곧 국내 수입을 앞두고 있다. 해치백과 디젤의 궁합은 이미 많은 모델이 훌륭한 결과로 증명해냈다.

 

1.4L 디젤 모델도 마찬가지다. 68마력의 작은 엔진이지만 자동 5단 변속기와 맞물려 20.2㎞/L의 연비를 기록했다. 공차중량 1080㎏의 작은 차체 또한 연비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다. 1.6L 디젤 모델이 90마력을 내는 것에 비하면 마력이 조금 아쉽다.

 

1.6L 휘발유 모델의 경우 120마력을 낸다. 하지만 자동 4단 변속기와 맞물려 연비가 12㎞/L에 머문다. 최소 5단 변속기는 맞물려야 했다. 공차중량은 1075㎏으로 확연히 가볍다. 따라서 적은 힘이지만 바닥까지 긁어 쓰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안전 장비는 충분히 갖췄다. 앞좌석의 전방 듀얼 및 측면, 측면의 커튼 등 총 6개의 에어백으로 실내를 감싼다. 또한, 전자식 주행 안정 프로그램(ESP)과 힐 어시스트를 기본장비로 갖췄다. 편의 사양은 다소 부족하지만 크루즈 컨트롤은 챙겼다.

 

DS3의 국내 판매가격은 1.4 e-HDi가 2890만 원, 1.6 VTi가 2990만 원이다. 가격이 문제다. 가격을 3000만 원 이하로 내렸지만, 비슷한 가격대에 속칭 ´킬러´라고 불릴만한 경쟁자가 둘씩이나 있다. 미니와 골프다.

 

미니 쿠퍼 SE는 2950만 원으로 DS3보다 싸다. 골프 또한 1.6 TDI 모델이 3140만 원으로 DS3를 구매할 사람이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모델이다. 게다가 비슷한 값에 출력 높은 튼튼한 심장까지 갖췄다. 두 모델 모두 월등한 하체감각과 주행성능으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

 

게다가 특유의 아이덴티티까지 갖춰 탄탄한 마니아층까지 만들어내며 새로운 구매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경쟁자들 앞에서 DS3는 프랑스의 예술을 담아 넣은 외부 디자인으로 반격하고 있다. 하지만 실내와 구동계에서 빛을 잃는다.

 


 

곧 피아트의 500까지 국내에 수입된다. 엔트리 카로 불리는 저렴한 가격의 해치백들이 벌일 파장이 기대된다. 2000만 원 대 후반에서 3000만 원 대 초반이라면 강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 이미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미니 쿠퍼와 폭스바겐 골프와 DS3는 끊임없이 비교될 것이다. DS3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해 또 다른 마니아층을 찾아내는 것이 DS3의 숙제일 것이다.

글 안민희│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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