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소형차의 가치-2014 폭스바겐 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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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소형차의 가치-2014 폭스바겐 폴로
  • 모토야
  • 승인 2014.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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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세그먼트급 해치백 시장은 C세그먼트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영역이다. 이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들은 대부분 자사의 간판급 소형 모델들이다. 푸조 208, 시트로엥 C3, 포드 피에스타, 피아트 푼토, 르노 클리오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날 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차로는 현대 i20, 기아 프라이드(수출명: 리오) 등이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은 전통의 강자다. 바로 폭스바겐 ‘폴로’다.



폴로는 폭스바겐의 B세그먼트급 해치백 소형차다. 1975년에 1세대 모델이 데뷔했고 2013년까지의 38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1,6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전통의 강자는 지난 해 4월에 한국 시장에 발을 들였고 2013년 12월까지 1,400여대가 판매되었다. 독일에서 온 정통 B세그먼트 해치백, 폴로를 만나보자.






Exterior


폴로의 첫 인상은 최근 폭스바겐이 보이고 있는 패밀리룩 재정비 상황에 잘 들어 맞는 모습이다. 특히 프론트 마스크의 이미지는 ‘골프의 동생’같은 느낌을 준다. 5세대 폴로가 7세대 골프보다 먼저 데뷔하긴 했지만 폴로를 처음 보는 이들은 대체로 골프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다가 전반적인 프로포션과 사이즈, 그리고 뒤태와 마주하게 됐을 때, 그제서야 골프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한다.




폴로는 얼핏 골프를 떠올리게 만드는 프론트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하면 골프와는 한결 다른 분위기로 조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인 이미지는 얼핏 비슷한 감각이다. 하지만 R-라인의 전용 프론트 범퍼가 적용된 폴로가 좀 더 적극적인 인상을 보인다.





시선을 측면으로 돌리기 시작하면 골프와는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골프는 꺾여 있는 형상의 두터운 C필러를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내비친다. 반면, 폴로는 전형적인 B세그먼트 소형차의 스탠다드와 같은 모습이다. 특별히 도드라지게 강조된 부분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뒷모습을 보게 되면 골프와 결정적인 차이를 알 수 있다. 골프는 좌우로 긴 형상의 테일 램프를가지고 있지만 폴로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상을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아담한 체구이기는 하지만 탄탄하고 정돈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Interior


폴로의 실내는 6세대 골프와 흡사한 형태를 하고 있다. 전반적인 만듦새는 골프 못지 않게 꼼꼼한 편이다. 단순하고 깔끔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스티어링 휠은 콤팩트한 사이즈에 가는 림을 가지고 있어, 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이 부분은 비교적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가운데 스포크 하단에는 약간의 메탈 소재로 악센트를 주고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단순한 실내 분위기와 이어지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깔끔한 폰트와 고휘도 LED를 이용하여 우수한 수준의 시인성을 확보하고 있다. 중앙의 액정 패널에는 주행거리 적산계, 트립컴퓨터와 함께 각종 차량 정보를 표시해 준다.



폴로의 센터페시아는 레이아웃이 단순하여 구성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점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기능들을 중앙 모듈에 전부 우겨 넣었다는 점이다. 내비게이션 사용 중에 오디오 같은 다른 기능을 사용하기가 다소 번거로운 편이다. 에어컨은 수동 다이얼 조작으로 이루어지는 고전적인 방식이다. 앞좌석의 암레스트는 사용하지 않을 때 뒤로 접을 수 있고 잡다한 물건들의 수납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일반적인 크기의 스마트폰을 넣어두기 좋다.




폴로의 프론트 시트는 ‘폰지(Fonzie)’ 컴포트 직물로 마감되어 있고 펌핑식 높낮이 조절 기능과 다이얼식 각도조절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착좌감은 다소 솔리드한 수준이며 격한 운전 상황에도 몸을 잘 잡아 주는 편이다. 그러나 열선 기능이 빠진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리어 시트도 대체로 솔리드한 착석감을 제공한다. 프론트 시트와 같은 직물로 마감되어 있다.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승차할 때에는 헤드레스트를 위로 올려줘야 편하게 앉을 수 있다. 공간은 180cm이상의 체구를 가진 사람에게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정도다. 헤드룸과 숄더룸에 대한 배려가 되어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체감 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트렁크는 5세대 골프에서부터 시작된 방식으로 개폐된다. 해치 도어 중앙에 자리잡은 동그란 폭스바겐 뱃지의 상단을 살짝 누른 뒤 하단부를 잡고 올려주면 된다.




트렁크 용량은 무난한 수준이다. 기본 280리터를 제공한다. 리어 시트는 6:4 비율로 폴딩되며 리어 시트를 더블 폴딩시키면 952리터까지 용량이 확장된다. 리어 시트는 백레스트만 접는 것도 가능하다.




Powertrain


폴로에 탑재되는 파워트레인은 폭스바겐의 1.6리터 TDI엔진과 7단 DSG 변속기로 구성된다. 이 1.6리터 TDI엔진은 최고출력 90마력/4200rpm, 최대토크 23.5kg.m/1500~2500rpm을 발휘한다. 골프 1.6 TDI에 탑재되는 엔진보다 15마력이 낮고, 2kg.m가 더 낮다. 최고출력이 발휘되는 시점도 골프는 3000~4000rpm으로 폭이 넓은 반면, 폴로는 4200rpm에서 정점에 달한다.




폴로에 사용되는 7단 DSG변속기는 골프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이 변속기는 기존의 6단 DSG에서 사용하던 습식 클러치가 아닌 건식 클러치로 되어 있고 효율이 더 높은 대신 허용 출력과 토크 대역이 좀 더 낮다고 알려져 있다.




NVH & Ride Comfort


아이들링에서의 정숙성은 디젤엔진을 탑재한 소형차로서는 대체로 정숙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차급에 비해서 소음과 잔 진동이 잘 억제된 편이다. 물론 TDI엔진의 높은 완성도도 이러한 정숙성에 일조하는 측면이 있다. 주행 중의 정숙성도 무난한 수준이다. 운행 중 불쾌감을 불러 일으키는 부밍음이나 잔 진동도 적은 편이다. 차급의 한계로 인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용인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폴로의 승차감은 너무 무르지도, 너무 단단하지도 않은 편이다. 노면의 요철을 불쾌감이 적도록 적당히 걸러준다. 그러면서도 노면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을 보인다. 섀시가 튼튼한 편에 속해서 고속 주행 중에 요철을 만나도 불안감은 크지 않다. 복잡한 시내에서건 탁 트인 고속도로에서건 일관되게 안정한 자세를 유지해 주는 편이다.




Performance


파워트레인 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폴로는 제원 상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골프보다 더 낮은 출력과 토크수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폴로를 작심하고 밀어붙여 보면 그러한 우려와는 다소 상반된 느낌을 얻게 된다.



스로틀을 열어 젖히기 시작하면 차는 의외로 활기차게 조그만 몸집을 몰아 붙인다. 소형차의 경쾌한 느낌이 잘 살아 있다. 하지만 결코 수치 상으로 빠르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0-100km.h 가속을 11초 중후반대에 해내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체감되는 가속감은 활력이 있다. 최대토크가 2000~4000rpm에서 고르게 생성되고 4200rpm에 이르러서야 최고출력이 뿜어져 나오는 엔진의 특성 때문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엔진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7단 DSG의 활약 또한 인상적이다. 새로운 건식 타입 클러치를 사용한 이 변속기는 날쌘 반응이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건식 클러치를 사용하는 만큼, 기존의 습식 보다 변속감이 좀 더 거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 이러한 느낌을 자주 받는 편이다




탄탄한 섀시와 그럭저럭 빠른 반응을 보여주는 조향 계통, 그리고 중도를 지킬 줄 아는 서스펜션이 이루는 화음이 예사 수준이 아니다. 서로 간의 상호작용이 잘 되고 있는 느낌을 준다. 운전자의 조작량에 따라 정직하게 반응해 주며 기계다운 맛이 잘 살아 있다. 차체의 거동 또한 안정적인 편이다. 전반적인 주행감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제동력은 격한 운전에서도, 일상적인 운전에서도 필요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Fuel Consumption


폴로 1.6 TDI의 연비는 격하게 몰아붙이지 않는다면 우수한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복합 모드 기준 공인 연비는 18.3km/l다. 연비에 대해 별 신경 쓰지 않고 도심과 교외를 오가며 운행해 본 결과는 평균 14.8km/l였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자제해 가며 운행한 결과, 시내 연비는 16km/l 전후였고 고속도로 연비는 23km/l에 근접한 결과가 나왔다. 테스트를 위해서 격하게 밀어 붙였을 때는 10km/l를 전후한 결과가 나왔다.




Equipment & Price


폴로는 다음과 같은 안전 사양을 기본 장비하고 있다. HSA(Hill Start Assist: 언덕 밀림 방지), ESC(Electric Stability Control: 주행 안정화 장치), 후방 파크 파일럿, 코너링 라이트 등이 준비되어 있다. 편의 사양으로는 DMB 기능이 포함된 내비게이션 시스템, MP3 CDP 오디오, 블루투스 핸즈프리, 열선내장 전동접이식 도어 미러, ECM 룸미러, 전좌석 오토 파워 윈도우 등이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VAT 포함하여 2.49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어지간한 국산 중형 세단과 맞먹는 가격이고 상위급 모델인 골프와도 어느 정도 겹치게 되는 가격대다. 가격에 대해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가격에 비해 내장재의 수준이나 편의장비 등에서도 불리한 측면이 있다.




Verdict


폴로는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한 자동차다. 딱히 고성능을 표방하는 모델이 아닌데도 똘똘하게 달리고, 앙칼지게 돌며, 야무지게 선다. 이로써 단순하고 기계적인 운전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 준다. TDI엔진과 DSG 변속기가 제공하는 우수한 연비는 물론, 소형차로선 한 스텝 높은 수준의 승차감과 정숙성을 만들어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운송 수단으로서 중요한 공간 구성이 그렇다. 내장 사양이나 편의 사양은 가격에 비해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폴로를 그러한 시선에서 접근하는 것은 핀트가 좀 어긋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폴로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나 감각적인 외모, 혹은 화려한 내외장 사양 등으로 어필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즐거운 주행감이 돋보이는 차다. 여기에 일상에서 항상 함께하기 좋은 경제성까지 겸비했다.



시장에는 감각적인 외모나 화려한 사양, 혹은 저렴한 가격표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소형 모델들이 많다. 그러나 그러한 차들에게서 폴로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의 주행감과 연비를 가진 상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기본기를 갖춘 소형차의 가치를 일깨워 준 폴로. 더 많은 이들이 그 가치를 알아 보기를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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