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말하는 엔트리카 - 볼보 V40 D2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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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말하는 엔트리카 - 볼보 V40 D2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3.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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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처음 한국 시장에 데뷔한 V40은 C30의 디자인을 이어받은 현대적인 스타일의 5도어 해치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의 경쟁자들이 1.6리터의 엔트리급 디젤 모델을 속속들이 선보이면서 볼보에게도 이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가 필요했다. 올 하반기에 등장한 볼보 V40 D2는 볼보의 디젤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엔트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태어났다. 볼보의 엔트리 모델, V40 D2를 만나보았다.





Exterior


V40 D2의 익스테리어는 초기 데뷔했던 V40과 비교하여 변경점은 거의 없다. 새로운 17인치 알로이휠이 적용된 것 이외에는 눈에 띄게 바뀐 점을 찾아볼 순 없다. 하지만 데뷔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모델이니만큼 아직까지 익스테리어의 신선도는 높은 편이다.




V40은 21세기에 태어난 가장 멋진 볼보로 평가되는 C30의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5도어 해치백으로 잘 소화해 냈다. 그러면서도 더욱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클래식 P1800에서 가져온 뒷좌석 도어의 움푹 들어간 캐릭터 라인도 그대로다. 루프 전체를 아우르는 글라스 루프는 ´엔트리급´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C30의 파격적인 디자인을 더욱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후면부는 V40이 가진 최고의 매력 중 하나다. 윗급에 있는 듀얼 테일 파이프와 리어 디퓨저는 없지만 여전히 깔끔하고 모던하게 처리한 점이 최근의 볼보답다. 볼보 V40 D2의 전장X전폭X전고는 4730X1800X1440mm이다. 보닛이 길어 통상적인 1박스형 해치백보다 차가 훨씬 길어 보인다. 운전을 할 때 느껴지는 보닛 사이즈는 거의 세단 수준으로 큰 편이라 통상의 해치백보다는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Interior


인테리어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여러 가지 사양이 많이 빠졌다. 마감재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이 좀 더 저가의 소재로 바뀐 듯 하다. 특유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웠던 상위 모델들의 인테리어에 비하면 여러모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하지만 오디오와 ´Volvo Sensus´ 운전자 인터페이스 시스템 등의 편의장비는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이 급에서는 유일하다고 할 만한 글라스 루프는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다.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하나의 통유리로 만들어진 구성이다. 따라서 틸팅이나 슬라이딩은 지원하지 않는다. 개방감과 환기 능력 중 개방감에 더 치중한 케이스라고 보면 되겠다. 특히 뒷좌석에서 바라보았을 때의 개방감이 우수하여 가족용으로도 손색없다.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V40 D2의 인테리어에서 유일하게 가죽으로 마감된 부분이다. 유럽차 특유의 두터운 림 직경과 손에 감기는 맛은 괜찮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의 좌우 스포크에는 크루즈컨트롤과 오디오 컨트롤러가 각각 위치해 있다. 메탈릭 페인트 같은 화려한 치장은 하지 않았지만 번잡하지 않고 깔끔한 구성이 도리어 매력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다른 볼보 모델들이 공유하고 있는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의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패널의 조정은 스티어링 휠 좌측 뒤의 컬럼에 마련된 다이얼과 버튼을 이용한다. 이 조작계를 통해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색상 설정과 트립컴퓨터의 조정 등이 가능하다. 시인성과 디자인 면에서 괜찮은 점수를 줄 만한 구성이다.



센터페시아의 조작계는 과거에 ´한 눈에 인식이 가능해서 높은 연령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던 볼보 답지 않았다. 버튼과 폰트가 너무 작아  운전자가 인지하는 시간은 다소 걸릴 듯 하다.  4개의 다이얼과 중앙의 핸즈프리 패널로 구성된 조작계는 상위 모델과 다를 게 없지만, 사이즈가 많이 작아진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조작체계에 다소 이해가 생기면 의외로 쓰기 쉬워진다. 한 번의 버튼이나 다이얼 조작으로 끝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트는 앞/뒷좌석 모두 직물 시트로 구성되어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한 직물시트 구성이 다소 아쉽지만 운전석은 3개의 메모리 기능을 갖춘 전동 조절시트가 제공된다. 이 직물 시트가 주는 착좌감도 예상 외로 우수한 편이다. 등과 허리, 그리고 엉덩이까지 감싸주는 느낌의 시트 형상과 적절한 쿠션감은 과거 S80의 광고에서 "엉덩이에 축복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했었던 만큼,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운전석 요추받침과 조수석 시트는 완전히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유럽차 특유의 다이얼 조절식이라 필요에 따라 조작하기는 꽤나 번거로운 편이다.



뒷좌석의 착석감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공간 면에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시트의 힙 포인트가 높은 편인데다 통상의 해치백에 비해 다소 낮은 루프 때문에, 헤드룸에서 다소 손해를 본 느낌이 든다. 키 180cm의 기자가 승차했을 때, 이따금씩 천정이 머리에 닿는 느낌이 든다. 레그룸은 동급의 해치백에 비하면 평균적인 수준이다. 리어 시트에 마련된 별도의 헤드레스트는 간단하게 폴딩이 가능하다. 뒷자리에 사람을 태우지 않은 상태라면, 훨씬 나은 후방 시야를 제공해준다. 시트와 도어가 닿는 부분에는 도어 포켓과 함께 2가지 사이즈로 구성된 트레이가 마련되어 있어 뒷좌석 승객이 잡다한 물건을 놓기에 유용해 보인다.




트렁크 공간에 이르면 공간의 아쉬움이 조금 더 커진다. 육안으로 봤을 때 동급보다 좀 더 작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왜건의 명가´ 볼보 답게 공간 활용성은 높은 편이다. 헤드레스트와 연동되어 깔끔하게 폴딩되는 리어시트 덕분이다. 제원표에 명시된 트렁크룸 용량은 335리터로 해치백 중에서는 그다지 적은 용량은 아니다. 트렁크의 개구부가 다소 좁은 것이 원인인 듯 하다. 트렁크룸 하부에는 타이어 수리킷과 OVM공구가 준비되어 있다.


Powertrain


볼보 V40 D2의 파워트레인은 1.6리터 4기통 디젤엔진과 볼보가 처음으로 채용한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은 115마력/3600rpm, 최대토크는 27.5kg.m/1750~2500rpm이다. 볼보 라인업 중에서 기존의 기어트로닉이 아닌 듀얼클러치가 적용된 파워트레인 구성이다. 제원 상의 출력과 토크 수치는 동급의 수입 1.6 디젤 해치백에서 그다지 밀리지 않는 편에 속한다.



Road Impression Fuel Consumption


시동을 걸자 다소 가벼운 느낌의 시동음과 함께 디젤 엔진 특유의 걸걸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건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시동 초기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정숙성이 기대 이하였던 점은 다소 불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도로에 나서서 엔진을 움직여주기 시작하면, 이 소음과 진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차를 어느 정도 운행을 하고 나면 아이들링 소음과 진동이 다소 잦아들긴 하지만 여전히 거슬렸다. 신호 대기에 들어가면 에코 스타트/스톱 모드를 활성화 시켜서 아이들링 간의 소음과 잔진동을 회피했다.



제원 상에 표시된 0-100km/h 가속 속도는 12.1초다. 하지만 실제로 테스트해 본 결과, 12.1초까지 내는 것은 힘들었고, 평균적으로 12.4초를 밑도는 가속시간이 나왔다.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성능이 통상적인 자동 6단 변속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고회전 영역에서 변속 시간이 지연되는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시승 내내 ´이럴 거면 뭐 하러 듀얼클러치를 썼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성능보다 연비를 우선시한 엔트리급의 한계점 중 하나다.


섀시는 고전적인 볼보차들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튼튼한 섀시는 차를 가지고 놀고 싶게 만든다. 기본 바탕은 탄탄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고속 코너는 소화를 하지만, 그 이상 차를 험하게 다루는 것은 무리다. 승차감 위주로 세팅된 서스펜션이 차의 거동을 조금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엔트리 모델이 가진 두 번째 한계점이다.


대신 묵직한 차체에서 오는 승차감은 소형차의 영역을 조금 벗어난 듯 여유롭고 안락했다. 편안한 감각의 시트가 어우러져 일반적인 해치백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안락한 승차감이 형성된다. 여기서 V40 D2의 본질이 드러난다. 엔트리 모델이자 일상 생활을 위한 자동차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 생활을 위한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연비´를 짚어보자. V40 D2의 연비는 긍정적인 수준이다. 기자가 V40 D2를 가다 서다를 반복 하는 시내 구간과 고속화도로 및 고속도로를 약 120여km를 주행하면서 끌어 올린 최대의 연비는 평균 21.0km/l였다. 공인 복합 연비가 17.9km/l로 명시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이는 긍정적인 수치다.


단, 이런 연비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크루즈 컨트롤의 사용을 적극 추천한다. 크루즈 버튼을 한 번 눌러 둔 상태에서 /- 버튼만 눌러주면 즉시 작동하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쉽다. 장거리 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운전자라면 주행중 주행중인 차량이 드물때 사용하면 더욱 유용한 기능이며 연비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과격한 운전을 하게 되면 연비가 현저하게 떨어져 평균 연비가 10km/l를 간신히 웃돌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의 낙폭이 심한 점에 주의할 것.



Equipment / Price


볼보 V40 D2는 컴팩트한 모델임에도 볼보자동차만의 독보적인 안전 시스템은 그대로 이어간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와 민첩한 코너링을 돕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 등이 기본 탑재되어 있으며, 파노라믹 선루프, 시인성이 뛰어난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기능이 있는 전동식 운전석 시트, 스타트-스톱 시스템, 블루투스 핸즈프리 시스템, 하이 퍼포먼스 오디오 시스템, 한국형 3D 네비게이션 등 고객들이 주로 선호하는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시승차는 3,590만원의 D2 사양으로, 스탠다드 사양에 비해 300만원이 더 비싸다. 볼보자동차 코리아 측은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했지만 3,290만원의 스탠다드 트림도 경쟁자들에 비하면 아직도 가격대가 많이 높은 편이다. 스웨덴 현지의 높은 물가를 감안해도 이 가격은 경제성을 내세운 V40 D2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이다. 경쟁사들의 엔트리급 1.6 디젤 해치백들의 가격대가 보통 3,000만원 내외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정도 사양과 편의 장비에 이 가격은 다소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Verdict


볼보 V40 D2는 그간 볼보의 자동차들이 국내에서 확실하게 어필하지 못했던 ´경제성´ 부문에 있어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깔끔하고 세련된 외모와 안락한 승차감, 그리고 경제성까지 갖춘 V40 D2는 일상을 위한 동반자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에 있어서는 그다지 경제적이지 못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녹록치 않은 대가를 요구한다. 이는 V40 D2를 선택하는 데 있어 여러 의문점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V40 D2가 가진 여러 매력들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외모, 동급 해치백에서는 드문 안락한 승차감, 볼보만의 빼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시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하늘을 한껏 담은 글라스 루프, 그리고 기대 이상의 우수한 연비가 끊임없이 어필해 온다.



앞으로는 한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경제성과 함께 다양한 매력을 갖춘 V40 D2의 선전을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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