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젠틀해진 미니, 뉴 미니 쿠퍼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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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젠틀해진 미니, 뉴 미니 쿠퍼S 시승기
  • 김재민
  • 승인 2014.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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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파주 출판도시의 새로운 미니의 데뷔 무대가 열렸다. 3세대 모델로 거듭난 미니는 엔진 라인업부터 시작해서 모든 부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 새로운 미니의 등장은 마술사 이은결氏의 역동적인 무대와 함께하여 인상 깊은 데뷔 무대를 만들어 내었다. BMW 그룹 코리아의 김효준 대표는 새로운 미니를 소개하며 “새로운 미니는 프리미엄 해치백의 새로운 기준”이라며 “프리미엄 소형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라 자신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도 함께 이루어져, 새로워진 미니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시승한 차는 미니 쿠퍼S 모델이었다.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컬러의 미니 쿠퍼 S는 한층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자태로 기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치수씩 더 커진 사이즈와 공격적으로 다듬은 익스테리어는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S모델은 일반 모델과 대조되는 여러 화려한 디테일들이 적용되어 더욱 멋스럽게 느껴진다.





도어를 열고 차에 오르자, 이전의 미니들이 보여주었던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품질감의 인테리어가 운전자를 반겼다. 물론 선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미니의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살아있다. 여기에 좀 더 나은 질감의 소재를 대폭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조립품질 또한 이전 세대의 미니들보다 한층 나아진 느낌이다.




스피도미터와 타코미터 등의 계기류가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이사를 온 덕에, 중앙의 동그란 유닛은 전적으로 디스플레이로써 활용된다. 이 디스플레이 유닛을 통해 내비게이션, 차량 정보, 설정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센터 토글 스위치들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맡은 임무들이 바뀌었다. 도어에 새로이 윈도우 버튼들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버튼들의 중앙에는 미니의 심장을 깨울 시동 스위치가 자리잡고 있다.


체감 상의 실내 공간 또한 소폭 증가했다. 그렇지만 뒷좌석에 승객을 태우기에는 부족한 공간이기는 하다. 트렁크 룸은 용량이 211리터로 증량되어 패션카로서는 비교적 실용적인 수준까지 도달했다. 리어 시트를 폴딩하면 공간을 좀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중앙의 토글 스위치를 눌러 시동을 걸자, 경쾌한 사운드와 함께 시동이 걸려온다. 그런데 뭔가가 제법 사라진 느낌이 든다. 그것은 바로 소음과 잔진동이었다. 아이들링 시의 정숙성이 상당히 향상된 것이다. 주행 중의 정숙성 또한 꽤나 향상되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정숙성뿐만 아니라, 승차감 또한 훨씬 마일드한 느낌을 준다. 노면의 충격을 여전히 전달해주기는 하지만 이전만큼 신경질적으로 운전자를 두들겨대지는 않는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니는 데일리카로 선뜻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느껴졌으나 이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본격적인 승용 모델들과 일대일로 비교하기에는 다소간의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이전 세대의 미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졌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대체로 궁합이 잘 이루어진 듯 하다. 엔진의 출력을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느낌이 든다. 속도계의 바늘은 7초도 안 되는 시간에 0-100km/h까지 치고 올라온다. 2.0리터 엔진에서 나오는 사운드 또한 꽤나 자극적이어서 자꾸만 차를 가지고 놀고 싶게 만든다. 여기다 터보의 압력이 빠질 때 마다 간간히 들려 오는 블로우 오프 밸브의 소리 또한 미니 쿠퍼S의 운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S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패들 시프트가 빠진 점은 좀 아쉽다. 자동변속기 탑재 모델, 게다가 그것이 적어도 ‘S’라면 차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 듯하다.


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대로, 미니는 코너에서 차를 이리저리 휘두를 때에 그 짜릿한 매력을 발휘한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이 자아내는 감각이 예사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이전의 통통 튀는 감각은 꽤나 억제된 느낌이다. 여전히 탄탄한 느낌이지만 이전에 비해 제법 느슨해진 서스펜션이 원인인 듯하다. 물론 특유의 경쾌한 코너링 감각이 어느 정도 살아있긴 하다. 그러나 선대에서 느낄 수 있었던 ‘한 성깔 하던’ 그 감각이 반감된 느낌이 든다. ‘딜레이’를 모르는 듯한 빠릿빠릿한 반응, 작은 차체에서 나오는 불안감과 경쾌함이 뒤섞여서 연주되는 하드코어 락과 같았던 그 감각이 새로운 미니에서는 다소 희석된 느낌이다.


시승차인 쿠퍼S의 공인 연비는 13.7km/l. 도심 연비는 12km/l이고 고속도로 연비는 16.6km/l로 명기되어 있다. 차를 격하게 몰아 붙일 때에는 9km/l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페이스를 느긋하게 가져가며 규정속도에 맞춰 운행하니, 트립 컴퓨터 상의 연비는 공인연비에 비교적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VAT포함 가격은 쿠퍼 2,990만원, 쿠퍼 하이 트림 3,720만원, 쿠퍼 S가 4,240만원이다. 디젤 모델의 가격은 쿠퍼D 3,240만원, 쿠퍼D 하이 트림 3,870만원이다. 오는 7월 발효되는 한-EU FTA의 관세 인하분을 선적용한 가격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만난 새로운 미니는 기존 모델들보다 상품성 면에서 확실하게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특히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미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고민으로 작용했던 부분들에 대해 개선이 이루어졌다. 특히 승차감과 정숙성의 향상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미니가 가지고 있던 특유의 맛이 다소 희석 되어 버리는 바람에 다소 심심한 뒷맛이 남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확실히 기존의 미니들보다는 성질이 꽤나 죽었고 더욱 관대해졌다.


관대해진 미니는 기존의 모델들 보다 좀 더 접근하기 쉬워졌고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미니의 하드코어한 감각이야말로 미니의 진정한 개성이자 매력이라 생각했던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그 하드코어한 면 때문에 미니를 선뜻 고르기 어려워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미니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미니 중고차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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