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하이브리드 -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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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한 하이브리드 -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6.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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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캠리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토요타의 대표 중형세단이다. 현재의 캠리는 9세대 모델. 작년에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에서 선정한 ´2013 한국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기본기를 포함한 내실이 튼튼한 자동차 캠리. 그 중에서도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캠리의 외모에서는 과거에도 현재도 무난한 인상을 받게 된다. 캠리의 얼굴은 7세대 이후부터 약간의 날렵한 분위기를 가미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무난하면서도 충분히 현대적인 색채가 묻어 있다. 그 만큼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적게 갈린다. 현재의 디자인은 직선적인 요소들이 주가 되지만 딱히 모난 구석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실내 또한 마찬가지다. 복잡한 구석 없이 깔끔하고 명료하게 만들어져 있다. 불필요하게 호사스런 구석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부는 콘솔 게임기의 조이스틱을 닮았다. 큼직큼직한 버튼들 덕에 조작이 수월하다. 조작 편의성 면에서는 비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우겨 넣는 식의 배치를 하는 경우보다 낫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그다지 조잡해 보이지 않는다.




실내에 들어서면 여러 요소들에서 마치 예전부터 이 차를 탔었던 듯한 친숙한 분위기가 운전자를 반긴다. 기능 버튼들은 하나같이 큼직하며 폰트도 큰 편이라 시인성은 물론, 조작 편의성도 우수하다. 중앙의 7인치 모니터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렉서스에서 볼 수 있는 형태와 유사한 느낌의 UI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감압식 터치 스크린의 반응 속도가 다소 느린 감이 있다. 또한 UI의 디자인은 현재의 경향에 맞게 개선이 필요할 듯 하다.




캠리의 시트는 안락한 착석감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착좌부는 스웨이드로, 나머지 부분은 무난한 질감의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앞좌석은 양쪽 모두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은 요추받침 포함 10-Way, 조수석은 4-Way의 전동조절 기능이 적용된다. 하지만 시트 포지션은 다소 높은 느낌이 든다.



뒷좌석의 착좌감은 앞좌석 못지 않으며, 등받이의 각도도 약간 누운 편이다. 뒷좌석의 공간 역시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다. 레그룸, 숄더룸, 헤드룸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모자람 없이 넉넉하다. 또한 평면에 가깝게 낮은 센터터널이 인상적이다. 캠리의 넉넉한 실내 공간은 가족용 세단의 정석에 한없이 가깝다.




일반적인 가솔린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캠리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캠리 하이브리드는 트렁크 내부에 배터리 유닛이 자리하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하지만 공간 자체는 크게 부족하지 않다. 또한 우측 뒷좌석을 접어서 스키쓰루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토요타의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구동계로 이루어져 있다. 2.5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158마력/5700rpm의 최고출력과 21.6kg.m/45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전기 모터는 143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최대출력은 203마력, 최대토크는 28.4kg.m이다. 이는 렉서스의 ES300h의 파워트레인과 같은 것이다.



토요타는 86과 같은 몇몇 모델들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높은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캠리는 아발론과 함께 토요타의 정숙성이 제대로 드러나는 모델이다. 캠리 하이브리드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저속에서 전기모터로 구동되고 있을 때, 실내는 정적 수준의 고요함이 감돈다. 중속 이상으로 속도가 올라가거나 가속 페달의 조작량을 늘리면 엔진이 구동되기 시작하는데, 이 때에도 다른 중형 세단들에 비하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보여준다. 엔진의 구동 중에도 진동과 소음의 실내 유입이 현저히 적은 편이다.



승차감은 한없이 부드럽다. 운전자에게 사소한 불쾌감을 안겨주는 일이 적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그렇지만 마냥 부드럽기만 하면 큰 요철을 지났을 때, 차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있다. 하지만 캠리는 그렇지 않다. 요철을 넘어갈 때 차가 보여주는 거동은 안정감이 있어, 좀체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고속도로 상에서도 마찬가지라서,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의 안정감을 지니고 있다.


ECO 모드를 해제하고 달리기 시작하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가뿐한 발놀림으로 노면을 박차고 나아간다. 0-100km/h 가속시간은 제원 상 7.8초. 시승하며 테스트해 보니 평균 7초 후반의 기록을 나왔다. 강한 토크와 CVT변속기의 특성이 맞물려, 시원스런 가속감을 맛볼 수 있다. 고속 영역에서도 힘이 빠지는 일 없이, 착실하게 속도를 올려나갈 수 있다. 하지만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르고, 반응이 늦으며, 좌우에서 롤링이 크게 느껴진다. 일상을 위한 가족용 세단의 성격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쭉 뻗은 직선 주로에서의 고속주행이나 와인딩 로드에서의 현란한 달리기는 캠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도심에서, 혹은 교외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운행에 더 잘 어울린다.


연비에 대한 부분은 굳이 긴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캠리를 시승하며 총 400여 km를 운행했다. 주행 후 연료 게이지 상에 남은 연료는 아직도 절반 이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공인연비는 도심 17.1km/l, 고속도로 15.7km/l, 복합 16.4km/l이다. 시승하며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평균 연비는 복합(도심 40%, 고속도로 60%) 16.0km/l 정도로 나타났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230만원이다. 가격은 다소 높은 듯 하다. 비슷한 급의 유럽산 디젤 세단을 충분히 노려봄직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젤엔진의 소음이나 진동, 출력 특성 등을 선호하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캠리 하이브리드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재 판매중인 수입 하이브리드 세단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가족을 위한 하이브리드 세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난한 외모와 넉넉한 실내 공간, 우수한 정숙성과 연비 등의 요소를 한 대의 차에 그대로 담아 냈기 때문이다. 운전자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동승자에게는 모든 면에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연료소비가 적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은, 가계부 상에서 유류비의 압박을 크게 덜어낼 수도 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가족용 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운전자에게 매력적인 답안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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