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아메리칸 컴팩트 쿠페를 만나다 - 캐딜락 ATS 쿠페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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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아메리칸 컴팩트 쿠페를 만나다 - 캐딜락 ATS 쿠페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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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에 생산되었던 BLS의 뒤를 잇는 ATS는 2012년도에 탄생하여, BLS는 물론, 2세대 CTS의 자리까지 꿰어 찬 캐딜락의 컴팩트 프리미엄 세단이다. 지난 2013년도에 출시된 캐딜락 ATS는 캐딜락의 신세대 `아트 앤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녹아 든 새로운 디자인과 유러피언 스타일의 탄탄한 주행질감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2014년 한 해동안 CTS와 함께, 캐딜락의 판매실적을 견인해 온 쌍두마차로 활약했다.



2015년 초, 지엠코리아는 ATS의 쿠페 모델을 추가했다. 컴팩트 프리미엄 세단, ATS의 탄탄한 기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도어 쿠페다. 또한, ``2015년도를 기해 1년에 하나씩 신차를 추가하겠다``는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대표의 선언과 함께 출시된 첫 번째 모델이기도 하다. VAT 포함 가격은 5,300만원.






ATS를 통해 처음 구현된 캐딜락의 신세대 아트 앤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드러나는 차체는 직선적인 감각이 여전히 주를 이룬다. 하지만, 기존에 비해 곡선적인 느낌이 더 많이 가미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감각은 ATS 이후에 등장한 신형 CTS는 물론, 지난 2015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바 있는 신형 에스컬레이드, 그리고 같은 시기에 열렸던 2015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인 신형 플래그십 세단, `CT6`에도 공히 드러나는 점이다.



ATS 쿠페는 얼핏 봐서는 단순히 ATS 세단의 가지치기 모델로 비춰질 수 있다. 패스트백 타입의 루프라인을 지니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프로포션에서 쿠페보다는 세단의 느낌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제원 상으로는 여러 부분이 상이하다. 길이는 세단에 비해 20mm 더 길고, 전고는 25mm 더 낮으며, 전폭은 35mm 더 크다. 뿐만 아니라, 보다 줄어 든 오버행과 확장된 윤거를 지닌다. 뒷모습에서는 완연한 쿠페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라인은 물론, 세단과는 같은 듯 다른 스타일의 후면 디자인으로, 쿠페의 멋이 살아나는 부분이다.



인테리어 및 각종 편의사양은 ATS 세단의 `프리미엄` 모델과 대부분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인테리어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마련된 터치스크린과 하단의 터치패드 컨트롤 패널로 구성된 캐딜락 CUE 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인테리어 곳곳은 가죽과 직물로 꽤나 꼼꼼하게 마감되어 있어, 고급스런 감각을 살렸다. 또한, 실내 곳곳의 악센트로 작용하는 크롬 라인과 메탈 마감은 쿠페가 갖게 되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스티어링 휠은 CTS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또한, 4방향 전동 조절 기능 및 열선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그 뒤편에는 통 알루미늄을 절삭가공하여 제작한 시프트 패들이 위치한다. 기어레버는 ATS 세단의 것과 같으며, 레버 상단에 별도의 수동 모드 버튼이 있는 CTS와는 달리, M레인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ATS에 적용된 캐딜락 CUE 시스템은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이 새로이 추가되었다. 지원 가능한 기기에 한해, 센터페시아 뒤편의 공간에 마련된 지점에 올려 두면,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의 충전이 가능하다. 오디오는 BOSE의 제품을 사용한다.



ATS 쿠페의 앞좌석은 세단과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정돈된 수트와도 같은 느낌의 앞좌석은 단단한 착석감은 물론, 차체의 격렬한 움직임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탄탄히 받쳐주는 재주가 있다. 요추받침 및 사이드 볼스터 조절 기능을 포함한 12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 외에도 수동으로 작동하는 다리 받침 기능과 4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머리받침이 갖추어져 있다.




ATS 쿠페는 전형적인 2 2 구성의 쿠페다. 뒷좌석은 탑승자의 허리는 물론, 어깨까지 받쳐주는 서포트가 존재하며, 좌석을 최대한 깊게 설계하여 탑승자의 다리 공간 확보에 신경을 썼다. 착석감과 다리 공간은 2 2 쿠페로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완만하게 흐르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라인 덕에 머리공간의 여유는 부족하다. 트렁크 공간은 세단과 같은 294.5리터.



ATS 쿠페의 파워트레인은 캐딜락의 2.0 직분사 터보 엔진과 자동 6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로 구성된다. 이는 현재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캐딜락 ATS 세단과 CTS 모델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품목이다. 최고출력은 272마력/5,500rpm, 최대토크는 40.7kg.m/3,000~4,500rpm이다.



캐딜락 ATS 쿠페는 비슷한 체급의 쿠페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정숙성을 갖는다. 심지어는 한 단계 상위 체급인 CTS 세단과도 견줄 만한 정도다. 이는 엔진 자체의 정숙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지니고 있으며, 저회전 영역에서 소음과 잔 진동이 착실하게 억제되어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6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운 특성도 ATS의 체감 정숙성을 뒷받침해준다.



승차감은 미국차에 대한 고정관념과는 꽤나 다른 맛이다. 대책 없이 무르기만 한 하체와는 거리가 멀다. 탄탄한 느낌을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안락함에 대한 부분에서 적당히 타협한 느낌에 더 가깝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전반적으로 쿠페보다는 세단에 훨씬 더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된다. 운전석의 위치도 쿠페로서는 높은 편에 속하며, 시야도 넓어서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든다.



ATS 쿠페는 안전 운행을 돕는 다양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딜락의 안전 운행 보조 체계 `드라이버 어웨어니스 패키지(Driver Awareness Package)`를 들 수 있다. 본 패키지는 상향등 자동 제어 기능과 차선 이탈 경고 및 방지 기능, 안전 경고 햅틱 시트, 전방 추돌 경고 장치, 사각지대 경고 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그 외에도 사각지대 경고 기능, 후방 교행 감지 기능과 가이드 기능이 포함된 후방 카메라 등을 갖췄다.



주행모드를 `투어`에서 `스포츠`로 변경하고 스로틀을 최대로 개방하면, 차체가 가볍게 노면을 치고 나가며 발진을 시작한다. 저회전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정숙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통해 생성된 날카로운 음색의 엔진음이 실내를 휘감아 돈다. 묵직한 느낌을 주는 외모와는 달리, 차체가 꽤나 가볍게 느껴진다. 6단 하이드라매틱 자동 변속기는 투어 모드에서 보여주었던 여유를 접어두고, 엔진의 맹렬함에 발을 맞추기 위해 기를 쓴다. 출발 후 60km/h부근에서 2단으로, 2단 90km/h부근에서 3단으로 변속되며 100km/h를 돌파한다. 변속기의 반응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로서는 무난한 수준의 변속 속도를 보여준다.


가벼운 느낌을 주는 차체는 스티어링 휠을 감아 돌릴 때마다 일순간의 여유를 두고 고개를 사뿐히 돌린다. 조향 계통은 충분한 직결감과 정직한 응답성을 지녀, 차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데 부족함 없는 능력을 보인다. 탄탄함을 기저에 깔고 있는 ATS 쿠페의 하체는 굽이길에서도 쿠페에 어울리는 몸놀림을 일궈낸다. 코너에 돌입하여 스티어링 휠을 감으면 일순간 차체가 롤을 일으키는 듯싶더니 이내 자세를 바로 잡으며 든든하게 하중을 받쳐준다. 차체와 하체의 디멘젼이 세단 모델에 비해 더 낮고, 더 넓게 만들어진 ATS 쿠페의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러한 설계는 탄탄한 섀시 둘레와 함께, 직선 코스에서의 본격적인 고속주행에서 수준 높은 안정감을 만들어내는 밑바탕이기도 하다.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도심 8.6km/l, 고속도로 12.3km/l, 복합 9.9km/l이다.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평균연비는 투어 모드 하에서 최대한의 경제적 운행을 한 경우를 기준으로 도심(혼잡) 7.9km/l, 도심(원활) 9.0km/l, 고속도로 14.2km/l였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운전하다 보면 도심에서는 종종 6km/l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으며, 고속도로에서는 12km/l 가량의 연비를 보였다.



2002년에 등장했던 초대 CTS 이후로, 캐딜락의 자동차들은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꾸준한 진보를 이루어 왔다. 또한, 2013년에 등장했던 ATS를 기점으로, 다시금 괄목할 만한 수준의 진전을 보였다. 이는 디자인이나 조립품질 등의 가시적인 부분에서부터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에 관한 발전까지 해당되는 내용이다. 캐딜락의 체질 개선은 세대 교체 때 마다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ATS를 기점으로, 이제는 그들이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드러내놓고 있다.



괄목할 만한 체질 개선을 이룬 신세대 캐딜락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새로이 합류한 ATS 쿠페는 같은 체급의 유럽산 쿠페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탄탄한 기본기를 지닌 컴팩트 프리미엄 세단인 ATS에 쿠페의 더 낮고 넓은 디멘전을 적용함은 물론, 넉넉한 편의사양을 갖췄다. 이로써 일상에서는 안락함을, 일상에서 탈출할 때에는 시원스럽고 탄탄한 기본기와 성능을 즐길 수 있다. 이로써 그들이 외치는 `대담한 럭셔리(Bold Luxury)`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당돌하고 본격적인 `컴팩트 프리미엄 쿠페`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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