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패션카 - 폭스바겐 더 비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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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패션카 - 폭스바겐 더 비틀 시승기
  • 모토야편집부
  • 승인 201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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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은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자동차 중 하나다. 비틀은 1937년 당시 “모든 국민이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국민차 계획’을 통해 태어났다. 히틀러는 “어른 2명과 어린이 3명이 승차할 수 있고 100km/h로 달릴 수 있으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튼튼한(내구성과 정비성이 좋은) 차”라는 요구조건을 걸었고, 이를 실행에 옮긴 이는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리지널 비틀은 공냉식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후방에 장착한 후방 엔진-후륜 구동(RR) 자동차였다. 공냉식 엔진을 채용한 점은 날씨가 추운 북독일 지방에서 엔진이 동파되지 않도록 함이고 엔진을 후방에 배치한 점은 유사시에 징발하여 군용으로 전용(轉用)하기 위함이었다. 엔진을 후방에 배치함으로써 전방에서의 총격으로부터 엔진을 보호하고 보닛 아래에는 모래 주머니 등을 채워 간이 장갑 차량으로 운용하려던 의도였다.



전후에는 세계 각지로 팔려나가게 되는데, 특히 미국에서의 인기가 대단하여 동사의 마이크로버스와 함께 히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까지 했다. 이 오리지널 비틀은 2003년까지 멕시코의 폭스바겐 공장에서 생산되었고 총 2,100만여대가 생산되어 ‘단일 차종으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3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8년, 폭스바겐은 오리지널 비틀의 이름을 이은 ‘뉴 비틀’을 출시하게 된다. 디자인은 현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책임자로 잘 알려진 ‘피터 슈라이어’가 맡았고, 동사의 C세그먼트 소형차인 골프의 플랫폼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특유의 톡톡 튀는 외모 덕에 ‘젊은(Young) 도시거주(Urban) 전문직(Professional) 종사자’들, 소위 말하는 여피(Yuppie)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여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 귀염성 있는 스타일 덕에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현재의 ‘더 비틀’은 ‘뉴 비틀’의 대를 잇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모델로 2011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폭스바겐의 5세대~6세대 골프, 티구안, 시로코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뉴 비틀이 가지고 있던 단점들을 해결하고 현재의 폭스바겐이 지향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방법론에 맞춰 많은 부분들이 새로 만들어졌다. 뉴 비틀 이후로 13년의 세월이 보내며 다시 태어난 ‘더 비틀’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시승차는 더 비틀 2.0 TDI 모델이다.




익스테리어


더 비틀의 익스테리어는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의 뉴 비틀에 비해 전반적으로 ‘보이쉬’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나 블랙 보디 컬러의 시승차는 그러한 이미지를 충분히 표출해내고 있다. 뉴 비틀을 기반으로 전반적인 형태는 물론 디테일까지 한층 현대적이고 어그레시브한 스타일로 다듬어 냈다. 과거의 ‘원형’과 ‘곡선’에 집중했던 뉴 비틀과 달리 ‘직선’적이고 요소가 강조되어 있어 좀 더 도전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클래식한 감각을 주는 디자인으로 완성되어있다. 카본 파이버로 마감된 좌우로 긴 대시보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다. 거대한 개폐식 글라스 루프는 컨버터블이 딱히 부럽지 않은 채광량 및 개방감을 자랑한다.






스티어링 휠은 D-컷 타입의 3스포크 구성이다. 좌우에 각각 오디오 및 핸즈프리 컨트롤러와 중앙 디스플레이 조작 기능 버튼들이 자리하고 있다. 깔끔하고 심플한 구성은 만족스런 부분. 림의 굵기가 가늘어서 손이 작은 여성 운전자들에게 잘 맞을 듯 하다.




깔끔한 구성의 계기류는 시인성이 좋고 일목요연하다.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차량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소계기류들은 각각 수온 게이지, 스톱워치, 그리고 터보 부스트 게이지의 기능을 하고 있다.




더 비틀의 시트 구성은 2 2 구조로 되어 있다. 레드 컬러로 악센트가 들어간 시트는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앞좌석의 착석감은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정도이다. 허리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점이 만족스럽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수동 펌핑식 높이 조절기능과 다이얼식 각도 조절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뒷좌석 공간은 의외로 배려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시트의 형상 자체도 안쪽으로 푹 꺼진 형상인데다 공간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 175cm 이내의 성인이라면 큰 부담 없이 승차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310리터, 뒷좌석을 모두 접었을 때 905리터의 용량을 확보했다. 일반적인 해치백 타입 자동차로서는 모자라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패션카로서는 충분히 실용적인 공간을 확보했다 할 만하다.




파워트레인


더 비틀에는 2.0 TDI 6단 DSG 조합의 파워트레인이 얹혀있다. 이는 현재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3개의 인기모델(티구안, 파사트, 골프 2.0 TDI)들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그 파워트레인이다. 최고출력은 140마력/4,200rpm, 최대토크는 32.7kg.m/1,750~2,500rpm이다.





로드 테스트


시동을 걸자, 꽤나 맹렬한 소음과 함께 시동이 걸린다. 아이들링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들려오는 소음의 수준도 다소 큰 축에 든다. 주행 중의 소음도 같은 파워트레인을 채용한 다른 폭스바겐 모델들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오는 잔진동 또한 적은 편은 아니다. 물론 주행 중에는 이러한 진동이 크게 상쇄된다. 하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혼잡한 시내에서는 약간의 피로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당히 부드러운 승차감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부드러운 승차감은 노면 상태가 엉망인 시내나 골목길에서 피로감을 상당 부분 덜어준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해 본다. S 레인지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이 4000rpm을 넘어 서자, 똘똘한 DSG가 신속하게 변속으로 이행한다. 반응이 빠른 DSG의 매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똘똘한 변속기가 잘 보조해주기에 부족함 없는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제원 상의 0-100km/h 가속 시간은 9.5초. 모자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박력 넘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파워트레인과 하체가 서로 조화가 부족한 감이 있다. 섀시 자체는 제법 탄탄한 편인데다 235/45 R18에 이르는 거대한 휠과 타이어는 140마력의 2.0 TDI 엔진이 감당하기에는 과분한 사양이 아닌가 싶다.



상기했듯 섀시 자체는 제법 탄탄한 편이고 타이어의 접지력 또한 필요충분한 한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 비틀의 하체는 통상적인 운행 환경과 중속 이상의 영역대에서 다루기 좋은 특성을 보여준다. 달리고 돌고 서는 차의 전반적인 몸놀림이 골프의 느낌과 비슷하지만 골프보다는 좀 더 느슨한 느낌이다. 이러한 특성은 타이트한 주행보다는 여유로운 주행에 더 어울린다.



더 비틀에게서 딱 한 가지 불만족스런 부분을 골라 내라면 바로 조향체계다. 저속과 고속을 가리지 않고 깃털같이 가벼운 이 스티어링 시스템은 운전 중 불안감을 자아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연비는 명불허전이다. 2.0 TDI와 6단 DSG의 조합 덕에 공인 연비는 복합 15.4km/l, 도심 13.7 km/l, 고속도로 18.2 km/l로 명기되어 있다. 실제 운행 중에 트립컴퓨터 상으로 측정한 최대 평균 연비는 시내 14.7km/l, 고속도로 21.2 km/l이다. 물론 급가속 및 급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연비 향상을 목표로 운전한 결과값이다. 주행 테스트를 위해 차를 거칠게 몰아 붙였을 때는 평균 11km/l 언저리까지 떨어진다.


마치며


더 비틀은 종전의 뉴 비틀이 가지고 있던 여러 불만 사항들을 일소해냈다. 한층 세련되게 변모한 익스테리어는 물론, 유럽 혈통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주행감각이 가장 큰 변화다. 게다가 우수한 수준의 연비와 공간 구성은 일상 속에서 함께 할 운송수단으로서도, 패션 아이템으로서도 가치가 충만하다.



실용성과 경제성을 높이면서도 고유의 스타일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더 비틀 2.0 TDI. 앞으로도 향후의 귀추가 주목된다. 더 비틀 2.0 TDI의 VAT포함 가격은 기본형 3,310만원, 프리미엄 3,8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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