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주목할 만한 신인, 닛산 캐시카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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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주목할 만한 신인, 닛산 캐시카이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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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1일, 닛산의 디젤 SUV인 `캐시카이`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디젤 SUV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는 한국 시장의 경향이 그대로 반영된 모델인 캐시카이는 이미 사전계약 물량 600대를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



한국 닛산은 2014년 11월 13일, 브랜드 최초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SUV인 캐시카이를 미디어에 공개하며 대대적인 시승 행사를 벌였다. 지난 6월에 열렸던 부산 국제모터쇼에서도 아시아권 최초로 얼굴을 비춘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아왔던 캐시카이를 직접 만나 보았다.





한국에 소개된 캐시카이는 지난 1월에 열린 2014 벨기에 브뤼셀 모터쇼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2세대 모델이다.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같은 닛산의 차세대 패밀리룩이 반영된 익스테리어는 향후 닛산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을 알 수 있게 한다. 닛산 디자인 유럽(Nissan Design Europe) 스튜디오 에서 빚어낸 캐시카이의 스타일은 지극히 승용 감각의 크로스오버 SUV다운 면모에 충실한 모습이다. 매끈하고 정돈된 모습에서 다분히 유럽 시장을 의식한 모델이라는 것이 엿보인다.




초대 캐시카이는 동사의 크로스오버 SUV인 로그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모델이었으나, 2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지금은 로그는 물론, 3세대 엑스트레일(X-Trail)과 거의 같은 차종으로 통합을 이루게 된다. 캐시카이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플랫폼은 르노의 신형 에스파스와 공유하고 있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CMF 플랫폼이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4,380 X 1,805 X 1,590mm 이고 휠베이스는 2,645mm이다. 시승차는 사양으로, 휠은 17인치 휠과 215/60 R17 규격의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다. VAT포함 가격은 3,390만원.



실내는 현대적인 외모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직선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는 각종 기능들의 쓰기 편한 배치는 물론, 가족용 자동차로서 필요한 구성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 통유리로 된 글라스 루프는 뒷좌석 승객에게 시원스런 개방감을 제공한다.




앞좌석은 탄탄한 질감으로 제작되어 있으며, 운전석에 한해, 6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수동 레버식 요추받침을 내장하고 있으며, 2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가죽과 직물을 혼용하고 있지만 착좌감 자체는 무난한 편이다. 뒷좌석은 가족용 SUV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갖췄으며,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도 비교적 쾌적하게 승차할 수 있다. 널찍하게 배려된 머리와 어깨 공간이 인상적. 다리 공간 역시 충분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트렁크의 기본 용량은 430리터. 트렁크룸 바닥 아래에는 추가적인 공간을 더 확보하였는데, 특이하게도, 2개의 분리된 플로어 매트를 구비하고 있다.




캐시카이는 최고출력 131ps/4,000rpm, 최대토크 32.6kg.m/1,750rpm의 성능을 내는 1.6리터 디젤 엔진과 7단의 수동 모드를 지원하는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 변속기를 탑재했다. 캐시카이의 1.6리터 디젤 엔진은 전략적 파트너인 르노의 손에서 태어난 1.6리터 dCi 디젤 엔진인데, 수치 상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제원 상으로 동급 최고의 성능이며, 2.0리터급 디젤 엔진에 좀 더 가까운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다. 변속기는 닛산의 엑스트로닉(Xtronic CVT) CVT를 사용한다. 엑스트로닉 CVT는 이미 가솔린 3.5리터 V6엔진의 출력과 토크도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진 상태며, 강력한 토크의 디젤엔진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시카이의 정숙성은 디젤 엔진을 채용한 SUV로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 대다수의 유럽산 SUV와 경쟁해도 그다지 부족한 부분이 없으며, 비교적 매끄러운 회전 질감의 엔진과 CVT 변속기 덕에, 진동도 적어, 주행 감각도 쾌적한 편에 속한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의 억제도 충분히 이루어진 편이다. 승차감에서는 유럽 스타일의 탄탄한 질감이 느껴지며, 탄탄하면서도 융통성이 있는 편이기에,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도 딱히 불편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우수한 편이다.



곧게 뻗은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차를 다그치자, 경쾌한 반응과 함께 가속이 시작된다. 변속비를 연쇄적으로 조절하는 CVT의 특성 상, 일정한 회전 수를 유지하며 차근차근 가속해나간다. 배기량에 비해 고속 영역에 돌입하는 시간이 체감 상으로 짧게 느껴진다. CVT의 체결감도 양호한 편이며, 저회전에서 높은 토크를 내는 디젤엔진과 수준급의 궁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수동 변속 모드에서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의 수동 모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감각을 선보인다.



한국 닛산에서 특히 강조한 캐시카이의 신기술 중 하나는 캐시카이는 온로드 주행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3가지 전자 장비가 조합된 `섀시 컨트롤(Chassis Control)` 시스템이 탑재된다. 닛산 모델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Active Trace Control)`은 코너 주행 시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한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Active Engine Brake)`는 섬세하게 엔진 브레이크를 가함으로써 코너링을 돕는 기술이다.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Active Ride Control)`은 굴곡이 심한 노면에서 가벼운 제동을 가해 차체 흔들림을 억제함으로써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시승한 코스는 경기도 파주 일대의 국도와 지방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굴곡이 많고 고저차가큰 편인 시승 코스에서 닛산이 자신있게 강조하는 섀시 컨트롤 기능이 어떻게 개입하고 작동하는 지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캐시카이의 섀시 컨트롤은 과속방지턱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나고 난 직후에 나타나는 차체의 불필요한 흔들림을 억제하기 위해 수시로 각각의 구동륜에 제동을 걸며 자세를 바로 잡는다.


이 섀시 컨트롤 시스템 덕에, 캐시카이는 지방도 구간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중고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파해 나간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곡률을 가진 지방도에서도 알찬 능력을 유감 없이 드러내었다. 와인딩 로드에서의 로드 홀딩 능력은 승용 세단에 준하는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 이는 든든한 느낌을 주는 차체와 유럽풍의 탄탄한 섀시를 갖춘 데다, 섀시 컨트롤 시스템이 궁합을 이룬 결과로 보인다. 다소 묵직한 감각의 전자식 스티어링 휠은 코너의 굴곡을 향해 감아 돌릴 때마다 충분한 답력과 SUV로서는 정직한 편에 속하는 반응이 돋보인다. 이러한 성능을 뒷받침하는 제동력 역시, 만족스런 수준으로 이루어져, 안전성과 함께 만족감을 더해준다.


시승을 하며,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거친 주행이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캐시카이의 연비는 11km/l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또한 경제 운행을 위주로 한 참가자들 중에서는 평균 연비가 20km/l를 넘은 참가자도 심심찮게 등장했을 정도다. 이 정도면 유럽의 디젤 SUV와 정면으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델 다운 연비라 할 수 있다.


캐시카이는 한국의 수입차 시장에서 무서운 신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도심형 SUV의본분에 충실한 디자인과 공간 구성은 물론, 경제성을 본위에 둔 디젤 CVT 파워트레인과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한 여기에 유럽산 SUV에서 느낄 수 있는 똘똘한 주행감각까지 갖췄다. 캐시카이는 이러한 구성을 같은 체급의 유럽산 SUV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담아 냈다. 평균적으로 3천만원 초반대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고급 사양의 동급 국산 SUV와도 제한적인 경쟁이 가능할 정도다.



특히, 디젤 엔진을 갖추지 못한 일본 브랜드들이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한국닛산의 적극적인 디젤 모델 도입은 한국닛산의 40% 성장을 일궈낸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닛산은 캐시카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 2의 전성기를 향해 내달리려 하고 있다. 알찬 상품성과 합리적 가격으로 무장한 닛산 캐시카이가 한국 시장에 어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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