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한 감성 머금은 패밀리 세단의 정석 - 혼다 어코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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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감성 머금은 패밀리 세단의 정석 - 혼다 어코드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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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대표 중형 세단, 어코드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또 한 차례 변화를 맞았다. 혼다 코리아는 이미 이 달 10일부터 새로운 얼굴로 돌아온 어코드를 판매 중에 있으며,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언론사 및 미디어를 대상으로 새로워진 어코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본 행사에서 시승한 어코드는 3.5리터 V6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4,190만원.



페이스 리프트를 마친 어코드는 기존 모델에 비해 인상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얼굴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격변을 맞이했다. 전반적으로 기존에 비해 한층 스포티면서도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로 돌아왔다. 어코드의 새로운 얼굴에서는 지난 도쿄 모터쇼에 등장했던 연료전지 자동차, `클레러티`의 모습이 어렴풋이 비춰지기도 한다. 또한, 혼다는 어코드의 페이스리프트 작업을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공기역학 특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격변을 겪은 얼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바로, 헤드램프. 사람의 인상이 눈에서 크게 좌우되듯, 새로운 눈을 가진 덕에, 기존의 무덤덤한 인상이 180도 달라졌다. 헤드램프에 장착되는 모든 등화는 LED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래지향적이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격변한 얼굴에 비해, 뒷모습의 변화는 적은 편. 하지만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을 변경하는 한 편, 트렁크 리드의 크롬 장식을 변경하여, 고급스런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인테리어에서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좌석과 손이 닿는 부위에 사용되는 소재를 대폭 변경하여, 기존에 비해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신형의 CR-V 등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등이 적용되어 분위기를 달리 했다. 그 외에도, 새로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기반의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적용으로, 사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점이 강조된다. 또한, 상단 디스플레이 패널은 기존에 비해 해상도가 대폭 향상됨은 물론, UI의 디자인도 변경되어, 한층 세련된 감각과 개선된 시인성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와 애플 카플레이, 그리고 실시간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틀란 3D 내비게이션 등을 기본 장착하여,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좌석의 변화는 운전석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기존의 운전석이 격렬한 주행환경에서 몸을 잡아준다기보다는 안락한 주행에만 집중한 느낌이었다면, 새로운 어코드의 운전석은 이전에 비해 보다 단단해진 질감 덕에 몸을 잘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운전석은 전동식 요추받침을 포함하여, 10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고, 조수석은 4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양쪽 좌석에는 2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미국식 가족형 중형 세단의 왕도로 손꼽히는 어코드 답게, 뒷좌석은 넉넉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좌석의 착석감은 앞좌석에 비해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며, 머리, 어깨, 다리 공간이 모두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어, 성인 남성이 승차하고도 여유가 있는 수준이다. 또한, 컵홀더나 뒷좌석 에어벤트 외에도 열선 기능을 지원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트렁크 용량은 기존과 다름 없는 447리터. 공간설계가 잘 되어 있어, 골프백 등의 긴 짐을 싣기에도 적합하다.



시승한 어코드의 엔진은 혼다의 어스드림스(Earth Dreams) 직분사 기술이 적용된 3.5리터 V6 i-VTEC 엔진으로, 282마력/6,200rpm의 최고출력과 34.8kg.m/4,9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또한, 이 엔진은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이라는 이름의 가변 실린더 제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데, 이는 상황에 따라, 작동하는 실린더의 수를 3개, 혹은 4개로 제한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고속도로 등지에서의 정속 주행과 같이, 출력과 토크가 크게 요구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배기량을 줄여줌으로써, 장거리 운행에서의 연비를 높여준다. 변속기로는 자동 6단 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혼다의 3.5리터 i-VTEC엔진은 정숙하면서도 매끄러운 회전질감을 지니고 있다. 엔진 자체의 정숙성이 우수하여, 3,000rpm을 넘기기 전까지는 조용함으로 일관하며, 매끄러운 회전질감 덕에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도 적다. 또한, 전반적으로 방음 처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어서 일상적 운행 환경에서 실내는 조용함을 유지한다.



새로운 어코드는 기본기 강화에 꽤나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는다. 차체 강성의 강화를 위해, 차체 전후에 보강재를 추가하는 한 편, 감쇄력이 보강된 신규 서스펜션의 전면 채용,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의 작동 로직 변경 등의 개량을 거쳤다. 이 덕분에 기존 모델과는 승차감과 안정감 등에서 변화의 폭이 크게 느껴진다.



승차감은 단단함에서 오는 안정감에 중점을 둔 듯하다. 부드럽다 못해, 다소 출렁이는 면까지 보였던 지난 어코드에 비해 승차감이 꽤나 타이트해진 것을 체감할 수 있으며, 직선 구간에서의 고속 주행이나 급회전 구간에서의 격렬한 기동에서 한층 든든해진 느낌을 주어, 상기한 일련의 보강 작업이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어코드 3.5 V6 모델은 중형 세단의 체급에 3.5리터급 엔진을 실은 만큼, 가속이 시원스럽다. 변속기를 S에 두고 가속 페달을 카펫 너머로 밟아대는 순간, ESP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맹렬하게 휠 스핀을 일으키며 전방으로 돌진한다. 힘찬 가속 성능과 함께, 3,000rpm을 넘어서면서부터 들려오는 정제된 음색의 사운드가 꽤나 귀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빈틈 없이 이루어진 차체의 보강과 함께, 든든한 하체, 그리고 외관서 언급한 공기역학적 특성의 개선 등이 유효하게 작용함에 따른, 안정적인 직진 안정성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변속기는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어코드의 6단 자동 변속기는 무난한 변속 속도와 매끄러운 동력 전달로 엔진의 힘을 확실하게 보조하지만 수동 변속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점은 엔진의 능력과 감성을 생각하면 꽤나 아쉬운 부분이다.



어코드의 개선된 기본기는 코너링이나 빠른 차선 변경 등의 급기동 상황에서 유감없이 증명된다. 급기동 상황에서의 롤 안정성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되었음을 체감할 수 있으며, 급제동이나 급가속 상황에서의 피칭도 한 단계 억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작동 로직이 변경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은 직결감이 우수한 데다, 응답성의 개선이 이루어져, 차를 보다 안심하고 다룰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를 통해, 차를 다루는 즐거움 면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다.



새롭게 단장한 어코드는 넉넉한 공간설계, 정숙성, 편의성으로 대표되는 가족형 중형세단의 미덕에 충실했던 기존 어코드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하거나, 더욱 강화된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한층 파격적이고 스포티한 외모와 함께, 가족형 세단으로서는 우수한 수준의 기동 안정성과 주행 질감을 갖춰, 더욱 매력적인 차로 거듭났다. 새롭게 변신한 어코드는 스포티한 외모에 걸맞은 스포티한 주행 질감과 한층 탄탄해진 기본기를 토대로, 수입 가솔린 중형 세단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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