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온 하이브리드 세단 - 링컨 MKZ 하이브리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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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하이브리드 세단 - 링컨 MKZ 하이브리드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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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MKZ은 작금의 링컨 브랜드가 겪고 있는 변화의 시작을 알린 모델로, 그 의미가 큰 모델이다. 2013년 5월에 등장한 링컨 MKZ는 링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대대적으로 적용한 파격적인 스타일링은 물론, 버튼식 변속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새로운 변화들이 MKZ을 통해 처음으로 실전 투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새로움을 무기로, 링컨 MKZ는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늘려오고 있다. 또한, 기존의 2.0 에코부스트에 한정되어 있었던 파워트레인을 하나 더 늘렸다. 추가된 파워트레인은 다름 아닌 하이브리드. 포드세일즈서비스 코리아는 작년 말, MKZ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일본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MKZ 하이브리드는 링컨이 국내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며, 링컨 MKZ의 파격적인 디자인과 프리미엄 세단에 어울리는 각종 고급 사양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고효율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탑재한 모델이다. 링컨이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세단, MKZ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며 그 진가를 알아본다. 시승차는 리트랙터블 글라스루프가 포함된 고급 사양으로, VAT 포함 가격은 5,570만원.



MKZ의 디자인은 등장한 지 2년차가 되어가는 지금도 파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새롭게 정비된 링컨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빚어진 MKZ의 디자인은 링컨의 전통적 스타일링 요소를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낸 결과물. MKZ의 `파격`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날개 형상으로 일체화된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그를 보여준다.





외형 상으로는 트렁크 리드 하단의 `H` 레터링을 제외하면 가솔린 버전의 MKZ과 큰 차이가 없다. 통상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강조하기 위해 일반 모델과는 다른 디자인의 디테일을 반드시 한 두 개 이상은 더 붙여놓기 마련인 여타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에 비해 다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측면에서 보여주는 우아한 실루엣, 그리고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지향적인 뒷모습 등은 가솔린 버전의 MKZ와 정말이지 큰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흐름은 실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氏가 수석 디자이너로 참여했다고 알려진 링컨의 새로운 인테리어는 그대로 이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4 굿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의 대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에 빛나는 실내 구성은 하이브리드에도 큰 변경 사항 없이 대부분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실내에서 MKZ 하이브리드만의 특징이 나타나는 부분은 두 곳이 있다. 하나는 `S 레인지`를 대신한 변속기의 `L 레인지`, 그리고 전자식 계기판의 구성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3스포크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은 MKC와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부드러운 질감은 물론,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도 좋은 편. 스티어링 후리에는 22개에 달하는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모든 것이 좌우 스포크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계기판은 포드 퓨전이나 토러스 등에서도 볼 수 있는 계기판을 사용한다. 하지만 MKZ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위한 몇 가지 기능들이 더 추가되었다. 다양한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게이지(SMARTGAUGE) 에코 가이드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에진의 구동 상황, 모터의 구동 상황, 구간 및 순간 연비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경제 운행하는 것을 백색의 꽃이 꽃망울을 틔우고 자라나는 시각적 형태로서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MKZ의 센터페시아 뒤편에는 8인치 사이즈의 소형 태블릿을 거뜬히 수납하고도 남는 수납 공간이 존재하며, 센터 콘솔 하부에도 클러치 백 정도는 무난하게 수납 가능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수납공간은 좌우 양쪽에서 모두 접근할 수 있다. 센터 콘솔 상부에는 컵홀더를 비롯한 소물함과 재떨이 등을 깔끔한 커버로 마무리하여, 시각적인 만족감을 살렸다. 오디오는 THX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대체로 중저음이 강조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링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포드의 SYNC를 그대로 사용한다. 포드의 SYNC 시스템은 모든 조작 과정이 터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다이얼 식에 비해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급 디비전의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포드의 시스템을 로고만 달랑 바꾸고 그대로 가져다 쓴 데다, 내비게이션에 접근하는 방식조차 똑같다. 이러한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시각적인 측면에서라도 링컨만의 특별함을 나타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앞좌석은 부드럽고 안락한 착석감을 제공하며, 전동 조절 기능은 물론,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앞좌석의 질감은 고급 세단의 기준에 부합하는 완성도로 마무리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운전석은 3개의 메모리 기능 및 허리받침 포함 12 방향 전동 조절 기능을 지닌다. 안락함은 뒷좌석에도 이어진다. 좌석의 위치가 약간 높은 느낌이 있으나, 앞좌석에 못지 않은 부드러운 질감을 지니고 있으며, 좌우 착좌부에 2단계 열선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공간 확보가 충실히 되어 있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또한, 통째로 개폐가 가능한 리트랙터블 글라스 루프도 특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시원하게 열리는 리트랙터블 글라스 루프는 기존의 글라스루프와는 일반적인 파노라마 선루프나 통유리 글라스루프와는 확연히 다른 개방감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루프를 개방했을 때, 뒷유리까지 뻗어 나가는 특성 상, 루프 개방 상태에서는 후방 시야가 다소 제한된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채용한 세단은 필연적으로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전기 모터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배터리 팩을 트렁크에 주로 배치하기 때문이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도 배터리 팩이 트렁크에 위치해 있어,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2.0 에코부스트 엔진이 장착되는 MKZ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436리터. 그러나 하이브리드는 이보다 122리터가 적은 314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갖는다.



MKZ의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가장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이는 국내에 처음으로 공식 출시된 포드/링컨의 첫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143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17.8kg.m/4,000rpm의 최대 토크를 생성하는 2.0 리터의 직렬 4기통 iVCT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최대 100km/h까지 대응 가능한 70kW의 전기 트랙션 모터, 그리고 이에 맞춰 개발된 CVT 변속기로 구성된다. 시스템의 합산 최고출력은 188마력. 전기 모터에 전력을 공급해 줄 배터리 팩은 1.4kWh의 전력을 생성하는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동급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들 대비 최저 수준인 99g/km에 불과하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는 배터리에 전력이 충분한 상황에선 엔진에 바로 시동을 걸지는 않는다. 물론, 배터리 팩의 전력이 충분치 않다거나, 공조장치의 작동 때문에 과부하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제깍 시동을 건다. 이러한 점은 하이브리드 시장의 주류로 통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이다.


MKZ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만 작동하고 있는 경우에는 여느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그렇듯, 더할 나위 없이 정숙하다. 하지만 엔진의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전개된다. 전기차 모드에서 엔진 구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약간은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든다. 엔진에 시동이 걸릴 때, 시동 과정에서 오는 충격이 다소 큰 편이고 엔진의 반응도 약간 거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드의 앳킨슨 싸이클 엔진은 정숙성 면에서 2.0 에코부스트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진다. 그리 부족한 정숙성은 아니지만, 프리미엄급을 표방하는 모델로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드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승차감은 안락함에 초점을 맞춰, 시종일관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가벼운 스티어링 휠 등과 맞물려, 도심에서의 일상적 운행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하체는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며, 요철을 넘고 난 이후의 움직임도 꽤나 안정되어 있다.


가속을 시작하면, 엔진과 전기모터가 협응이 이루어지면서 파워트레인이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앞바퀴로 쏟아 낸다. CVT 변속기를 장비하고 있어, 가속 중에 타코미터의 바늘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없다. 엔진은 얼핏 에코부스트 엔진과도 비슷한 톤의 음색을 내면서 가속을 전개한다. 그렇지만, 가속감각 자체는 에코부스트 엔진의 활기찬 느낌과는 대비되는, 보다 차분하고 진중한 감각으로 일관한다. 부드러운 섀시를 지니고 있지만, 고속에서의 차체 안정감은 좋은 편에 속한다.


MKZ 하이브리드는 곡률이 적은 굽이길에서는 수준급의 안정감으로 깔끔하게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굽이길에 들어서서 빠져나가기까지 차체가 보여주는 동작이 꽤나 절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곡률이 커지면 커질수록, 차가 가진 한계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굽이길을 빠른 속도로 긴장감 있게 돌파하기 보다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차근차근 풀어 나가는 쪽이 더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도심 17.2km/l, 고속도로 16.5km/l, 복합 16.8km/l이다. 하지만 시승을 진행하면서 트립컴퓨터로 측정한 연비는 이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혼잡한 도심에서는 대체로 14km/l 내외의 연비를, 고속도로에서는 18km/l 내외의 평균 연비를 냈다. 표준연비와는 달리, 장거리 고속주행에서 우수한 연비를 보여주었다. 장거리 고속도로 운행 중, 10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전기 모터 구동을 최대한 유도하니, 거리에 따라 20km/l에 가까운 값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100km/h까지 단독으로 구동 가능한 전기모터가 주는 이점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는 사양에 따라 일반적인 글라스루프가 장착된 일반형 모델과 시승차와 같이, 리트랙터블 글라스 루프가 장착된 고급형의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VAT 포함 가격은 일반형 5,070만원, 그리고 시승차인 고급형 모델은 5,57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지닌 일본 브랜드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들 주류 세력과 정면 대결을 불사할 수 있을 만한 모델이 미국에서 등장했다. 그것이 바로 링컨 MKZ 하이브리드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다는 링컨 MKZ의 파격적인 디자인과 프리미엄 세단에 어울리는 각종 고급 사양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고효율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챙겼다. 또한, 이들과 정면 대결을 불사할 만한, 그럭저럭 괜찮은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포드 세일즈서비스 코리아 역사상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링컨 MKZ 하이브리드. 미국에서 온 또 하나의 매력 있는 하이브리드 세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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