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식 이종교배의 두 번째 결과물 - BMW X4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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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식 이종교배의 두 번째 결과물 - BMW X4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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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또 다른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ports Activity Coupe: SAC), `X4`가 지난 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을 찾았다. BMW X4는 지난 해 8월 개관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벌어진 최초의 미디어 런칭 행사를 통해 데뷔했다. X4는 전 세계에서 25만대 이상이 팔려 나간 최초의 SAC, X6의 동생 격의 모델로 등장한 BMW X시리즈 패밀리의 5번째 모델. 기반이 되는 모델은 동사의 중형 SUV인 X3다. 이 분야의 선구자이자 맏형인 X6와 마찬가지로, SUV와 쿠페의 성격을 배합한 BMW식 이종교배의 두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시승한 X4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xDrive20d xLine`과 `xDrive30d M 스포츠`의 두 가지 사양 중, xDrive30d M 스포츠 사양이다. VAT 포함 가격은 8,690만원.



X4의 외관 디자인은 X6가 그러하였던 것처럼, SUV와 스포츠 쿠페를 접목한 형태를 취한다. 얼굴은 기반이 되는 X3와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M 스포츠 패키지의 전면 범퍼는 X3와 X4가 공유하고 있는 덕에, 얼굴만으로는 구별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X3를 기반으로 설계된 X4의 전장은 4,671mm로 X3보다 14mm길며, 전고는 1,624mm로 낮춰졌다. 이에 따라, X3에 비해 최저 지상고도 다소 낮아졌으며, 보다 낮은 스탠스를 취하게 된다.





M 스포츠 패키지로 무장한 시승차는 일반형에 해당하는 xLine 모델에 비해 공격적인 감각이 완연하다. 이러한 스타일링에서는 X4가 다분히 온로드에서의 성능과 감각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X3와 X4를 분명하게 구분 지어 주는 포인트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측면의 디자인이다. 전통적인 SUV의 형상을 따르는 X3와는 달리, X4는 완만하게 흐르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 라인을 가진다. 이 특징적인 루프 라인은 앞좌석 부근에서 정점에 도달했다가 테일게이트 끝까지 완만하게 내려온다. 후륜 휀더의 형상은 보다 선명하게 굴곡을 주어, 볼륨감을 끌어낸 느낌을 준다. 뒷모습은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를 차용한 덕에, 날렵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매끄럽게 내려오는 D필러의 형상은 통상적인 SUV와는 판이하게 다른, BMW식 SAC가 가진 전형을 보여준다.




인테리어는 부분 변경된 X3에서 보여주었던 구성을 대부분 차용하고 있다. 대시보드에서부터 센터페시아와 센터 터널에 이르는 대부분의 구성품들이 X3의 것을 그대로 따라간다. 실내는 M 스포츠 패키지의 적용으로 전용 스티어링 휠과 풋레스트, 블랙 하이글로스 패널과 알루미늄 장식, 그리고 블랙 원톤의 인테리어 테마를 제공한다. 조작 계통은 i-Drive를 중심으로 하되, 공조장치와 오디오 패널이 분리된 형태로, 전형적인 BMW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X4의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X3의 것과 크게 다른 부분을 찾기 어렵지만, 좌석에 앉게 되면 묘하게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보다 낮아진 좌석의 높이에서 기인한다. X4의 좌석은 설계 상의 기반이 되는 X3에 비해, 앞좌석은 20mm, 뒷좌석은 28mm 더 낮게 설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보다 낮아진 전고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수준의 머리 공간을 확보하는 반사 효과를 가져오며, 보다 낮아진 좌석의 위치는 승용 세단과 얼추 비슷한 느낌을 자아낸다. 앞좌석은 대체로 탄탄한 착석감을 지니며, 3단계 열선과 사이드 볼스터 조정 기능을 포함한 10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신축식 다리받침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석은 2개의 메모리 기능이 적용된다.



뒷좌석은 앞좌석과 유사한 질감으로 마무리 되어 있으며, 착석감은 무난한 수준이다. 열선 기능도 지원한다. 다리 공간과 어깨 공간은 X3와 같은 여유가 있다. 그러나 머리 공간에서는 필연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X4가 갖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 라인 때문이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술한 대로 뒷좌석의 높이를 28mm 낮추었지만, 체격이 큰 성인 남성에는 다소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트렁크의 용량은 기본 500리터를 제공하며, 4:2:4 구조의 분할 접이식 뒷좌석을 활용하면 최대 1,400리터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후방 공간에서 필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형상을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중형급 SUV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 않은 트렁크 용량을 확보한 점이 포인트.



X4는 BMW의 신형 디젤 엔진이 심장으로 쓰인다. X4 xDrive20d에는 최고출력 19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시승차인 X4 xDrive30d에는 3.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시승차에 탑재되는 3.0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58마력/4,0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의 성능을 낸다. 두 엔진은 오는 9월부터 실행될 유로6 기준을 공히 만족한다. 변속기는 BMW의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를 사용한다. 복합 모드 기준 공인 연비는 xDrive20d가 13.5km/l, 시승차인 xDrive30d 사양은 12.2km/l이다.



정숙성을 인정 받은 BMW의 6기통 디젤엔진이 심장으로 들어 앉아 있는 X4 xDrive30d는 6기통 레이아웃이 갖는 양질의 회전질감을 지닌다. 또한, 적정하게 이루어진 NVH 대책으로 디젤엔진을 탑재한 동급의 SUV로서는 꽤나 양질의 정숙성을 갖는다. 따라서 도심에서의 일상적 운행에서 스트레스가 적고, 운행이 쾌적한 편이다. 또한, 충분한 출력과 풍부한 저회전 토크 덕분에 극단적인 경제 운전 모드인 ECO PRO 하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성능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기 어렵다. 승차감은 SUV로서는 꽤나 단단한 느낌을 받게 되며, 안락함보다는 안정성과 조종성에 초점을 맞춘 특성을 지닌다.




X4의 미디어 런칭 행사에서 시승했던 X4 xDrive20d에서는 가속에서 그리 폭발적인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3.0리터 엔진을 얹은 X4 xDrive30d M 스포츠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 스포츠, 혹은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꾸게 되면 3.0리터 디젤 엔진의 토크가 맹렬하게 몰아치며 호쾌하게 차를 전진시킨다.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의 성능은 괄괄한 엔진에 적당하게 발을 맞춰준다. 제원 상의 0-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5.8초. SUV로서는 차고 넘치는 순발력이자, 승용 세단 혹은 쿠페의 기준으로도 만만한 수치가 아니다. 넉넉한 성능을 지닌 파워트레인 덕에 SUV의 체구와 중량감을 이따금씩 잊게 만들기도 한다.




굽이길이 몰아치는 산악도로에서는 어떨까? BMW X4는 탄탄한 하체와 낮아진 지상고로 경쾌하고 안정적으로 굽이길을 꽤나 거침 없이 소화해 나간다. SUV의 태생적 한계인 둔중한 차체를 간간히 잊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핸들링 실력은 X4가 분명 BMW 가문의 소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단단하게 다져진 X4의 하체는 SUV로서는 민첩한 감각의 몸놀림을 제공하며, 급격한 코너에서의 안정감을 수준급으로 구현해낸다. 물론, 승용 세단이나 쿠페 모델과의 1:1 전면전을 펼치기에는 무게 중심과 덩치 면에서 한계가 있으나, SUV로서는 기대 이상의 실력이라 할 수 있다. 제동력 또한 충분하여, SUV의 뼈대를 품은 X4를 별다른 불안감 없이 제동시킬 수 있다.



BMW의 최신예 `이피션트 다이나믹스(Efficient Dynamics)` 기술이 적용된 X4 30d xDrive M 스포츠는 그 이름에 걸맞은 준수한 수준의 연비를 보인다. 특히 ECO PRO 모드 상에서의 연비가 좋은 결과를 내었다. 30~40km/h 대의 저속 주행 상황만 아니라면, 가속 페달에서 발이 떨어질 때 마다 가차없이 기어를 중립으로 가져가며, 제동 시에는 착실히 기어를 되물린다. 또한 ECO PRO 모드 상에서는 스로틀 유닛을 통제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최대한 억제한다. ECO PRO 모드 하에서 나오는 트립 컴퓨터 상의 연비는 때때로 공인연비(도심 11.1km/l, 고속도로 13.9km/l, 복합 12.2km/l)를 상회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ECO PRO 모드 하에서 측정한 연비는 혼잡한 도심에서 10km/l부근, 원활한 시간대의 도심에서는 최고 12km/l대까지 올라간다. 고속도로에서는 도로 상황에 따라, 때때로 공인연비를 한참 웃도는 15km/l 이상의 연비를 보이기도 했다.



BMW X4는 X6에 이어 또 다시 이종교배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X3에 비해 더욱 스포티한 스타일과 더욱 날카로운 주행 감각을 가졌으며, 이는 X5에 비해 보다 민첩한 몸놀림과 쿠페 스타일로 BMW식 SAC의 원류(原流)를 보여준 X6와 같은 맥락에 놓여 있는 결과물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BMW식 이종교배의 두 번째 산물인 X4는 또 BMW식 SAC의 원류를 충실히 따름으로써 당당하게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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