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안락하게 - 링컨 MKC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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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안락하게 - 링컨 MKC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1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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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부산 모터쇼에서 등장을 예고했던 MKC가 지난 9월 출시되었다. 링컨 브랜드 최초의 컴팩트 SUV인 MKC는 최근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링컨 브랜드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MKZ를 통해 선보인 링컨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들과 기능 구성을 안고 태어난 MKC를 시승했다.



MKC의 외모는 프리미엄 SUV임을 내세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탄탄하고 정돈이 잘 된 인상을 준다. MKZ을 통해 나타난, 전반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색채를 가진 링컨의 디자인 경향을 그대로 녹여내면서도 강렬한 디자인 요소들이 서로 보기 좋은 균형감을 이루고 있다.





링컨 MKC의 얼굴은 (사실 상의)기함인 MKS가 먼저 시도하여 MKZ에서도 이어지며 향후 링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될 날개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날개형 그릴에 녹아 들어간 헤드램프로 완성된 눈매는 MKS나 MKZ에 비해 훨씬 정돈되고 단정한 감각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범퍼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 역시, 전체적인 인상과 자연스러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MKZ이 먼저 선보인 가로 일체형 테일램프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그 아래에 자리한 듀얼 머플러는 스포티한 느낌을 살려준다.





링컨 MKC의 전장 X 전폭 X 전고는 각각 4,551 X 1,864 X 1,656mm이다. 휠은 19인치, 타이어는 245/45 R19 규격의 미쉐린 라티튜드 투어 HP를 사용한다.



MKC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씨가 재직중인 링컨 디자인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MKC의 인테리어는 향후 링컨 브랜드가 인테리어에서 취하게 될 디자인 방향을 한 눈에 보여준다. 버튼식 변속 시스템,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과 양질의 재료로 마감된 인테리어는 프리미엄 소형 SUV가 갖춰야 할 구성임에 틀림 없다. 목재의 질감이 살아 있는 우드패널은 물론, 딥소프트 가죽도 양질의 질감을 보여준다. 딥소프트 가죽은 인체에 유해한 크롬 성분을 배제하기 위해 부조 세공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급 가죽으로 이루어 지며, 16시간 가량의 연화작업을 거쳐 제작된다고 한다.



3스포크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은 볼스도프 사의 고급 제품으로 마무리되어 있다고 한다. 부드러운 질감과 편안한 그립감이 인상적인 스티어링 휠에는 22개에 달하는 버튼들이 자리하고 있다. 계기판의 인터페이스를 조작하기 위한 버튼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핸즈프리, 오디오 등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들이다. 조작 편의성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계기판은 좌측의 회전계와 우측의 속도계가 위치해 있고, 내부에는 모두 LCD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져 있다.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조정이 가능한 부분은 회전계 내부와 중앙의 디스플레이로, 좌측은 트립컴퓨터, 연비 체크, 운전 보조장치 설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중앙의 디스플레이로는 멀티미디어, 나침반, 전화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MKZ에서도 선보였던 변속 버튼들과 포드 SYNC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다. SYNC 시스템의 조작성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처리 속도는 늦은 편이고, 한글화가 지원 되지 않는 점이 소소한 아쉬움을 남긴다.






앞좌석의 질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등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받쳐주는 착좌감이 일품이다. 앞좌석은 각각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원하며, 요추받침을 포함한 전동조절 기능도 지원한다. 뒷좌석 역시 앞좌석과 대등한 수준의 부드러운 착석감을 제공한다. 등받이의 각도를 소폭 조정할 수 있으며, 2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실내 공간은 머리, 어깨, 다리 공간 모두, 충분한 수준으로 확보되어 있다. 또한, 시원한 개방감의 파노라마 썬루프를 채용했다. 트렁크용량은 712리터의 공간을 제공하며,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505리터까지 공간이 늘어난다. 트렁크룸 하부에도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링컨 MKC는 포드의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을 사용한다. 최대출력 240마력과 37.3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이 엔진은 링컨 MKZ과 포드 퓨전, 이스케이프 등의 여러 모델에 두루 사용되는 엔진이다. 변속기는 셀렉트시프트 자동 6단변속기가 사용된다.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복합 9.0km/l, 도심 7.8km/l, 고속도로 11.0km/l이다.



MKC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동급 SUV들과 비교하면,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SUV에게서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준. 다만 회전 질감은 다소 거친 편이다. 파워트레인에서 올라오는 잔잔한 진동이 다소 느껴진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저속으로 운행 중일 때에는 이따금씩 그르렁거리는 듯한 소리가 귓전을 스치기도 한다는 점. 운전자에 따라, 이러한 느낌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단순히 소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승차감에서는 부드럽다 못해 말랑말랑한 느낌마저 받는다. 부드럽게 세팅된 하체 덕분에, 노면의 크고 작은 요철을 부드럽게 통과하며, 도심이나 노면 상태가 엉망인 곳을 유연하게 타고 넘어간다. 가벼운 조작감의 스티어링 휠과 맞물려, 도심 주행에서 상급의 운행 편의성을 제공한다. 포드 토러스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사각지대용 미러는 물론,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장비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운행 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그러나 고속 주행 중의 안정성에서는 가벼운 스티어링 휠과 부드러운 하체 때문에 다소 손해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보니 그르렁거리던 엔진이 돌연 우렁찬 소리를 내뿜기 시작한다. 독특한 사운드와 박력있는 질감을 지닌 포드의 2.0 에코부스트 엔진은 SUV인 MKC를 경쾌하게 밀어붙이며 속도계의 바늘을 차근차근 올려나간다. 50km/h를 넘어서 2단으로 넘어가고, 80km/h를 넘긴 시점에서 3단을 지나며 100km/h를 돌파한다. 가속감은 체급을 감안하면, 꽤나 경쾌한 편이다. 하지만 셀렉트 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의 변속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기운찬 엔진의 질감이 다소 반감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코너에서는 부드러운 하체로 인해, 롤링과 피칭이 강하게 느껴져, 자신감있게 차를 제어하기가 어렵다. 포드는 MKC를 발표하며 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으나, 코너에서만큼은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이 크게 든다. 든든한 차체와 혈기가 있는 파워트레인은 물론, 심지어 상시 4륜 구동계까지 탑재되어 있지만, 하체가 그것들을 받아주지 못한다. 동적인 자동차를 만들어주는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요소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는다는 것이 특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좀 더 탄탄한 하체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역동적인 감각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동력은 1.8톤을 넘는 공차중량을 가진 MKC를 제어하기에 충분하며, 브레이크를 밟는 만큼 비례하여 상승하는 타입이다.


연비는 가솔린 엔진을 얹은 SUV라는 점을 참작해도,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상술했듯, MKC의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복합 9.0km/l, 도심 7.8km/l, 고속도로 11.0km/l다. 실제 MKC를 운행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도심(혼잡) 5.8km/l, 도심(원활) 7.3km/l, 고속도로 11.2km/l였다. 링컨 MKC는 현재, 2.0L 에코부스트 모델의 한 가지가 시판되고 있으며, VAT 포함 가격은 5,300만원이다.



링컨 MKC는 링컨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을 중형급 SUV의 차체에 한결 다듬어진 모습으로 녹여내어, 매력적인 외모를 만들어냈다. 또한, 포드-링컨이 내세우고 있는 각종 안전/편의 사양은 물론, 혈기 왕성한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과 상시 4륜구동 시스템까지 알차게 담아냈다. 브랜드 최초의 컴팩트 SUV로서, MKZ 이후로 링컨이 보여줄 앞으로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방향을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내주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MKZ의 출시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이정표를 세운 링컨은 MKC를 통해 그 방향을 더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도심 운행에서의 편의성, 가족용 SUV로서도 손색없는 공간이 매력적인 MKC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시작한 MKZ의 뒤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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