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을 위한 정통 오프로더 -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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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위한 정통 오프로더 -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4.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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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는 반세기 넘게 내려오고 있는 지프의 역사와 성능, 그리고 스타일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2차 대전 때 맹활약한 4륜구동 소형 트럭, ‘윌리스 MB’를 선조로 두고 있는 이 정통 오프로더는 1987년부터 정식으로 시장에 출시되었다. 그리고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2번의 세대교체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모델은 2007년부터 판매되고 있는 3세대 모델이다. 이번에 함께하게 된 랭글러는 오프로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다목적으로 사용하기 용이한 루비콘 5도어 모델이다.







EXTERIOR


랭글러는 항상 그랬듯이, 군용 차량인 윌리스 MB가 가지고 있었던 디자인적 요소들을 최대한도로 담아내고 있다. 이는 탄생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랭글러의 전통이자 아이덴티티로 간주해도 무방할 듯하다. 승용 SUV 시장의 주류인 모노코크 섀시 기반의 이른 바, ‘승용형’ SUV들만 접하다가 진짜배기 ‘찦차’인 랭글러와 대면하게 되면 남자답고 마초스런 인상 때문에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특유의 프론트 마스크와 떡 벌어진 오버휀더는 랭글러가 가진 유니크한 매력이자 아이덴티티로 다가온다. 이것 저것 현대화된 부분들도 없잖아 있지만 여전히 그 옛날 ‘찦차’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정통 ‘찦차’ 랭글러는 시승 일정 동안 주변에서, 특히 중장년 남성들의 시선을 많이 끌었다. 또한 신호 대기 중이나 골목을 지나가는 길에 불러 세워서는 가격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묻는 분들도 있었다. 다들 연배가 적지 않으신 분들이었다. 젊은 시절 꿈꾸었던 모험에 대한 갈망, 그리고 그 시절 ‘찦차’에게 품었던 동경이 이들의 시선을 랭글러에게 집중되도록 만드는 듯하다.






랭글러 루비콘 5도어 모델의 전장X전폭X전고는 4,750X1,880X1,840으로 사이즈가 큰 편이다. 거대한 휀더와 전방으로 크게 돌출된 범퍼가 이러한 수치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랭글러의 익스테리어에는 차체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각종 힌지들과 볼트들, 그리고 잠금 장치가돌출된 본넷 등, 일반적인 승용차의 기준에서는 용인하기 힘든 온갖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심지어 라디오 안테나는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데다, 고정식이다. 드높은 최저 지상고 때문에 승하차가 다소 불편하다. 특히 뒷좌석은 도어의 사이즈마저 작고 진입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좁기 때문에 승하차가 더욱 불편하다.




간혹 랭글러의 이러한 부분들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랭글러에게 일반적인 승용차의 잣대를 들이 미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곡해라고 생각된다. 랭글러는 처음부터 가족을 위한 유들유들한 패밀리카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차가 아니다. 거친 오프로드 환경에서의 신뢰성, 정비의 단순함, 험로의 주파 능력을 우선시하여 만들어진 차다. 랭글러의 투박한 면면은 기자가 판단하기에 험악한 환경에서 최대한 쉽고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로 보인다.





지프 랭글러는 모노코크 섀시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들이 시장을 장악한 현실에서 바디-온-프레임(Body-on-Frame) 구조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튼튼하고 보수가 용이하며 신뢰성 높은 구조 설계는 정통 오프로더가 갖추어야 할 미덕에 충실하다. 높은 최저 지상고와 극단적으로 짧은 전후륜 오버행을 통해 접근각과 이탈각을 최대한 확보한 모습이 과연 정통 오프로더다운 모습이다. 순정 사양으로 장착되는 휠과 타이어는 17인치 규격의 미네랄 그레이 알로이 휠에 245/75 R17 규격에 올-터레인(All-Terrain) 등급의 굿이어 랭글러 제품이다.





INTERIOR


랭글러의 인테리어는 그 외모만큼이나 터프하고 단순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실내의 구성품들 중에서는 동사의 엔트리급 SUV인 컴패스와 공통으로 사용하는 부품들도 보인다. 내장재는 몇몇 디테일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오염에 강한 수지 재질로 마감되어 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휴대전화나 자잘한 물건들을 올려두기 좋은 선반이 마련되어 있다. 파워 윈도우 스위치는 센터 페시아에 몰려 있다. 플로어 카펫은 손쉽게 탈거가 가능하며 플로어 구석구석에 물을 배출하기 위한 배수 플러그가 마련되어 있어, 물청소까지 가능한 구조다. 실내 공간은 큰 사이즈에 비해 전반적으로 넉넉한 편은 아니다.





스티어링 휠은 동사의 컴패스와 공용으로 사용하는 품목이다.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고, 오디오/핸즈프리 컨트롤러 및 크루즈 컨트롤 패널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컴패스와 동일하다. 직경은 크고 림은 굵직하여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할 듯하다. 하지만 조향 체계 자체는 다르다. 랭글러의 조향 체계는 고전적인 ‘리서큘레이팅 볼’ 방식의 스티어링 기어를 채용하고 있다. 록-투-록이 3회전을 넘는 스티어링 기어는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 오프로드 주행에서 도움을 준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역시 컴패스가 사용하는 유닛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깔끔한 폰트를 가지고 있지만 사이즈가 작은 점은 아쉬운 부분. 2014년식 모델들부터는 디스플레이 기능에 별도의 디지털 스피도미터가 추가되었다.



랭글러 루비콘 모델에 사용되는 6.5인치 디스플레이의 U-커넥트 시스템은 음성 인식 기능 및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지원하는 점은 컴패스과 상동하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장착이 보편화된 현재의 시점에서 내비게이션 기능이 사하라 모델에게만 제공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오디오는 7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전반적으로 선명하면서도 고른 음색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시트는 빳빳한 감촉의 Sedosa/Rivet 구성의 직물시트가 제공된다. 방수 기능이 있으며 진흙이나 흙먼지로 인한 오염에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시트의 착석감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편이다. 열선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며 시트의 조정은 모두 수동으로 이루어진다.




뒷좌석 시트 역시 같은 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앞좌석보다 착석감이 딱딱하게 느껴진다. 뒷좌석의 공간은 아쉽게도 그리 넓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백레스트의 각도도 크게 곧추선 편이라 편안하게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키 175cm의 성인이 탑승했을 때 탑승객이 부족한 공간 때문에 이따금씩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부족한 레그룸에서 기인한 듯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랭글러는 처음부터 패밀리카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차는 아니다. 랭글러 5도어 모델의 뒷좌석은 쿠페의 뒷좌석처럼 임시 방편으로 이용하기에 적당한 정도라고 생각하는 게 옳다고 본다.



랭글러의 하드톱은 비교적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다. 앞좌석에 위치한 두 조각으로 이루어진 하드톱은 맨손으로 쉽게 탈착할 수 있으며 뒷좌석부터 트렁크 공간으로 이어지는 하드톱 모듈은 규격에 맞는 수공구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탈착이 가능하다. 이 하드톱 모듈에는 리어 글라스와 리어 와이퍼 모듈이 함께 붙어 있기 때문에 리어 와이퍼 모듈에 연결되는 케이블까지 분리해 줘야 한다. 트렁크 바닥 하부에는 하드톱을 탈거할 때 나오는 볼트를 보관하기 위한 홀더가 마련되어 있다. 별매품으로 프레임에 직접 설치 가능한 소프트톱이 마련되어 있는 점도 참고할 것.



전방의 하드톱만 탈거해 줘도 충분한 개방감의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규격에 맞는 수공구만 있으면 도어도 모두 탈착이 가능하고 윈드실드 또한 전방으로 눕힐 수도 있다. 잔손이 제법 가기는 하지만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은 랭글러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랭글러의 트렁크 공간으로 접근하려면 먼저 도어를 열고 리어 글라스를 위로 젖혀 열어주어야 한다. 탈착식 하드톱에 리어 글라스 모듈이 붙어 있기 때문. 리어 글라스가 도어를 통해 최종적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항상 리어 글라스를 먼저 닫아 줘야 한다.



트렁크 공간은 리어시트를 접었을 때 2320리터까지 나온다. 바닥의 높이가 의외로 낮아서 짐을 싣고 부리기에 좋은 편이다. 6:4 비율로 접히는 리어 시트를 활용하면 좀 더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다.





POWERTRAIN


랭글러 루비콘 5도어 모델에는 2.8리터 디젤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 구성이다. 2.8리터 디젤 엔진은 200마력/3600rpm의 최고출력과 46.9kg.m/1600~26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이탈리아의 엔진 메이커인 VM모토리에서 공급하는 엔진으로 국내에는 랭글러 스포츠 모델을 제외한 모든 랭글러 모델들이 이 엔진을 채용하고 있다. 변속기는 2011년부터 채용되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자동 5단 오토쉬프트 변속기다.





NVH & RIDE COMFORT


고전적인 스타일의 시동키를 홀에 꽂아 넣고 시동을 걸자, 우렁찬 시동음이 터져 나온다. 아이들링이 안정되고 난 이후의 소음 수준은 승용형 SUV의 기준에서는 다소 큰 편이지만 1톤급 상용차들의 엔진 노이즈 유입에 비하면 정숙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주행 중의 소음은 다소 큰 축에 든다.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량이 많고 공기역학과는 거리가 먼 형상 때문에 풍절음 또한 크게 유입된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잔진동은 억제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탄탄한 세팅의 서스펜션 덕에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보여준다.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한다기 보다는 ‘버텨내는’ 느낌에 더 가깝다. 도로가 엉망인 곳에서는 충격이 다소 크게 들어오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신경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보디-온-프레임 구조를 사용하는 만큼, 노면 상태에 따라 차체가 떨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3세대에 들어 5도어 모델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승용으로써의 운행 환경 또한 진지하게 고려한 듯하다. 때문에 소음 부분을 제외하면 장거리 운행에서도 운전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




ONROAD


0-100km/h 가속 시간은 평균적으로 12초에 조금 못 미치는 기록을 보인다. 공차중량만 2,175kg에 이르는 무거운 체중을 감안하더라도 수치 상으로는 좋은 순발력이라 말하기에는 부족한 듯하다. 그러나 체감되는 느낌은 또 다르다. 2.8리터 디젤엔진에서 터져 나오는 토크감이 꽤나 끈덕지게 차를 밀어주기 때문이다. 토크 밴드가 끝나는 구간인 2,600rpm 이후로 가서도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적다. 출력이 알맞은 타이밍에 개입해 오는 듯하다. 넘치는 출력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랭글러의 가속 페달은 처음 운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반응 자체가 승용차들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승용차의 가속페달을 조작하듯이 랭글러의 가속페달을 조작하면 의도한 만큼 가속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느껴질 여지가 있다. 기자는 랭글러의 이러한 반응이 의도적인 세팅으로 보인다. 저속토크가 큰 디젤엔진의 특성 때문에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상황에서 토크를 조절하기 용이하게 한 듯하다. 가속 페달이 작동하는 범위 자체도 큰 편이고 조작감도 제법 무거운 편이다. 일반적인 승용차들보다 한참 더 밟아 줘야 비로소 제 힘이 나온다.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랭글러 루비콘은 온로드에서의 몸놀림 또한 의외로 나쁘지 않다. 든든한 섀시와 탄탄한 서스펜션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1.8미터가 넘는 높은 차체와 2톤을 사뿐히 넘는 중량 때문에 고속으로 코너를 돌파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노면을 붙드는 솜씨는 예사 수준이 아니다. 물론 여기에는 랭글러에 탑재된 ERM(전복방지 시스템)과 ECS(차체 자세 제어장치)등의 전자장비들의 도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한 하체가 이런 감각을 만들어 주는 듯하다.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부분도 만족스럽다. 초장부터 확 잡아주기보다는 조작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동력이 상승하는 구조이기에 고속에서의 급제동에서도 차체가 안정감을 잘 잃지 않는다. 승용차들처럼 빠르거나 영민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SUV로서는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는 충분히 갖춰진 느낌이다.




OFFROAD


기자가 SUV를 시승할 때마다 항상 언급하는 것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이 차를 가지고 대자연에 뛰어들 수 있겠느냐”에 관한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랭글러 루비콘이라면 가능하다”다. 랭글러, 그 중에서도 루비콘은 바로 그러한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차다. 에어 인테이크는 상향 배치되어 있고 전자 장비와 차체에는 추가적으로 보호 처리가 되어 있다. 이를 통해 이론 상 최대 50cm 깊이의 강을 도하할 수 있다.




오프로드는 랭글러 루비콘의 진가를 톡톡히 발휘할 수 있는 무대이다. 시골의 진창길과 임도, 자갈밭을 두루 돌면서 경험한 랭글러 루비콘의 오프로드 성능은 가히 인상적이라 할 만하다. 저속 기어를 갖춘 기계식 파트타임 4륜구동 시스템인 록 트랙(Rock-Trac)을 가진 랭글러 루비콘은 인상적인 험로 주파 능력과 기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 그리고 신뢰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랭글러 루비콘의 저속 기어는 타이어의 그립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엔진이 가진 견인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또한 내리막에 접어 들었을 때, 그립이 현저히 떨어지는 오프로드의 노면에서 엔진브레이크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해낸다.




랭글러가 가진 높은 접근각과 이탈각은 오프로드를 헤쳐 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고저차가 크고 돌 투성이인 임도에서 딱히 걸리는 구석 없이 잘 빠져 나간다. 광활한 휠 하우징 역시 이러한 노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전/후륜 공히 멀티링크 방식에 모노 튜브 타입의 조절식 쇽 업소버를 갖춘 서스펜션의 능력도 발군이다. 큰 충격에도 잘 버텨주며 서로 독립된 구조로 움직이는 서스펜션 덕에 험로, 특히 돌이 많은 임도에서 인상 깊은 적응력을 보여준다. 5도어 모델의 최저 지상고로도 충분한 능력을 선보이지만 숏-휠베이스의 3도어 모델이라면 더욱 기민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하다.




운행 중에 고저차 때문에 바퀴가 뜨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때 스웨이-바 분리 장치를 통해 바퀴를 내리거나 트루-록(Tru-Lok) 차동기어 잠금 기능을 활용하여 아찔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다른 기계장치들과는 달리 이 기능들은 전자식으로 작동한다.





랭글러 루비콘의 오프로드 주파력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순정 사양으로 장착되는 올-터레인 등급의 타이어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양쪽에서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좀 더 험준한 지형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머드 타이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거운 중량 때문에 의외로 다루기가 쉬운 편은 아니라는 것 또한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IN DAILY LIFE


랭글러 루비콘은 일상적인 운전 환경에서도 딱히 큰 부담감 없이 운전할 수 있다. 높은 지상고와히프 포인트, 넉넉한 사이즈의 도어 미러 덕에 시야가 넓어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차의 사이즈에 적응할 수 있었다.



연비는 2.8리터 디젤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임을 감안해도 썩 만족스럽진 못했다. 트립 컴퓨터 상으로 도심에서는 평균적으로 7km/l 초반 대의 연비를 보였고 고속도로에서는 10km/l 후반 대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PRICE


지프 랭글러는 루비콘 언리미티드 3도어, 루비콘 언리미티드 5도어, 스포츠 3도어, 사하라 5도어의 총 4가지의 트림으로 운영된다. 시승차인 루비콘 언리미티드 5도어의 VAT 포함 가격은 5,140만원이다. 나머지 모델들의 가격은 루비콘 언리미티드 3도어가 4,940만원, 스포츠 3도어가 4,040만원, 사하라 5도어가 5,44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나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 등 유럽 브랜드들도 정통 오프로더를 표방하는 모델들이 존재하지만, 하나같이 랭글러보다 한참 높은 가격대에 포진해 있다. 가격적인 부분에서는 랭글러가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인다. 대신 상기한 모델들은 승용으로써의 이용에 크게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견지해 둘 필요가 있다.





VERDICT


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지프의 전통을 그대로 담아낸 개성적인 스타일, 기계적이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주행 질감과 우수한 험로 주파 능력이 돋보이는 정통 오프로더다. 개성적인 스타일은 도심에서도, 자연에서도 그 존재감이 뚜렷하다. 기계적인 맛이 느껴지는 주행 질감과 신뢰감은 꽤나 각별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시승차를 돌려 보낸 지금도 길에서 문득 스쳐 지나가는 랭글러를 보고 있으면 당장에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생겨난다. 물론, 어디까지나 ‘혼자서’ 말이다. 랭글러와의 여행은 가족과 함께하기 보다는 오너 혼자서 차와 함께 교감하는 것을 즐기는 편을 권한다. 승용차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랭글러의 투박한 만듦새와 의외로 좁은 실내, 그리고 주행 중의 소음에 대해 불만부터 표하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랭글러를 가진 자에게 있어서 그런 것들은 그저 사소한 문제에 불과할 뿐이다. 랭글러를 원한다면 차가 가진 특성과 캐릭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벗어나 랭글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랭글러는 일탈과 자유, 낭만과 모험을 갈망하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루비콘 중고차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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