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즐거운 친구처럼 - 포드 포커스 해치백 2.0 디젤 티타늄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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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즐거운 친구처럼 - 포드 포커스 해치백 2.0 디젤 티타늄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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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포커스는 코스워스의 투어링 카로도 유명한 ´에스코트´의 후속 모델로 유럽 시장에 등장하였다. 유럽 포드는 포드의 유럽 지부로, 독일과 벨기에, 스페인 등지에 공장을 갖추고 있다. 한 때 미국의 ´빅3´라 불린 제조사 중 유일하게 독자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엔 탄탄한 유럽 포드에서의 내실있는 경영실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럽포드는 중/소형차 세그먼트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포커스는 B세그먼트급인 피에스타와 D세그먼트인 퓨전(유럽명: 몬데오)과 함께, 유럽 포드 라인업의 명실상부한 핵심 모델이기도 하다. 포커스는 2012년 전반기에 토요타 코롤라에 이어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한 해만 무려 100만대를 넘게 판매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인 ´폴크(POLK)´가 선정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커스는 폭스바겐의 골프와 제타, 푸조의 3008, 프리미엄 급의 BMW의 1시리즈 해치백, 메르세데스-벤츠의 A클래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독 독일차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포커스는 어떻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준중형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포드의 포커스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Exterior


포커스의 외관은 전체적으로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그 어떤 모델과도 닮은 구석을 찾기가 어렵다. 포드의 새로운 글로벌 디자인 언어인, ´키네틱(Kinetic) 2.0´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키네틱은 운동역학을 의미하는 단어로, 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모델들은 차를 아우르는 면과 선의 흐름이 매우 다이내믹하게 전개되는 특징을 보인다. 포커스의 전장X전폭X전고는 4,360X1,825X1,475mm이다.




전면부의 디자인부터 개성이 넘친다. 포커스의 스타일을 통틀어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을 자랑하는 부분이다. 프론트 범퍼의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 이 부분을 3면으로 나누었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범퍼의 가장자리에 구멍을 내지도 않았고 단지 크롬 링을 두른 작은 안개등이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헤드램프의 형상은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할로겐 벌브를 사용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LED는 아니더라도 제논 헤드램프의 구성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데이라이트가 빠진 것도 아쉬운 부분. 한 줄의 크롬 라인 라디에이터 그릴은 매우 단정해 보였다.  




측면부는 데뷔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포커스의 윈도우 라인을 잘 살려냈다. 한 줄의 크롬 라인으로 마감된 벨트라인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그 아래는 강렬한 인상의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적인 형상을 만들어 냈다. 전반적으로 1박스 카에 가깝게 디자인됐지만, 애매모호한 크로스오버 카나 MPV(Multi Purpose Vehicle: 다목적차량)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포인트.  


티타늄 트림의 16인치 알로이 휠은 차의 역동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있다. 17~18인치 정도의 휠을 선택했더라면 전체적으로 좀 더 안정적이고 강한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후면부의 디자인은 익숙하고 눈에 익은 스타일이다. 테일램프는 LED로 마무리 되어있다. 오른쪽 테일램프와 라인을 일치시킨 주유구 커버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해치 도어의 맨 윗부분에는 보조 제동등이 내장된 아담한 스포일러가 달려있다. 세단보다 공기 역학적으로 불리한 해치백의 필수품이다. 범퍼의 하단에는 반짝이는 테일 파이프가 역동적인 분위기를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준다.




Interior




외관을 둘러본 후 실내로 들어서자, 기자는 다소 당혹스러웠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이 일본차나 현대차를 연상켰다. 세로로 배치된 에어벤트 사이에 버튼들을 배치시키는 구성은 유럽에선 흔치 않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에어벤트 차폐 다이얼이 눈에 띈다. 거대한 사이즈 덕에, 운전중에도 조작이 용이하다.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을 싫어하는 기자에게는 고마운 구성이다.



통상 이런 식의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에서는 에어벤트 사이에 내비게이션 스크린을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포커스는 여기에 SYNC 및 오디오 컨트롤러, 블루투스 등의 버튼들을 배치했다. 중앙의 조그셔틀를 제외한 나머지 버튼들은 사이즈가 너무 작았다. 그 버튼들위의 폰트마저 작아 운전중 조작하기엔 다소 불편했다. 


오디오 시스템은 소니 제품이 사용되며, 저음이 강조된 셋팅 덕에, 록 음악이나 댄스곡 등의 대중음악에 어울린다. AUX단자와 USB 포트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복잡다단한 센터페시아에서 눈을 떼고, 시선을 아래쪽으로 옮기자, 그 자리에 공조계통의 컨트롤러와 기어 레버가 보인다. 기어 레버에는 수동 모드를 조작할 때 사용하는 토글 스위치가 달려 있는데, 쉐보레 아베오에 탑재된 형태와 유사한 점이 눈에 띈다. 그 옆에는 ´ㄱ´자 형상의 독특한 핸드브레이크 레버가 달려있고, 시선을 좀 더 아래로 내리면 큼직한 사이즈의 컵홀더와 시거잭 라이터, 열선시트 다이얼이 자리를 잡았다.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우수하다.  세단에 주로 사용되는 4스포크 형상이다. 콤팩트하고 탄탄하게 빚어진 형상과 메탈 마감은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 휠의 좌측 하단에는 크루즈 컨트롤러가 붙어있다. ´ㄱ´자로 꺾인 좌우 칼럼 스위치의 형상 또한 매우 독특하고, 부드럽게 작동해 주는 점이 좋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구성이 단순하고 폰트도 명료하여 시인성이 좋다. 통상적으로 계기판의 바늘은 붉은 계통의 컬러를 많이 사용하지만, 포커스는 아이스 블루 컬러의 바늘을 사용하는 점이 독특하다. 중앙의 LCD 디스플레이 창에는 기어 레인지와 외기 온도, 트립컴퓨터가 내장되어 있다. 디스플레이의 주변으로는 각종 경고등이 모여있다.




운전석의 시트는 세미 버킷 구조로 되어있어, 몸을 잘 잡아준다. 차콜 블랙컬러에 흰색의 악센트 컬러로 바느질된 앞좌석 시트는 둘 다 완전 수동식이다.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이 다이얼식이라, 레버식으로 조절하는 시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조작이 다소 여려워 보인다. 조절 다이얼이 상당히 뻑뻑하기 때문에, 앉은 자세에서의 조작이 불편하다. 전동조절 시트의 부재는 최상위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뒷좌석의 공간은 통상적인 준중형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인이 타기에 적당한 공간을 가지고 있고, 가운데의 좌석에도 헤드레스트가 마련되어있다. 



기능성과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해치백인 만큼, 수납공간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게 되지만, 이 부분에선 다소 실망스럽다. 기본적인 트렁크 용량이 전 세대의 385리터보다 69리터가 줄어든 316리터다. 스타일링에 집중한 후면부가 못내 아쉽다. 바닥이 너무 얕고, 거대한 선반 때문에 좁은 트렁크가 더욱 좁아 보인다.  


시트를 접으면 최대 1,101리터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용량이 작아진 것은 불만이다. 대신 포커스는 트렁크 룸 하부에 풀 사이즈의 스페어 타이어를 제공한다.  




Powertrain


포커스 해치백 2.0 티타늄에 사용되는 엔진은 유럽 포드의 주력 디젤 엔진, 2.0리터 듀라토크(Duratorq) TDCi 엔진이다. 3,750rpm에서 163마력의 최대 출력을 발휘하고 2,000~3,250rpm의 구간에서 34.7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경쟁차인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 2.0 TDi의 150마력보다 13마력이 더 높고, 2.1kg.m 더 높은 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6단 파워시프트 더블클러치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공차중량은 1,535kg으로, 경쟁자인 골프보다 120kg이나 더 무겁다. 이는 동급에서도 가장 무거운 편에 속한다. 포커스의 공인 연비는 티타늄 버전 기준으로 17.0km/l(복합)로 매우 매력적이다. 도심 연비는 15.2km/l, 고속도로 연비는 20.1km/l에 달한다.




Road Impression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가볍게 누르자, 곧바로 시동이 걸린다.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엔진소음은 동급대비 평균 이상으로 정숙했다. 진동도 적은 편이다. 핸드브레이크를 풀고, 도로로 나서서 엑셀 페달을 밟았다. 가볍고 시원스런 느낌의 가속이 시작되었다. 2단 기어에서 40~60km/h를 통과하는 지점과 3단 기어에서 60~80km/h에 이르는 부분에서 가장 기분 좋은 가속감이 느껴진다. 원기왕성한 듀라토크 TDCi 엔진과 파워시프트 변속기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포커스엔 토크를 양쪽의 구동륜에 편향 배분하는 장비인  ´토크 벡터링 컨트롤´을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회전시 코너의 안쪽 조향륜에 약한 제동을 걸어 바깥쪽의 조향륜에 더 많은 토크를 보내준다. 마치 후륜구동 차량의 차동제한장치(LSD)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 전륜구동인 포커스의 코너링을 훨씬 영민하게 만들어주고, 전륜구동 차량의 언더스티어를 상당부분 억제시켜준다.  운전자가 의도치 않은 방향의 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을 끈질기게 막아준다. 제동 성능도 이 급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제원상 스포츠 서스펜션이 탑재되어 있어 내심 단단한 주행감을 기대했지만 정작 기자가 느꼈던 승차감은 다소 부드러운 성향이 강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섀시의 완성도가 높아 주행의 민첩성과 안정성에서는 나무랄데가 없었다.  



일상에서 주행성능은 매우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민첩하게 움직이지만 신경질적으로 민감하지 않고, 가속 보채기에도 충분히 반응해주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반응이 지나치게 민감한 브레이크는 조금 아쉬웠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겠으나, 조금만 조작해도 브레이크가 강하게 걸렸다. 이 부분은 약간의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quipment, Price



포커스 티타늄은 라인업의 최상위 트림으로 다양한 장비를 제공한다.  


 163마력의 듀라토크 엔진부터 시작해서 스포츠 서스펜션, 안개등, 오토 헤드램프, 좌우 독립식 에어컨, 세미 버킷 시트, 우적감지 와이퍼,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는 기본이다. 여기에 주차 보조 장치, 프리미엄 매트, 열선 시트, 운전석 풋웰 조명과 무드 램프, 선루프까지 기본사양으로 제공해준다. 특히, 동급 유일의 2-way 아웃사이드 미러를 양쪽 모두 지원함으로 넓은 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다. 매우 요긴하고, 안전한 주행을 도와준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헤드램프, 센타페시아 구성, 수동 조절 시트 등은 최상위 트림의 모델이라고 하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다. 내비게이션의 부재도 아쉬운 부분 중의 하나다.  



포커스는 세단과 해치백의 두 가지 형태와 트렌드/스포트/티타늄의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차량가격은 VAT를 포함하여 트렌드가 2,990만원, 스포트가 3,090만원, 티타늄 3,350만원이다. 세단과 해치백 간의 가격 차이는 없다. 5년 혹은 10만km의 무상보증과 3년 혹은 6만km의 소모품 무상교환 워런티를 제공한다.




Verdict



시승차를 돌려보낼 시간이 가까워져 올수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시승동안 기자의 다양한 요구에 포커스는 매우 충직한 모습으로 만족스러운 응답성을 보여주었다. 즐겁고 편안했다. 개성적인 외모도 만족스러웠다.  


"오래도록 사귄 편한 친구와도 같았던 차." 포드 포커스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글 박병하 기자/사진 표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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