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p 랭글러의 자존심, 루비콘 언리미티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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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p 랭글러의 자존심, 루비콘 언리미티드 시승기
  • 표영도
  • 승인 2013.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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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 언리미티드(Wrangler Unlimited)를 이야기하면 Jeep, 세계대전의 역사, SUV의 정통성, 마초, 상남자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미 루비콘에 대한 정보들은 많다.


모토야(www.motoya.co.kr)에서는 이런 진부한 설명을 제외하고 루비콘(Wrangler Unlimited 2.8L CRD, 5도어)이라는 이름으로 이 아이콘의 진정한 가치와 성능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오전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 루비콘(Rubicon)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날씨가 좋았다면 루비콘의 멋진 주행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송도 신도시로  향했다. 서울 외곽순환로에 올랐다. 고속 주행중 발생되는 풍절음과 노면으로부터 발생되는 소음 등은 야성에서 태어난 한 마리의 야생마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시끄러워 귀에 거슬리는 느낌과는 다른 감성이었다. 원래 태생부터가 험한 도로를 달리는 기본에 충실한 자동차임을 감안하자.


루비콘의 아이덴티티 


첫 눈에 느껴졌던 전장 4,695mm, 전폭 1,880mm, 전고 1,840mm의 조금은 부담스러운 차체 크기는 운전을 하다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좁은 골목에서 6미터가 조금 넘는 회전 반경이 약간은 부담스러웠다. 주행중의 소음, 진동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창문을 열고 루프를 열고 달릴 때는 거슬리긴 했다.  하지만 루비콘이 2.8L CRD 디젤 엔진이고 도심보다는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춘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인피니티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과 386W 앰프를 통해 7개의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오디오가 주행 중 즐거움을 더했다.  


 





도심 스타일의 루비콘으로 접근해 봤다.
´도심에서 불편한 차일까?´ 송도 신도시 도심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녀보았다. 


 답답한 도심속 일반 세단보다 높은 운전석은 시원하게 개방된 시야을 운전자에게 선사해 준다. 또한,  마트에서 짐을 잔뜩 사서 싣고 내릴 때 편의성은 매우 만족할만 했다.


하지만 오프로더의 특성상 악셀레이터를 꾸욱 밟아야 반응하는 가속 응답성, 타고 내리기 불편한 승하차감, 큰 차체로 인한 주차 등등  이런 소소한 점들은 루비콘이라는 아이콘이 감수해야 하는 특성. 가속력은 한 박자가 느렸지만 앞, 뒤 고성능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의 제동력은 운전자가 서고 싶을 때 확실하게 차를 세워 주었다. 도심 속의 루비콘은 세단 일색의 평범한 차 사이에서 단연 그 매력을 뽐 낼 수 있는 아이콘이었다.   





시내 연비는 9.2km로 표시되어 있지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듯하다. 도심주행과 외곽순환도로를 주행했을 때 연비는 11.7~12.2L/100km의 수준을 보였다. 견고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루비콘의 시트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되지만 처음 4WD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다. 2열의 시트는 다소 사용하기 불편하지만,  2열을 접으면 2,320L에 달하는 적재 공간을 제공해 준다.  






 


루비콘의 또 다른 매력, 필요에 따라 2개로 나누어진 앞쪽의 루프를 떼어내고 오픈 에어링을 즐기는데 5분이면 오케이.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여기저기 보이는 소소한 마감처리들은 옥에 티, 이것도 본격적인 오프로드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오프로드 어디까지 가봤니?  


진정한 루비콘의 매력은 오프로드에서 빛난다. 대다수의 SUV들이 승용차의 안락함을 추구하고 부드러워지는 반면, 루비콘은 더욱 각지고 커진 느낌이다.  


오프로드에서 만나게 되는 풀, 숲, 나뭇가지, 진흙, 좁은 길 등임을 감안한다면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외형은 장점이 된다. 루비콘 순정 타이어 245-75-17, 굿이어 타이어는 랭글러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차와 절묘한 궁합이고 오프와 온로드, 양쪽 모두 만족하는 트레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가혹한 조건을 위한 준비라면 조금 트레드가 강한 타이어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루비콘은 최악의 오프로드 조건을 위해 Rock Trac 파트타임 4WD 시스템, 고강도 차체 Rock Rail, 고강도 액슬, 스키드 플레이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자식 주행 안정화 프로그램(ESP), TCS, 전자식 전복방지 시스템(ERM),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HDC), 언덕 밀림 방지 장치(HAS),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 앞 스웨이바 분리장치 등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비가 내리는 상황, 대부도 인근의 비포장 도로는 물을 흠뻑 머금고 진흙밭으로 변해 있었다. 루비콘을 테스트 하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4WD HI로 기어를 바꾸고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시작했다.  


도로에서 가까운 길은 물기만 있는 편이라 정상적인 속도가 나오지만 멀어질수록 점점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제어장치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타이어는 진흙으로 뒤엉키기 시작했고 점점 제어력을 잃기 시작했다. 1km 지점의 머드탕에서는 타이어가 헛 돌았다. 저단 기어로 바꾸어 탈출을 시도하지만 이런 조건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후진으로 진흙탕을 빠져나와 길을 되돌아 갔다.  





중간 중간의 물 웅덩이는 루비콘의 질주를 부르는 듯 했다. 과감히 너희들을 짖밟고 가리라 다짐하고 물 웅덩이들을 하나 둘씩 제치고 지나갔다. 카메라는 연신 셔터 소리를 냈다. 진흙이 사방으로 튀지만 루비콘의 기세는 의기양양하기만 하다. 이런 조건과 테스트도 오프로드만의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갯벌의 진흙 덩어리들은 루비콘의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진정한 오프로더들에게는 이 마저도 행복했던 시간의 훈장이리라.   



그럼 루비콘의 등판 능력은 어떨까? 경사로에서 루비콘의 능력치를 시험하기 위해 작은 야산으로 향했다. 멀리 시화호의 풍경이 안개와 더불어 신비롭기까지 했다. 우선 작은 흙 언덕을 향했다. 운전자의 시야에서는 이미 바닥의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 점점 하늘을 향했다. 혹시나 해서 조수석의 동반 기자를 밖으로 보내고 수신호를 받았다. 4WD LO 상태에서 약간씩 전진시켰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느낌은 있지만 정확하게 찍고 올라선다. ´루비콘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 아니겠어?´ 좀 더 강해 보이는 상대를 찾아 보기로 했다.  




조금 더 크고 경사진 언덕을 도전해 본다. 접근각은 아슬아슬하게 통과, 이제 본격적으로 바퀴를 올린다. 조금씩 앞머리를 하늘로 향한다. 조심스럽게 페달을 밟았다. 힘과 파워는 충분하다. 조금만 더 밟으면 언덕 뒤로 날아갈 태세이다. 최고 출력 200ps/3,000rpm, 46.9kg.m의 강한 토크가 느껴진다. 2,075kg의 육중한 몸을 움직여 언덕의 정점에서 스톱, 문을 열고 내려선 곳은 거의 엉덩이와 허리 높이, 축간거리가 2,950mm인 루비콘 언리미티드의 중간이 삼각형을 이룬다. ´멋지다´라는 말 밖에 무엇으로 이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짧은 차체의 3도어 버전은 2,420mm의 축간거리로 오프로드에서 유리하긴 하지만 언리미티드 버전은 안정적이고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동 5단 변속기는 오프로드에서 좌우로 톡톡 건드려 주면 수동으로 기어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좌측의 작은 수동식 기어 레버는 2H, 4H(HI), 4L(LOW)로 움직이는 조작감은 뻑뻑한 편이다. 서스펜션의 상태는 단단하게 잘 정돈된 느낌, 도로의 작은 충격도 운전자가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2013 루비콘(3도어) 기준 46,700,000원, 언리미티드(5도어) 49,000,000원, 사하라 언리미티드는 54,900,000원이다.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가격이다. 루비콘 10주년 스페셜 에디션은 한국으로 들어오자 마자 완판되었다. 투박하고 시끄럽다는 평을 받지만 루비콘 매니아들은 루비콘과 함께 늘 자유로운 삶으로의 일탈을 꿈꾼다.   



루비콘과 함께 할 다음을 기약하며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와의 대부도 220km 여행, 돌아오는 길에서 크루즈 컨트롤 버튼은 정말 유용했다. 외곽순환로를 통해 과천, 강남 시내로 향하는 길에서 90km 전후의 속도에서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작동했다.  , -  버튼으로 속도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오프로드가 아닌 막히지 않는 도로,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연비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준다. 시속 100km에서는 2,100rpm, 120km 정도에서는 2,500rpm을 보였다. 단,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서도 긴 구간의 오르막에서는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하지 않는 편이 연비개선에 효과적이다.  



도심과 오프로드 모든 조건에서 루비콘의 매력을 느끼고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외형에서 뿜어져 나오는 루비콘만의 카리스마,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쉽게 이야기 하지 말자. 그리고 루비콘이 가진 특성과 아이덴티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아웃도어와 자연, 모험의 아이콘, "루비콘". 루비콘이 들려주는 휘파람 소리가 다시 듣고 싶어진다.   



글, 사진 표영도 기자, 편집 모토야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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