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매력의 Bold Luxury - 캐딜락 CTS AWD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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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매력의 Bold Luxury - 캐딜락 CTS AWD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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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S가 2015년을 맞아, 새로이 몸단장을 마쳤다. 캐딜락 제품 라인업의 중핵을 맡고 있는 CTS는 3세대부터 유럽식의 E세그먼트 모델로 거듭나며, 상품성을 크게 끌어 올린 바 있다. CTS의 이러한 변화는 대한민국에서도 크게 호응을 얻어, 지난 2014년 캐딜락의 국내 시장 판매 실적을 전년 대비 68%나 끌어 올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캐딜락 브랜드의 변화와 진보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대표 모델, CTS의 상시 4륜구동 모델을 시승했다.



CTS는 캐딜락의 변화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모델이다. 2002년에 등장한 초대 CTS로 부터 줄곧 캐딜락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아트 and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도 3세대를 맞았다. 새로운 디자인 기조를 입고 태어난 CTS는 보다 현대적이고 근사해졌으며, 과감함과 절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외모로 거듭났다.



2015년형으로 변화한 CTS는 2014년의 CTS에 비해 디자인의 완성도가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새로운 엠블럼과 그에 맞춰 디자인된 라디에이터 그릴이라고 본다. 기존의 엠블럼과 격자형 그릴도 분명 매력적인 디자인이었으나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그릴과 엠블럼은 드디어 CTS의 디자인에 제대로 녹아 들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3줄의 크롬 가로줄을 중심으로 가장 상단의 가로줄에 보다 젊어진 디자인의 신규 엠블럼을 앉혔다. 또한 격자 무늬도 새롭게 재구성하여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 처리했다. 이로써 더욱 젊어지고 현대적으로 변모했다. 이를 제외하면, 외모 상에서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물론, CTS는 여전히 세그먼트 내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개성과 함께,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고 있는 독특한 미학을 자랑한다.






인테리어는 5각형을 이루는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V`형을 이루는 구성을 취한다. 실내는 가죽과 우드 패널로 마감되어 있으며, 도어 패널 상단부에는 알칸타라도 일부 사용했다. 전반적인 조립 품질은 높은 편이며, 가죽 소재의 마감 상태도 양질에 속한다. 고급 세단에 걸맞은 품질감 높은 인테리어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2015년형 CTS AWD 사양에 적용되는 캐딜락 CUE 시스템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이 새로이 추가되었다. 지원 가능한 기기에 한해, 센터페시아 뒤편의 공간에 마련된 지점에 올려 두면,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의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반가운 점은 기존 터치패드식 비상등의 변화다. 기존의 비상등은 작동하는 데 2~3초의 시간을 소모하여, 빠른 작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2015년형 CTS의 비상등 패널은 터치하는 동시에 작동하도록 조정이 이루어져,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계기판의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이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깔끔한 수트를 연상시킬 정도로 멋들어지게 디자인된 세미버킷 스타일의 앞좌석은 탄탄한 착석감과 함께, 과격한 주행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든든하게 잡아주는 솜씨가 일품이다. 요추받침과 볼스터 조절 기능을 포함하여 12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착좌부 앞쪽 허벅지 받침의 길이까지 조정 가능하다. 또한 전년도와 변함 없이 각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아늑한 느낌을 주는 뒷좌석도 변함 없다. 실내의 길이나 폭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머리 공간이 약간 부족한 편이다. 평균적인 체격의 성인 남성이나 여성에게는 충분한 공간이지만, 체격이 큰 사람의 경우에는 머리공간이 다소 좁게 느껴져,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울트라뷰 썬루프 뒤편의 돌출부와 불쑥 솟아 올라 있는 센터콘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CTS의 트렁크 용량은 388리터. 이는 동급에서 가장 적은 편으로, CTS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물론, 큰 개구부와 6:4 비율의 분할 접이 기능 등으로 약점을 극복하려고 한 티가 난다. 그러나, 깊이 자체가 얕은 편이고, 튀어나온 부분이 많아, 부피가 큰 짐을 수납할 때에 어려움이 따른다. 골프백의 경우는 2개가 한계라고 봐야 한다. 트렁크 내부의 마감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CTS는 모두 2.0리터의 신규 직분사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을 얹고 있다. 이 엔진은 276마력/5,500rpm의 최고출력과 40.7kg.m/3,000~4,5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이전 세대 모델의 3.0리터 V6 엔진을 대체한다. 변속기로는 GM의 6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패들 시프트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투어/스포츠/눈길의 3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CTS는 동급의 프리미엄급 가솔린 세단 중에서 우수한 수준의 정숙성을 지닌다. 파워트레인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이 높은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하지만 더 인상 깊은 부분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이다. 꼼꼼한 마무리와 방음 설계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은 적당히 묵직한 답력과 조작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반응도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부드러운 특성의 6단 자동 변속기가 주는 느낌과 함께, 도심에서의 운행을 보다 안락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준다. 엔진은 저회전 영역에서 부드럽고 나지막한 음색을 낸다.



CTS는 미국 태생의 세단이다. 미국 태생의 자동차들은 그네들의 도로 사정에 기인하여, 부드러운 승차감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CTS의 승차감은 다르다. 전형적인 미국 자동차들이 지니는 출렁거리는 느낌은 좀체 느끼기가 어렵다. 기본 설정인 투어 모드에서도 부드러움보다는 탄탄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 정도다. 물론, 자잘한 요철들은 부드럽게 넘겨주는 융통성도 지니고 있다. 큰 요철에는 꽤나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기는 하지만, 불쾌감을 느낄 만한 정도는 아니다. 이는 유럽 태생의 스포츠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으로 다가온다.



CTS의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후, 묵직한 가속페달을 카펫 너머로 짓이기면 또 다른 일면을 느낄 수 있다.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작동하면서 투어 모드 때의 나지막한 음색은 자극적이고 앙칼지게 돌변한다. 저회전 영역과 고회전 영역 간의 음색 차이가 꽤나 큰 편으로 다가온다. 2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변속기의 조합은 제법 호쾌한 기세로 CTS를 전진시킨다. 가속 시작 후 60km/h에 다다를 즈음 2단으로 변속이 진행되고, 2단에서 90km/h를 넘기고 나면 3단으로 변속되어 100km/h를 돌파한다. 0-100km/h 가속시간은 6초 중반대. 덩치와 중량, 그리고 을 감안하면 준수한 순발력을 지니고 있다.



탄탄한 차체는 물론, 든든한 하체가 지닌 안정감도 좋은 편이어서 고속 영역에 돌입에서도 균형 잡힌 모습으로 일관하며, 불안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또한, 시승차인 CTS AWD 모델에는 캐딜락이 자랑하는 전자기식 현가 장치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로 무장하고 있다. MRC는 초당 1,000회까지 노면 상황을 감지하여 전자석을 통해 감쇄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이 덕분에 하체는 어떠한 속도에서도 정교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만들어준다.



고속 주행에서 보여주었던 MRC의 능력은 코너링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급회전 등의 급기동에서도 날카롭고 냉철하며,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적당히 묵직한 조작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고개를 착착 돌려준다. 고개만 빨리 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꽁무니가 따라오는 속도도 덩치에 비하면 만만치 않다. 전반적으로 뉴트럴에 가까운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고속 코너는 물론, 저속 코너에서도 정교하고 안정적인 기동을 보인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도 기죽지 않고 진중하고 영민하게 몸을 놀린다. 조종성으로는 동급에서 손에 꼽을 수 있을만한 정도.



브레이크는 전륜에 4피스톤 캘리퍼를 적용한 브렘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CTS의 조종성을 완성시켜주는 브레이크는 밟은 만큼 제동력이 비례하여 상승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가속페달만큼이나 묵직한 답력의 브렘보 브레이크는 제동 초기에는 약간 밀리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나, 밟는 만큼 착실하게 제동력이 상승해 주며, 끝까지 밟았을 때 최대의 제동력이 발휘된다.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의 급제동에서도 안정감 있는 제동을 보여준다.



캐딜락 CTS AWD는 도심 8.3km/l, 고속도로 11.0km/l, 복합 9.6km/l의 공인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공인 연비 상으로는 독일산의 주요 경쟁 차종에 비해 근소하게 낮은 편이다. CTS AWD를 시승하며 트립컴퓨터를 통해 구간 별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급가속과 급제동을 삼가하고 경제 운행에 중점을 둔 경우, 도심 7.6km/l, 고속도로 13.8km/l로 나타났다. 연비에 상관 없이 흐름에 따라 편한 대로 운전하게 되면 도심 7.0km/l, 고속도로 11.4km/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혼잡한 교통 상태의 도심에서는 때때로 5~6km/l대의 연비를 보이기도 했다. 연료는 기본적으로 고급휘발유를 사용할 것을 취급설명서와 주유구에 모두 명시하고 있다.


2015년을 기해 달라진 CTS AWD 모델은 단순히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만 변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편의 사양과 안전사양을 보강해, 상품성을 더 높였다. 기존의 안전 경고 햅틱 시트와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사각지대 경고 기능을 지원했던 드라이버 어웨어니스 패키지에는 차선 유지 기능과 차선 변경 경고 기능이 주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버 어시스트 패키지도 더해졌다. CTS AWD 모델에 장착되는 드라이버 어시스트 패키지는 밀리 파 레이더 기반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안전벨트 조임 기능, 충돌 예방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모든 속도 대역을 커버하며, 차간 거리 유지는 물론, 정지 및 출발 기능까지 지원한다. 또한, 자동 주차 시스템도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직각주차까지 보조한다.



3세대 CTS는 지난 2014년에 출시한 이후로, ATS와 함께 캐딜락의 판매실적을 앞장 서서 견인해 온 장본인이다. 고급 세단에게 요구되는 스타일링과 질감, 디테일의 완성도에 있어서, 통념 상의 미국 자동차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갈수록 매력을 더해가고 있는 캐딜락의 `아트 앤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로 완성된 스타일링은 물론, 그 스타일에 걸맞은 적극적이고 정교한 달리기 성능은 가히 동급의 유럽 E세그먼트 스포츠 세단들에 비해서도 부족함이 없다. 완급 조절에 대한 면에서도 유럽식 스포츠 세단이 부럽지 않은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2015년을 기점으로 또 한 차례의 소소한 변화를 거친 CTS는 그 완성도가 실로 무르익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새로운 배지와 라디에이터 그릴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임은 물론, 고급 세단에 요구되는 안전 및 편의 사양에도 충분한 보강이 이루어졌다. 가격이 다소 상승하기는 했지만, 충실한 사양과 완성도로 벌충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캐딜락 CTS는 2015년을 맞아 한번 더 손질을 가한 CTS는 더 많은 이들에게 `대담한 럭셔리(Bold Luxury)`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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