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를 맞은 BMW의 첫 번째 SAC - BMW X6 30d xDriv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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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를 맞은 BMW의 첫 번째 SAC - BMW X6 30d xDrive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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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 패밀리에는 이질적인 존재들이 있다. 이들은 BMW식의 SAV(Sports Activity Vehicle) 개념에 쿠페를 접목시킨, SAC(Sports Activity Coupe)를 표방하며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로서는 모험적인 시도였던 SAC는 BMW X 패밀리에서 틈새시장을 담당하는 모델로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이 SAC 컨셉트가 적용된 BMW X 패밀리의 일원들이 바로 지금의 `BMW X4`와 본 시승기의 주인공인 `BMW X6`다. BMW X6는 BMW식 이종 교배의 첫 번째 산물이자 전 세계에서 25만대 이상이 팔린 BMW의 히트작으로 평가된다.



BMW X6는 지난 해 하반기에, 신형 X5에 기반한 신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시승한 X6는 엔트리급 모델인 30d xDrive 모델이다. VAT포함 가격은 9,990만원.





초대 X6는 그 뿌리를 동사의 대형 SUV인 X5에 두고 있다. 하지만 BMW는 X6의 디테일을 달리하는 방향으로 X5와의 차별화를 도모했다. 현행의 2세대 X6 역시 초대 모델의 디자인 개념이 반영되어 있는 모습이 엿보인다. X6의 얼굴은 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스타일로 이루어져 있어, `쿠페`에서 연상되는 스포티함을 형상화한다. 키드니 그릴은 외형 상으로는 X5와 유사하지만, 그릴 내부를 유광 블랙으로 마감하여 멋을 부렸다. 범퍼는 굵직한 굴곡과 하단의 굵직한 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X6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한다면 단연 측면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SUV의 디자인에서 벗어난 패스트백 스타일의 루프 라인은 BMW X 패밀리의 짝수 시리즈가 가진 아이덴티티이며, 이를 처음으로 확립한 모델이 초대 X6였다. 현재의 X6 역시, 초대 모델이 보여주었던 실루엣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크롬을 입혀 마무리한 전방 휀더의 에어벤트와 과장된 후방 휀더, 그리고 그 사이를 가르는 굵직한 벨트 라인이 눈에 띈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루프 레일은 유연한 루프 라인을 따라 디자인되어 있다.




대시보드 주변은 BMW 모델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신형 X5의 대시보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양 측면의 두 개로 나뉜 에어벤트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필기인식 기능이 추가된 신형 i-Drive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센터 페시아 상단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시각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오디오는 `하만 카돈`의 오디오가 적용되어 있다.



계기판은 BMW가 전통적으로 취하는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 외에도 윈드실드에 직접 조사하는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스티어링 휠은 BMW 차종들에 두루 쓰이는 구성품을 채용하고 있으며, 무난한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X6의 앞좌석은 컴포트 시트가 적용되어,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4방향전동조절식 허리받침, 그리고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은 2개의 메모리 기능을 지원한다. 착석감은 부드러운 편으로, 안락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허리받침 기능이 적용된 점이 가장 만족스런 부분이다.



뒷좌석은 부드러운 착석감과 적절한 등받이 각도 덕에 안락한 편이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뒷좌석의 공간은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X6는 대형 SUV인 X5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패스트백 스타일로 깎아낸 지붕 때문에, 뒷좌석의 머리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물론 BMW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장에서 승객의 머리가 위치하는 부분을 다소 파냈다. 그러나, 역시 평균 이상의 체격을 가진 성인 남성에게는 다소 답답함이 느껴진다. 다리공간이 넉넉한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 뒷좌석은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X6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0리터. X5가 제공하는 650리터의 기본 용량에 비해 130리터가 적은 수치다. 하지만 체감되는 적재 공간은 그보다 더욱 부족하게 느껴진다. 늘씬하게 빠진 루프라인 때문에, 벨트라인 상단의 공간을 유효하게 활용하기도 어렵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 추가적인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하긴 하지만, 체급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한 트렁크 공간으로 보인다.



시승차인 X6 30d xDrive의 파워트레인은 BMW의 V형 6기통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로 구성된다. V6 3.0리터 디젤 엔진은 258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57.1kg.m/1,500~3,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파워트레인에서 생성된 힘은 BMW의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인 xDrive를 통해, 네 바퀴에 각각 전달된다.



X6 30d xDrive는 `에코 프로`, `컴포트(기본)`, `스포츠`, `스포츠 `의 4가지의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에코 프로`는 연료를 절약하기 위한 모드로서, 스로틀의 반응 속도가 한 템포 늦춰지고, 전자식 스로틀 제어로 연료의 낭비를 막으며, 60km/h 이상의 속도에서 타력 운행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컴포트`는 시동 직후의 기본 설정. `스포츠`와 `스포츠 `는 격렬한 주행을 위한 설정으로, 스로틀 리스폰스를 최대 한도로 끌어 올리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제한적인 ESP 보조만을 지원한다.



3.0리터의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하는 X6 30d xDrive는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다. 디젤 엔진의 기준에서는 준수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이며, 귀에 거슬릴 정도로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의 양도 적은 수준. 4기통 엔진에 비해 정숙성과 회전질감에서 유리한 6기통 엔진의 이점이 살아 있다. 승차감은 대체로 단단한 감각이 주를 이루지만, 딱히 거칠다거나 불편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에코 프로 모드나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러운 감각이 좀 더 강조되는 느낌이며, 스포츠 이상의 모드에서는 한 단계 타이트한 느낌을 준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에 설정하고 가속 페달을 힘껏 내려 밟는 순간부터 힘차게 전진을 시작한다. 일상적 운행에서는 정숙하고 절제된 느낌으로 일관하던 엔진에 혈기가 돌기 시작하며, 공차중량만 2,065kg에 이르는 X6의 차체를 정력적인 기세로 밀어 붙인다. 가속에서는 BMW 6기통 디젤엔진이 주는 묵직한 펀치력과 함께, 특유의 사운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촘촘한 기어비로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활용한다. 1단 출발 후 35km/h에서 2단으로 변속, 2단에서 60km/h, 3단에서 85km/h를 지나, 4단에 이르러서야 100km/h를 돌파한다. 스텝트로닉 변속기의 변속 속도가 자동변속기로서는 꽤나 빠른 축에 들기 때문에, 촘촘한 기어비에도 불구하고, 0-100km/h 가속을 7초, 혹은 7초 이내에 해치운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준수하여, 엔진의 힘을 보다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X6는 전통적인 SUV에 가까운 X5에 비해 낮고 넓은 차체, 낮은 최저 지상고, 그리고 더 단단한 하체를 지니고 있다. 이 덕분에 기본적으로 대형의 SUV임에도 불구하고 코너링에서도 적극적으로 차를 다룰 수 있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스포츠 모드 전환시점부터 한층 묵직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든든한 느낌을 주는 차체와 섀시는 물론, 단단하게 다져진 하체 덕분에 급격한 곡률의 코너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고 끈덕지게 노면을 물고 늘어진다. 이는 분명 BMW가 주장하는 `SAV`의 정의에 부합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시승차인 BMW X6 30d xDrive의 공인 연비는 도심 11.1km/l, 고속도로 14.3km/l, 복합 12.3km/l이다. 주행 모드를 `에코 프로`에 두고,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구간 별 평균 연비는 도심(혼잡) 9.0km/l, 도심(원활) 11.2km/l, 고속도로 16.5km/l로 나타났다. 연비 측정을 위한 운행 중에는 구간 별 규정속도에 맞추어 정속 주행 위주로 운행했으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자제하는 한 편, 에코 프로의 코스팅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 모드에 두고, 편한 대로 운전하면 이보다 1~2km/l 가량 낮은 연비를 보인다.



BMW X6는 BMW가 초대 X5를 내놓으면서 주장하기 시작한 `Sports Activity Vehicle`의 컨셉트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BMW X 패밀리의 근간을 이루는 홀수 번호 모델들은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을 포용하기 위해, 보다 일반론적인 성격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옅어진 BMW SAV의 색깔은 틈새시장용 모델들은 짝수 라인업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결과물이 바로 X6다.



2세대로 거듭난 BMW의 SAC인 X6는 전통적인 SUV가 갖는 본연의 가치 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쿠페의 형상을 가지면서 실내 공간의 희생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간의 희생 아래에는 BMW 스타일의 달리기 성능과 주행 감각이 살아 있으며, 이 부분이 X6의 매력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SUV와 쿠페의 크로스오버`라는 BMW식 이종 교배의 첫 번째 산물이자, BMW식 SAV의 영민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X6는 향후에도 시장에서 꾸준히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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