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째 만남에서 진가를 드러내다 - 인피니티 Q50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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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째 만남에서 진가를 드러내다 - 인피니티 Q50S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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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상반기에 등장한 인피니티의 새로운 스포츠 세단, `Q50`은 Q70에 이어 인피니티가 두 번째로 내놓은 디젤 파워트레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출시 첫 달에만 2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 해 한국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의 재기에 크게 기여하여, 인피니티의 효자 모델로 등극했다. 또한, 인피니티 Q50은 현재에도 동급의 일본계 스포츠 세단들에 비해 선전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인피니티의 새로운 디자인과 개발 방향이 적용된 사실 상의 첫 번째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 Q50의 판매량을 책임지고 있는 모델은 메르세데스의 디젤 엔진을 탑재한 2.2리터 디젤 모델들. 그러나 이번에 시승하게 된 Q50은 이들과는 다른 모델이다. 3.5리터 VQ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보닛 아래에 품고 있는 Q50S다. 시승한 Q50S는 고급 편의사양으로 중무장한 `하이테크` 모델로, 현재 Q50 라인업의 꼭대기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Q50S의 외관 디자인은 호오가 다소 갈리는 면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역동성을 중시한 점이 두드러진다. 물결과도 같은 곡면이 차체 전반을 뒤덮고 있으며, 날카롭게 접혀 들어간 엣지들이 차의 인상을 당당하게 만들어 준다. 사람의 눈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헤드램프는 결전을 앞둔 소년만화의 주인공처럼 결의에 찬 눈빛으로 다가온다. 디젤 Q50보다 스포티한 형상으로 마무리된 앞 범퍼는 Q50S를 위한 전용품. 안개등 주변은 반짝이는 크롬 장식 대신, 고광택 블랙 페인팅으로 마무리되어 있고, 더 낮게 내려와 있으며, 하단에 립 스포일러와 같은 형상을 취했다. 이로써 고성능 모델에 어울리는 도전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측면은 인피니티의 새로운 디자인 테마의 기반이 된 `에센스(Essence)`, `에세라(Etherea)`, `이머지(Emerg-E)` 등에서 보여준 스타일의 집대성에 가깝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프로포션을 보이고 있으며, 물결치듯 흐르는 곡선과 면의 조화로 역동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러한 점은 초승달을 모티브로 빚어낸 C필러에서도 드러난다. 뒷모습은 얼굴과 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듀얼 머플러와 함께, Q50S의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완성한다.




브레이크는 전륜 14인치, 후륜 13.8인치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와 전륜 4피스톤, 후륜 2피스톤 캘리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도 차체의 디멘젼이 약간 다르다. 디젤 모델에 비해 전장은 10mm 길고, 전고는 10mm 낮다. 이는 전방 범퍼의 형상과 Q50S를 위한 전용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휠은 트리플 5스포크 디자인의 19인치 알로이휠을 사용하고 있으며, 245/40R19 규격의 런플랫 타이어를 채용하고 있다.



실내는 그 동안 인피니티가 취해 왔던 디자인을 기초로, 보다 간결하게 다듬어냈다는 느낌이 든다. 극단적인 듀얼 콕핏 형상의 대시보드와 시원스런 면 처리로 이루어진 단순하고 명료한 실내 구성이 돋보인다. 실내의 전반적인 조립 및 마감 품질은 기존의 G세단에 비해 한층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요 부위는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휭은 기존의 인피니티 모델들이 가진 형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이즈는 약간 작은 편. 림도 약간 가는 편이어서 손에 쏙 들어 오는 그립감을 지닌다. 열선 기능을 지원하며, 뒤편에는 닛산의 GT-R이나 370Z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대형의 고정식 시프트 패들이 붙어 있다. 패들은 마그네슘으로 만들어져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조작감도 기계적인 맛이 있다. 센터 페시아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중심이 된다. 상하의 디스플레이와 기어레버 뒤편의 버튼 및 다이얼로 구성된 인피니티의 `인터치(InTouch)` 시스템은 마치 스마트폰을 자동차의 컨트롤 패널에 그대로 녹여낸 듯한 구성이 특징적이다. 상단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이나 미디어 정보, 주차 보조용 카메라 화면, 시계 등을 표시한다. 하단의 디스플레이로는 차가 가진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한다. 오디오로는 BOSE제를 채용하고 있으며,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능을 지원하여, 전반적으로 풍부하면서도 고른 음색을 들려준다.



계기판은 얼핏 봐서는 일반적인 자동차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온계를 밀쳐 내고 그 자리를 꿰어 찬 파워 게이지로 이 차가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기판 중앙의 LCD 디스플레이에는 각종 차량 정보와 함께, 현재 차량의 주행 모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디스플레이 하단의 바가 블루, 그린, 레드로 바뀐다. 블루는 스탠다드/스노우/개인설정 모드인 경우고, 그린은 에코 모드, 그리고 레드는 스포츠 모드다.



Q50 라인업 꼭대기에 있는 고성능 모델인 Q50S의 앞좌석은 세미 버킷 형상의 스포츠 시트로 미루어져 있다.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2방향 전동식 요추 받침, 그리고 역시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사이드 볼스터를 지니고 있다. 착석감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적절하게 조화된 느낌으로, 장시간/장거리 운행에도 만족스런 느낌을 준다.



뒷좌석은 부드러운 착석감과 함께, 적당한 등받이 각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공간이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어, 성인 남성에게도 충분한 수준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는 Q50이 D세그먼트의 스포츠세단으로서는 꽤나 큰 차체 크기와 그에 따른 넉넉한 휠베이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체급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트렁크는 일반적인 세단들에 비해 불리한 구석이 있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채용함에 따라, 대용량의 배터리를 트렁크 부분에 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디젤 모델의 500리터에 비해 적은 399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제공한다. 뒷좌석 등받이 뒤편에 배터리가 실려 있기 때문에 뒷좌석을 접는 것도 불가능하다. 중형 세단 수준인 4,800mm에 이르는 전장을 지닌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용량이지만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성 상, 불가피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



Q50S의 파워트레인은 3.5리터 V6엔진과 전기모터로 조합된 `인피니티 다이렉트 리스폰스 하이브리드 시스템(Infiniti Direct Response Hybrid System)`으로 이루어져 있다. 3.5리터 엔진은 닛산의 유서 깊은 VQ 계열 유닛으로서 306마력/6,800rpm의 최고출력과 35.7kg.m/4,8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여기에 69마력의 최고출력과 29.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가 더해진다. 이로써 총 364마력의 최고출력과 55.6kg.m의 토크가 뒷바퀴를 통해 전달된다. 변속기는 닛산 계열의 자트코 제 7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자트코의 7단 자동 변속기는 수동변속기의 것과 유사한 싱크로나이저 기능을 지원하여, 최적의 엔진 회전 수에 맞춰 저단 변속을 진행한다. 이 파워트레인은 인피니티가 Q70 하이브리드(구 M35h)를 통해 선보였으며, 이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Q70 하이브리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실은 Q50S는 배터리의 잔량이 모자라지 않는 한 시동 초기에는 그저 전자 제품의 `전원이 켜졌다`는 느낌만 들어 온다.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면 모든 계기의 바늘이 끝에서 끝까지 1회 왕복하며, 회전계 하단에 `EV` 표시가 들어 온다. 이 상태가 시동이 걸린 상태다. 엔진의 시동은 배터리의 잔량에 따라, 혹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얼마나 밟느냐에 따라 이루어진다. 설계 상, Q50S는 전기 모터만으로도 100km/h까지 가속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순수하게 전기 모터만으로 100km/h까지 가속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잔량이 넉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그리 현실적이지 못하다. 차라리 엔진을 이용해서 빠르게 경제속도까지 가속한 뒤에 속도를 최대한 잃지 않으며 운행하는 것이 교통 흐름을 위해서나, 경제적으로나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


왜 이런 언급을 하느냐면, Q50S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 방식 때문이다. 100km/h내외의 속도에서 가속페달을 최소한으로 조작하거나, 아예 조작하지 않으면 엔진의 시동을 `정지`시키고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경사가 있는 내리막 구간에서는 100km/h를 초과한 시점에서도 엔진을 정지시키는 묘기를 부린다. 이 덕분에, Q50S는 특히 장거리 운행에서 하이브리드가 가져야 할 미덕 중 하나인 `절약`에 충실한 운행이 가능하다. 특히, 주행 모드가 `에코`로 설정된 Q50S는 엔진보다 전기 모터의 사용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그렇다면, 연비는 어떨까? 3.5리터 가솔린 V6 엔진을 주 동력원으로 하는 Q50S는 공인 연비를 기준으로, 도심 11.6km/l, 고속도로 14.1km/l, 복합 12.6km/l의 연비를 지닌다. 하지만 Q50S를 시승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예상과는 다소 다른 기록을 내보였다. 연비 측정 중에는 주행 모드를 `에코`로 설정했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자제하였으며, 각 도로별 제한 속도에 맞춰 운행하였다.


먼저, 도심에서는 교통량에 따라 공인연비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값을 냈다. 혼잡한 교통 상황에서는 대체로 최저 7km/l에서 최대 9km/l대의 연비를 보였다. 더운 날씨 때문에 에어컨을 거의 상시로 작동시키고 있었던 데다, 혼잡한 시간대에서는 배터리를 충전할 만한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공인 연비인 11.6km/l에 다소 못 미치는 10.4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의 경우, 전술한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성이 극대화되면서, `절약`의 미덕에 충실한 결과를 냈다. 주행 모드는 도심과 마찬가지로 `에코`모드로 설정했으며,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시승차인 Q50S 하이-테크 패키지에 제공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 거리 조절은 물론, 선행 차량이 정지하는 경우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내리막 구간이나 평탄한 구간을 주행하고 있는 경우, 전기 모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엔진의 구동을 최대한 배제하고, 전기모터의 사용량을 적극적으로 늘려, 연료의 낭비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 하에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 주행한 후 기록한 평균 연비는 18.1km/l. 공인연비에 비해 4.0km/l가 높은 수치였다.



Q50S는 이 외에도 또 하나, 남다른 장비를 얹고 있다. 그것은 바로,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 이하 DAS)`. DAS는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 By Wire, 이하 FBW)` 개념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다. FBW는 조종간에서 입력한 명령을 전기신호의 형태로 조종면에 보내어 기체의 조종하는 개념으로, 현대의 항공기들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체 제어 기술이다. Q50S에 탑재된 DAS는 이 FBW 개념을 꽤나 본격적인 레벨로 자동차에 적용시킨 예라 할 수 있다.


DAS가 탑재된 인피니티 Q50S는 스티어링 휠과 앞바퀴 사이가 전기 장치로 연결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메인 ECU 1기와 이를 보조하는 2기의 ECU를 포함, 총 3기의 ECU가 장치의 작동을 관리한다. 다수의 제어 유닛을 채용한 이유는 전기 장치의 기능 부전이나 고장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인피니티 측에서는 3기의 ECU 중 1기라도 오류나 기능 부전이 발생하면 별도의 기계식 조향 시스템을 작동시켜, 시스템의 고장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DAS는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조작에 가해진 힘을 전기 신호로 전환하여 ECU에 전송, 이를 ECU가 조향 신호로 환산하여 전륜의 스티어링 시스템으로 전달하면 그 때부터 전륜이 조향을 시작한다. 장치에 별 다른 이상이 없는 한, Q50S의 조향 시스템은 항상 이러한 방식으로 작동을 하게 된다.


이 DAS 시스템은 Q50S에 있어서 그 호오가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으로 꼽힌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특유의 `기계답지 않은` 감각에서 오는 위화감을 들 수 있다. 일례로, Q50S는 전륜 서스펜션에 노면의 굴곡 등에서 오는 피드백이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로 노면의 상태나 전륜의 그립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인피니티 측에서는 이를 두고, 거친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불필요한 진동을 배제하여,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 글을 쓴 기자의 경우도, Q50S를 처음 시승했을 때, 이 DAS가 주는 위화감이 크게 느껴졌고, 이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본 시승에서는 이 위화감은 점차 편안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손과 팔을 통해서 들어 오는 긴장감이나 피로감이 현저하게 적었기 때문이다. 일상적 운전 환경에서는 상술한 피드백이란 결국 불쾌한 `진동`이며, 그로 인해 `피로감`을 주는 요소에 불과하다. 또한, 충실한 전자장비가 노면의 굴곡에 따른 조향 방향의 변화를 감지, 이를 끊임없이 보정하기 때문에, 스티어링 휠의 절대적인 조작량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 드는 효과를 갖는다. 이 DAS가 격렬한 주행에서 어떻게 반응가에 대해서는 후술하겠다.


인피니티 Q50S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탑재한 자동차들 중에서는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지닌다. 물론, 같은 체급의 일반적인 가솔린, 혹은 디젤 세단들에 비해서는 훨씬 정숙하고 쾌적하다. 엔진의 구동과 그 연결 과정은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서는 초기에 다소 이질감이 들 수 있다. 기자의 경우에도 작년에 Q50S를 처음 시승했을 때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에서 이질감을 느꼈으나, 본 시승에서는 그다지 큰 이질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엔진의 시동이 걸린 경우에도 그다지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저 3.5리터의 6기통 엔진이 나지막하게 그르렁대는 소리만 들려 올 뿐이다.


승차감은 스포츠 모드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단단함을 바탕으로 안락함을 추구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편평비가 40에 불과한 런플랫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차감 면에서 딱히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웠으며 불쾌한 충격도 적은 편이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포츠 서스펜션의 단단하고 타이트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때에는 스티어링 휠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작감이 한층 더 무거워진다.


Q50S는 스포츠 모드에서조차 필요치 않을 때에는 엔진을 구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카펫 끝까지 밟는 순간, 시동과 동시에 맹렬하게 전방으로 돌진하기 시작한다. 이 때에는 엔진과 전기 모터의 힘을 모두 사용하게 된다.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그저 낮게 으르렁거리기만 했던 엔진은 회전 수가 오르면서 차의 안팎으로 맹렬하고 자극적인 소리를 쏟아낸다. 쓰로틀을 활짝 열면 회전 수가 순식간에 레드존인 7,000rpm까지 치솟는다. 7,000rpm까지 쥐어 짜댈 수 있는 대배기량 자연 흡/배기 가솔린 엔진의 맛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자트코 7단 변속기는 엔진의 힘을 감당하기에 무리가 없는 성능을 뽐낸다. 변속은 1단 출발 후 70km/h에서 2단으로 변속하며 100km/h를 넘어 서며, 2단 115km/h에서 3단으로, 3단에서는 165km/h 부근에서 4단으로 넘어가 200km/h를 돌파한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고루한 통념을 부숴버리는, 가열찬 가속력을 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인피니티가 고금을 막론하고 고집스럽게 추구하고 있는 `고성능`을 유감 없이 피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직진 성능과 안정감도 우수한 편이다.



다음은 코너링 차례. `고성능`을 추구하는 인피니티에게 있어서, 코너링 성능은 타협할 수 없는 요소다. Q50S의 코너링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승차감 부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두면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이 평상시의 2배 이상 무거워진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반응 속도나 반응하는 양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기한 DAS의 복잡해 보이는 설명과 달리, 실제의 작동은 실로 간단하고 기민하다. 조금이라도 작정하고 스티어링 휠을 감기 시작하면 차체 전방이 로봇처럼 고개를 척척 돌려 댄다. 이는 완전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조향 체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욱 타이트하게 다져진 느낌을 주는 스포츠 서스펜션과 기본적으로 든든한 차체와 섀시를 지니고 있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지만, ESP를 끄게 되면 오버스티어에 가까운 성향이 드러난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안정감보다는 긴장감이 더 강조되며, 냉철하게 정해진 선을 그리면서도 일탈을 벌일 때가 있다. 코너가 연속되는 구간에서의 움직임과 급격한 곡률의 저속 코너에서 차체 뒤쪽이 살짝 미끄러질 때가 종종 있다. 섀시에 비해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이용하여, 과격하고 자극적인 몸놀림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안정감을 더 원한다면 뒷바퀴에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245/40 R19 사이즈보다 트레드가 더 넓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Q50S의 이러한 성능은 공도 주행 외에도 서킷에서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50S의 브레이크는 걸출한 힘을 발휘하는 Q50S를 제어하기에 적당한 수준. 잦은 제동이나 고속에서의 급제동에도 고성능 모델의 브레이크다운 제동력을 선사한다.


시승한 Q50S는 라인업 최상위에 해당하는 `하이테크` 모델로, 고급 안전/편의 사양들이 탑재되어 있다. 연비 부분에서 언급한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하여, 차선 이탈 방지 기능, 추돌 방지 기능, 사각지대 보조 장치 등의 예방 안전 사양을 제공한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은 선행 차량과 속도 및 차간 거리를 유지시켜주는 기능 외에도, 선행 차량의 정지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은 DAS와 연동하여 작동하며, 차선을 이탈하기 직전에 스스로 조향하여 차를 원위치 시킨다. 추돌 방지 기능은 진행 경로 상의 차량이나 장애물을 인식하여 운전자에게 경고는 물론, 필요한 경우, 긴급 제동 기능까지 지원한다. 이 모든 기능을 지원하는 Q50S 하이테크 모델의 가격은 VAT 포함 6,190만원. 또한, 인피니티는 최근, Q50S의 하위 트림인 `Q50S 에센스`를 추가한 바 있다. Q50S 에센스는 DAS, 스포츠 서스펜션 등, 성능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사양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 기능, 추돌 방지 기능 등의 사양을 제하여 가격적인 면에서의 접근성을 높였다. VAT포함 가격은 5,690만원.


기자는 인피니티 Q50S를 두 번 시승했다. 처음 시승을 진행했을 때에는 인상이 그리 좋지 못했다. 생소한 개념으로 똘똘 뭉친 Q50S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과 기술들이 위화감으로 다가왔었고, 이는 시승 내내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게 했다. 오히려 디젤 모델이 훨씬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기자에게는 Q50S의 생소함은 남다른 무언가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Q50S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원초적이고 기계적인 감각에서 오는 `순수함`을 중요시하는 전통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Q50S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면 상당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Q50S는 3.5리터 배기량의 V형 6기통 자연 흡/배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스포츠 세단인 주제에 연비는 일반적인 2.0리터급 가솔린 터보 모델들보다 우수하다. 게다가, 다운사이징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현재, 국내에서 정식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차들 중에서는 그 수가 극히 적은, 대배기량의 자연 흡/배기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이다. 게다가, 동급에 해당하는 유럽산 스포츠 세단들 중에서 이와 같은 성능과 장비를 갖춘 모델과 비교하면, 사양은 훨씬 풍성하면서도 가격은 한층 합리적이다. 편견을 버리고, 시선을 새롭게 하면, 가격에 비해서 만족감이 높은 모델임이 더 분명해진다. 게다가 최근 더 낮은 가격의 트림도 추가된 만큼, 가격 면에서의 경쟁력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신기술의 생소함을 용인해 나가면서 편견을 하나 둘씩 접어 두기 시작하면 또 다른 세계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인피니티 Q50S는 한 번만 타봐서는 그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꼭 경험 하되, `두 번` 경험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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