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50의 정점을 만나다 - 인피니티 Q50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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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의 정점을 만나다 - 인피니티 Q50S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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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은 인피니티의 새로운 스포츠 세단이다. 지난 2월 출시한 Q50은 출시 하루 만에 200대가 넘는 계약이 성사됨은 물론 2월간 218대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닛산에 의하면 지난 달 인피니티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은 264대라고 한다. 이들 중 Q50의 판매량은 218대를 보이고 있다. 이는 브랜드 내에서 8할을 넘는 판매 비율이다.



현재 Q50의 주력은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2.2리터 디젤 모델들이다. 그러나 이번에 모토야에서 시승한 모델은 좀 더 특별한 Q50이다. 바로 3.5리터 VQ엔진과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결합한 고성능 모델, Q50S다.



Q50S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기네스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Q70S(구 M35h)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품고 있는 고성능 모델이다. 인피니티는 Q50의 출시 이후 지금까지 세바스찬 베텔의 이름을 연호해가며 Q50의 ‘퍼포먼스’에 대해 줄곧 역설해 왔는데, 그 중심에 있던 모델이 바로 이 Q50S다. DAS(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 시스템을 포함한 인피니티의 여러 신기술들이 적용된 모델이다. 인피니티 Q50 라인업의 정점, Q50S을 만나보았다.





Exterior


익스테리어는 디젤 모델과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굳이 골라 내라면 프론트 범퍼의 디테일이 다소 다르다는 점, 245/40 R19 규격의 휠과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점, 트렁크 리드에 붙어 있는 뱃지가 Q50S인 정도다. 인피니티가 그간 모터쇼를 통해 내놓아 왔던 ´E´로 시작하는 일련의 컨셉트카-에센스(Essence), 에세라(Etherea), 이머지(Emerg-E)-에서 보여준 스타일링 기법이 한데 모인 형상이다. 인간의 눈을 모티브로 빚어낸 헤드램프, 더블 아치(Double Arch) 그릴, 더블 웨이브 후드, 그리고 초승달 형태의 C 필러 같은 것들 말이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4,800 X 1,820 X 1,440 mm로 통상적인 국산 중형 세단의 사이즈에 가깝다. 동급의 스포츠 세단들 중에서는 가장 큰 축에 드는 사이즈를 자랑한다. 사이즈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는 분명 경쟁력이 되어주는 요소다.





그러나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서는 다소 수수한 구성이 아닌가 싶다. 통상적으로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들은 해당 라인업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게 되기에 특별한 패키지 같은 것들로 최대한 화려하게 치장해주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품성으로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한 번쯤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Interior


인테리어는 디젤 모델 대비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점 덕분에 계기류의 구성이 다르다는 점과 패들 시프트가 추가된 점, 알루미늄 스포츠 페달이 적용된 점이다. 나머지 편의장비나 기능들은 디젤 익스클루시브 모델과 같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 가지게 되는 인테리어라고 하기엔 다소 수수한 모습인 듯 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조립품질이 우수하여 의외로 알찬 느낌이 드는 편이다.





스티어링 휠은 3 스포크 타입이다. 디자인 자체는 수수한 편이지만 손에 잡히는 그립감은 무난한 편이며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는 닛산 370Z나 GT-R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큼지막한 패들시프트가 붙어 있다. 이 패들시프트는 스티어링 컬럼에 고정되어 있는 방식이다.




계기류의 구성은 디젤 모델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타코미터의 스케일이 다르고 하단의 수온계 자리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채용한 모델들에게서 볼 수 있는 파워 게이지가 꿰찼다. 타코미터 상에서 레드존은 7,000rpm부터 시작된다.



인피니티의 ‘인터치(InTouch)’ 시스템은 마치 스마트폰이 자동차의 컨트롤 패널로 천이(遷移)된 듯한 구성을 띄고 있다. 이 패널을 통해 전반적인 차량 설정은 물론 전화, 메시지, 심지어는 SNS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까지 엑세스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등의 IT기기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조작 또한 정전기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과 동일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오디오는 BOSE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오디오 시스템은 Q50의 각종 편의 사양들 중에서 돋보이는 구성품 중 하나다. 든든한 출력과 풍부한 음색이 만족스럽다. 그런데 시승 일정 동안 디스플레이에 문자를 출력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다. 글자가 깨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자가 사용한 CD와 오디오 시스템 간의 텍스트 인코딩 방식 차이로 인한 것. 어찌 보면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니만큼, 한국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인코딩 방식을 지원해 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Q50S의 앞좌석 스포츠 타입 시트는 소프트와 하드의 중간 정도를 지향하는 무난한 착석감을 보여준다. 몸을 잡아 주는 능력도 충분하여 스포츠 세단으로서는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앞좌석에는 3단계로 작동하는 열선 기능과 상체 서포트 기능과 허벅지 받침 조절 기능을 포함, 12-way 전동 조절 기능이 적용돼있다. 뒷좌석의 공간은 이 급의 스포츠 세단들 중에서는 충분한 수준을 보여준다. 신장 180cm 가량의 성인 남성이라도 어렵지 않게 승차할 수 있고 탑승 중에도 공간이 딱히 모자라지 않는다. 뒷좌석 시트의 착석감은 소프트한 편.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채용하고 있는 Q50S의 트렁크룸은 399리터의 공간을 제공한다. 500리터의공간을 자랑하는 디젤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공간이 할당되어 있다. 후륜 부근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배터리가 수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뒷좌석 시트의 폴딩 또한 불가능하다. 중형 세단 수준인 4,800mm에 이르는 전장을 지닌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용량이지만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성 상, 불가피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




Powertrain


Q50S의 파워트레인은 3.5리터 V6엔진과 전기모터의 병렬 스트롱 타입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로 이루어져 있다. 3.5리터 엔진은 닛산의 유서 깊은 VQ 계열 유닛으로서 306마력/6,800rpm의 최고출력과 35.7kg.m/4,8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여기에 69마력의 최고출력과 29.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가 더해진다. 이로써 총 364마력의 최고출력과 55.6kg.m의 토크가 뒷바퀴를 통해 전달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엔진과 모터에 각각 별도의 클러치가 존재하여 구동 변환 시에 발생하는 손실을 줄인다는 점이다. 이렇게 형성된 동력은 일본 자트코(Jatco) 사의 7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뒷바퀴에 전달된다.






Road Test – NVH & Ride Comfort


Q50S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의 충전량이 모자라지 않는 한 시동 초기에는 그저 ‘전원이 켜졌다’는 느낌만 들어 온다. 시동이 걸리게 되면 꽤나 우렁찬 시동음이 실내로 들어오지만 그 이후부터는 크게 거슬리는 정도의 소음은 느끼기 어렵다. 최근 출시되는 닛산 모델들이 정숙성 부문에서 괄목할 만큼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Q50S또한 그러한 경향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노면의 잡다한 요철들을 잘 걸러주면서도 바운싱이 꽤나 억제되어 있다. Q50S의 승차감은 스포츠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안락한 편이다. 일상에서 함께 하기에 충분히 편안하고 정숙하다.




Road Test - Performance


가속력은 인상적이다. 0-100kn/h 가속을 5초 중반 대에 해내고 200km/h까지 도달하는 데에 막힘이 없다. Q50S가 가진 도합 364마력의 파워가 7단 변속기를 통해 노면에 거침 없이 전달되는 느낌이 든다. 2단 기어에서 100km/h에 도달하고 6단 기어에서 200km/h에 도달한다. 수치로 나타나는 데이터만 놓고 봤을 때, ‘빠르다’는 면에 있어서는 유럽산 스포츠 세단이 딱히 부럽지 않은 고성능이다.



그런데 이런 성능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속 시원한 느낌은 부족하다. 일단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작동 로직 자체가 생소하고 작동 또한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든다. 인피니티 Q50S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량에 대응하여 작동 로직이 만들어져 있는 듯하다. 속도에 맞춰 구동하는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구동계와 다르다. 크루즈 컨트롤 등을 이용하여 엑셀러레이터의 조작량을 최소화하면 100km/h에서도 모터만 구동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스탠다드 모드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 → 컴퓨터가 페달 조작량 감지 → 모터 구동과 엔진 구동을 결정 → 엔진(또는 모터) 구동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스포츠 모드 하에서는 엔진을 항시 구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느낌이 그나마 덜한 편이다.



인피니티가 그토록 자랑하던 DAS(Direct Adaptive Steering) 또한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항공기의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 시스템을 연상케 하는 이 스티어링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과 조향륜 사이에 아무런 기계적 구조물이 연결되어 있지 않고 별도의 전기 장치에 의해 작동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이 시스템은 노면에서 오는 충격이나 진동의 대부분이 스티어링 휠을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작동이 전자장비에 의존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 조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에 비해서도 차와 운전자 간의 일체감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이 DAS에서 오는 이질감과 섀시의 능력을 한참 상회하는 파워트레인 때문에 차를 다루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섀시가 파워트레인을 감당해내지 못해 차를 다루는 내내 불안감이 따른다. 코너를 돌아 나갈 때 마다 타이어 스퀼이 크게 일어나고 코너 탈출 시 리어가 자꾸 바깥 쪽으로 흘러버린다. 타이어 또한 Q50S의 성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후륜 타이어만이라도 트레드 치수가 한 단계 이상 더 큰 사이즈가 적용되어야 Q50S의 성능을 유감 없이 만끽할 수 있을 듯 하다.



종합해 보면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Q50S가 그들이 항상 이야기하던 ‘퍼포먼스’ 중심의 엔지니어링, 그리고 ‘세바스찬 베텔의 손길’이 작용한 결과물이 이 정도라는 것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든다. 분명 수치 상으로 나타나는 퍼포먼스는 우수하다. 하지만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전반적인 완성도와 주행 질감은 우수하다고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차와 운전자가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적고 전자장비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Road Test - Fuel Consumption


Q50S를 시승하며 가장 놀라운 점은 다름 아닌 연비다. 테스트를 진행하며 차를 혹사시키고 있을 때에는 트립 컴퓨터 상에서 5km/l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 연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에코모드 하에서 가속 페달 조작량에 신경 써 준다면 시내에서는 통상 11~12km/l 대로 나타난다.



인피니티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통해 에코 모드로 전환 시킨 후 연비 테스트에 들어갔다. 고속도로에서는 코스에 따라 100km/h 정속 주행 시 최저 15km/l에서 최대 18km/l의 연비를 보인다. 이 인상적인 고속도로 연비는 Q50S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독자적인 작동 로직에 기인한 듯 하다. 확실히 연비로만 판단하자면 Q50S는 장거리 운행에서 강점을 보인다 할 수 있다.




Equipment & Price


Q50S에는 인피니티가 선보인 최신 기술들이 모두 들어 있다. 상기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DAS 외에도 전방 추돌 경고/방지 기능 및 차선이탈 경고/방지 기능, BOSE 오디오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의 안전/편의 사양이 적용된다.



VAT 포함 가격은 6,760만원이다. 가격이 이쯤 되면 일반적인 유럽산 스포츠 세단들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다. 물론 비슷한 수준의 고성능 모델들이 주로 8천만원 대를 넘나들기 때문에 이 급의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가격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Q50S만의 특색 있는 구성도 눈에 띄지 않는 데다 디젤 모델과 외형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점, 파워트레인이나 휠/타이어, 조향 체계를 제외한 전반적인 구성품들을 디젤 모델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온 점 등은 Q50S의 가격표에 의문 부호를 찍게 만든다. 좀 더 자기만의 독특한 구성품들이 추가되면 좀 더 매력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Verdict


이번에 시승한 Q50S는 몇몇 자연스럽지 못하고 완성도가 미흡한 부분들이 존재한다. 이질적인 DAS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생소한 작동 로직, 또한 넘치는 파워를 감당하지 못하는 섀시도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가속력 등의 퍼포먼스는 분명 훌륭하나 그 외의 여러 요소들로 인해 일체감을 잃었다. 이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Q50S를 다소 저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분명히 Q50S는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세단이기는 하다. 안락한 승차감과 강력한 파워트레인, 매력적인 여러 유용한 편의 사양들은 물론, 동급 고성능 세단들 중에서는 나름대로 괜찮은 가격표까지 들고 있다.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구동계 덕에 장거리에서의 인상적인 연비를 실현해냈고 넉넉한 실내 공간 구성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Q50S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주행 감성이나 핸들링 같은 것들 보다는 디자인과 경제성을 더욱 우선시한다. Q50 디젤 모델들이 그 덕에 좋은 성적을 보였고 Q50S 또한 그러한 점에 있어서 충분한 매력을 갖췄음은 물론, 속된 말로 ‘잘 나가는’ 가속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들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점에서 Q50S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남다른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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