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하이브리드 - 렉서스 CT200h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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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이브리드 - 렉서스 CT200h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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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프리우스의 성공 이후 꾸준히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탑재한 모델들을 출시했다. 토요타 아래서 태어난 렉서스 브랜드 역시 이 움직임에 따랐다. 그로 인해 토요타는 대중차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 양쪽에서 하이브리드의 입지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에 시승한 자동차도 그러한 경향 속에서 태어난 모델이다. 2011년에 태어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해치백인 렉서스 CT200h가 그 주인공이다.



렉서스 CT200h는 2011년에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해치백으로 글로벌 시장에 당당히 데뷔했다. 이 프로젝트는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LF-Ch 콘셉트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이듬해 2010년에 열린 뉴욕 오토쇼에서 정식 데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렉서스의 CT라인업은 2010 12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었다. 판매는 일본에서 2011년 1월 12일에, 북미 시장에는 같은 해 3월에 각각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른다.



차명인 ‘CT’는 ‘Creative Touring’의 두문자를 가져온 것이다. ‘200h’는 동급 2.0리터 엔진과 비슷한 성능을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실제 얹고 있는 파워트레인은 99마력의 1.8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82ps의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프리우스의 파워트레인과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프리우스의 파워트레인을 얹고 ‘프리미엄 해치백’을 주창하고 있는 CT200h. 과연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해치백, CT200h F-스포츠를 만나보자.





Exterior


CT200h의 익스테리어는 아직 데뷔했을 적의 외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프론트 마스크는 렉서스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을 처음 선보인 GS와 분위기가 많이 유사하다. 시승차는 F-스포츠 버전으로, ‘절제’와 ‘스포티’라는 두 가지 상반된 요소를 버무린 익스테리어가 독특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CT200h의 프론트 마스크는 현행 GS보다 오히려 좀 더 절제된 느낌을 준다. 스핀들 그릴이 조금 덜 도드라져있고 엣지들의 형상도 GS와는 차이가 있다. GS쪽이 남성적이고 강인한 이미지라면 이 쪽은 좀 더 날렵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F-스포츠 버전에 준비된 전용 뱃지와 건메탈 컬러의 알로이 휠은 화이트 보디 컬러와 어우러져 한층 스포티한 외양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한다.




측면의 프로포션은 통상적인 해치백과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리어 엔드의 실루엣에서 다른 느낌을 받는다. 통상적인 해치백들이 거주성과 실용성을 위해 리어 엔드는 최대한 평면적인 스타일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에 반해 CT의 리어 엔드는 눈에 띄게 입체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C필러를 파고 드는 윈도우 라인도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의 리어엔드는 CT200h의 개성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L’자가 형상화 되어 있는 클리어 타입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구성도 여전히 신선한 감각을 제공한다. 리어 범퍼는 단순한 구성이 약간 아쉽다. 스포티함을 어필하는 ‘F-스포츠’ 버전인 만큼, 노출형 테일 파이프 정도는 마련해 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Interior


CT200h F-스포츠의 인테리어는 독특한 분위기의 익스테리어와 다른 느낌을 준다. 절제된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형상 면에서 렉서스가 최근에 보이는 경향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있다. 그러나 그 레이아웃은 다른 렉서스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F-스포츠 뱃지가 하단에 붙어있는 스포티한 형상의 스티어링 휠은 LFA의 그것에서 차용해 온 듯하다. 손에 쏙 들어오는 굵기의 림과 천공 가죽 마감재가 좋은 그립감을 제공한다. 스포크 좌우에는 오디오/핸즈프리 컨트롤러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뒤편 우측 하단에는 별도의 크루즈 컨트롤 레버가 붙어 있다.




CT200h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렉서스의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것과 비슷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통상/에코 모드에서는 상단의 조명이 선명한 블루 컬러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강렬한 레드 컬러로 변환된다. 좌측의 게이지는 통상/에코 모드에서는 에코 게이지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타코미터로 변신한다. 좌측의 게이지는 개인 설정을 통해서 원하는 것만 표시하게 할 수도 있다.



CT200h에 적용된 렉서스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는 다른 렉서스 모델들과 약간 다른 구성이다. CT보다 상위급의 모델들은 상단의 컨트롤러가 확인 버튼 역할을 겸하지만 CT는 별도의 확인 버튼이 좌우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손을 올렸을 때 엄지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위치하는 곳에 버튼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조작성은 나쁘지 않다. 그 옆에 마련된 커버를 열면 Auxiliary 단자와 별도의 USB 포트가 마련되어 있다.



CT200h의 모니터는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해 있어 시선의 이동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난반사도 적은 편이어서 사용하기 좋은 편이다. 이 모니터는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필요 없는 경우에는 접을 수도 있다.




CT200h의 앞좌석 시트는 천공가죽과 일반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착석감은 적당히 솔리드한 편이고 몸을 잘 잡아주는 편이다. 8단계로 조정 가능한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전동 조절기능은 운전석만 적용된다.



뒷좌석은 일반적인 C세그먼트급 해치백 기준으로도 체감 공간이 넓지 않은 편이다. 173cm정도의 성인 남성에게도 다소 좁은 느낌의 공간이다. 상대적으로 레그룸과 헤드룸이 작은 것이 원인인 듯 하다. 리어 시트 자체는 무난한 착석감을 보이지만 앞좌석에 비해 배려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 특유의 스타일을 위해 거주성에서 다소간 손해를 감수한 듯하다.



트렁크 공간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CT200h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375리터로서 해치백으로서 충분히 넉넉한 공간이다. 트렁크 바닥이 높아 체감되는 공간은 그리 크진 않지만 트렁크의 전후 길이가 긴 편이다. 트렁크룸 바닥을 들어 올리면 자잘한 물건들을 담아둘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그 아래로는 OVM 공구킷과 템포러리 스페어타이어가 자리한다.





Powertrain


CT200h F-스포츠의 파워트레인은 최대출력 99마력/5200rpm의 1.8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82ps의 전기 모터를 결합한 병렬 스트롱 타입 하이브리드 구동계다. 두 동력원이 합쳐져서 내는 최고출력은 136마력 정도이며 최대 토크는 35.6kg.m이다. 이는 프리우스와 같은 구성이다.






N.V.H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탑재한 차들은 배터리 충전량이 충분치 않은 이상, 시동 버튼을 눌러도 엔진에 시동이 바로 걸리지 않는다. 토요타식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갖춘 차들의 공통적인 특성이다. 시동을 거는 느낌은 시동이라기 보다는 ‘전원’을 껐다 켜는 느낌과 흡사하다. 배터리의 잔량이 충분치 않거나 45km/h 이상 속력을 내기 시작한 시점부터 곧바로 ‘부릉’하는 소리와 함께 엔진에 시동이 걸린다.



이 이후부터 체감할 수 있는 소음 수준은 프리우스에 비해 한 단계 더 정제된 수준이다.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CT200h는 운전자에게 쓸데 없는 자극을 주지 않는다. 45km/h 미만의 속도로 운행 중일 때에는 전기모터로만 구동되는 EV모드로 운행된다. EV모드 하에서는 말 그대로 전기차와 같은 수준의 정숙성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러나 구동계의 이 우월한 정숙성은 다른 부분들에서 오는 자잘한 잡음들을 노출되게 만든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은 브레이크를 조작할 때다. 조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소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려온다. 전기식으로 작동하는 부품들에게서 이따금씩 발생하는 전자음들도 신경이 쓰인다. 일반적인 자동차였다면 엔진 소음으로 인해 묻혀버렸을 다른 부분들의 잡음들이 상당부분 노출되고 있는 느낌이다.




Performance


CT200h의 가속감은 주행 모드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특히 ECO 모드에서는 스로틀의 개도량을 일정 부분 통제 당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는 연비를 위한 조치인 듯 하다. 다소 답답한 느낌이지만 평지나 시내 등지에서 운행하기에 크게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주행 모드 다이얼을 Sport로 돌리고 다시금 엑셀러레이터를 다그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박력 있는 가속감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귓전을 두드리는 제법 큰 엔진 소음과 함께, 한계선인 180km/h까지 무리 없이 도달한다. 프리우스와 엇비슷한 감각을 보여주지만 훨씬 열의가 있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감각을 보여준다. 토크와 리스폰스면에서 확실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0-100km/h 가속은 평균 10.5초 정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감각의 비결은 모터의 구동전압을 변경하는 부분에서 나온다. 통상 모드에서는 500V로 설정된 구동전압을 스포츠 모드에서는 구동 전압을 최대 650V까지 높여준다. 이는 전기모터가 일종의 과급 장치와 비슷한 느낌을 자아내도록 하려는 시도인 듯하다. 제원표 상에 반영될 정도로 효과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이러한 변화를 통해 좀 더 열의가 있는 감각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CT200h의 브레이크는 리니어한 반응성을 가지고 있어 다루기가 쉽다. 성능도 차체의 사이즈와 중량에 알맞은 수준이다. 파워풀하게 차를 땅에다 꽂아 넣는 성능은 아니지만 차를 제어하는 데 있어 부족한 점은 없다.


CT200h의 성능 부분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섀시와 서스펜션이다. 이 정교한 섀시와 서스펜션 계통은 예리한 리스폰스를 가진 조향 체계와 맞물려 만족스러운 성능을 빚어낸다. 프론트 엔드의 움직임이 보통이 아니다. 리어의 추종력도 이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기민하다. 때문에 스티어링 휠을 감는 만큼 프론트 엔드가 착착 돌아가 준다.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우수하다. 160km/h 이상의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쓸데 없이 차체가 요동치는 법이 없다. 끝까지 안정적으로 노면을 움켜 잡아준다.



이러한 특성은 급격한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꾸준히 파워를 전달해 주는 하이브리드 구동계, 다루기 쉬운 브레이크, 쫀득하고 정교한 서스펜션과 섀시, 반응성이 좋은 조향 체계가 시너지 효과를 이루며 즐거운 주행감을 만들어 낸다.




Ride Comfort & Fuel Consumption


CT200h의 섀시가 정교하다고 느낀 두 번째 순간은 바로 승차감 부분이다. 상기한 내용대로, CT200h는 스포티한 주행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이러한 성격의 자동차를 만들게 되면 필연적으로 승차감에서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CT200h는 즐거운 주행감을 확보하면서도 승차감 또한 끌어 올렸다. 요철이 많은 구간을 달려 보면 불쾌한 느낌을 잘 걸러준다. 강성이 정교한 섀시와 함께 절묘한 세팅의 서스펜션도 이 쾌적한 승차감에 크게 일조하는 듯하다.



연비로 이름난 프리우스의 구동계를 사용하는 만큼, 연비도 우수하다. 시내 구간과 고속도로 구간을 3:7 비율로 달리며 측정해 본 평균 연비는 19.1km/l에 달한다. 시내 구간에서는 통상 17km/l를 웃도는 수준의 연비를 보인다. 고속도로에서의 100km/h 정속 주행 연비는 19.8km/l까지 상승한다. 그러나 운전을 즐기기 위해 엑셀러레이터를 재촉하게 되면 평균 8km/l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연비의 변화 폭이 심한 편인 가솔린 엔진의 한계다.




Equipment & Price


렉서스 CT200h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 등 총 8개의 SRS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다. 특히, 프론트 시트의 탑승객 유무는 물론 신체사이즈까지 감지하여 충돌 시 탑승객에 맞게 에어백이 팽창 정도를 조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HAC(Hill-start Assist Control)이 적용돼 있고 개량형 전자 제어식 회생제동 시스템 (ECB-R), ABS, 브레이크 어시스트(BAS), 트랙션 컨트롤, 스태빌리티 컨트롤 등이 적용되어 있다.



렉서스 CT200h는 트렌디, 럭셔리, F-스포츠의 총 3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VAT가 포함된 가격은 트렌디가 4.190만원, 럭셔리가 4.790만원, F-스포츠가 4.900만원이다.




Verdict


많은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하는 자동차들은 그야말로 ‘아끼기 위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새겨져 있다. 그러한 이미지를 심어주게 만든 주범은 다름 아닌 토요타의 프리우스다. 하지만 토요타는 프리우스로부터 완전히 다른 성격의 자동차를 탄생시켰다. 그것이 바로 CT200h다.


그런데 CT200h가 프리우스와 다른 성격의 자동차라고 해서 하이브리드의 주요 능력인 ‘아끼는’ 능력이 딱히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연료를 제대로 써대기 시작하면 통렬하게 연비가 떨어져버리는 점도 프리우스와 같다. 그러나 CT200h는 소모한 연료에 상응하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능력이 있다.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제대로 써주는 게 CT200h를 운행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정교함에서 비롯된 쾌적한 운행 환경도 빼 놓을 수 없는 CT200h의 매력이다.



하이브리드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 렉서스 CT200h F-스포츠는 유럽산 해치백이 부럽지 않은 성능과 편의성, 연비를 두루 갖춘 매력적인 해치백이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해치백은 오는 4월 중에 페이스리프트가 예정되어 있다. 그래서 좋은 인상을 받은 CT200h의 페이스리프트 소식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날로 변해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면 언젠가는 밟아야 했을 수순이다. 그리고 달라진 모습의 CT200h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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