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본능에 충실한 4도어 쿠페 아우디 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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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본능에 충실한 4도어 쿠페 아우디 A7
  • 김재민
  • 승인 2015.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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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A7은 4도어 쿠페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LS, BMW의 6시리즈 그란쿠페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의 공통적인 외형의 특징은 C필러 영역을 보다 낮게 떨어뜨려 트렁크 라인과 결합시킨 맵시 뛰어난 선이다. 세단의 단조로운 이미지를 털어내고 날렵한 쿠페의 외형을 만들어 냈다. A7은 2011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4도어 쿠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부분 변경을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세간에 관심을 모았다.



뉴아우디 A7 50 TDi 콰트로를 시승하며 4도어 쿠페의 본질을 짚어본다.


외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맹수의 본능이 살아 쉼 쉴듯한 자태가 여전히 솜씨 좋게 갈무리되어 있다. 15mm 길어진 전장에, 새롭게 디자인된 싱글프레임그릴과 헤드 램프, 그리고 범퍼 등으로 더욱 세련되고 역동적인 면모가 빛이 난다.



전면은 이전 세대의 다소 투박해 보이던 헤드 램프와 내부의 곡선 처리된 주간주행등 등을 모두 곧게 펴고 각을 주었다. 성질 꽤나 부릴 것 같은 차가운 인상을 갖게 했다. 폭은 더욱 넓어지고 위치가 낮아진 싱글프레임그릴의 상단 양 끝 각진 부위의 영역은 더욱 키웠고, 그릴을 구성하는 수평 막대도 1개를 늘린 8개로 적용해 막대간 간격을 더욱 촘촘히 여몄다. 범퍼에도 헤드 램프와 마찬가지로 면에 각을 내었다. 헤드 램프 밑으로 2개의 날 선 검과 같은 라인을 주어 공격적인 인상을 효율적으로 표현했다. `X`자형 그리드가 연상됐던 에어인테이크 영역도 수평으로 바르게 폈다. 날카로운 전면의 인상을 부드럽게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측면은 후면과 더불어 쿠페의 정체성이 두드러지게 표현되는 면이다.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를 토대로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늘씬하며 날렵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서 테일 램프까지 돌기되어 심어진 벨트라인은 차체를 더욱 견고하고 강인하게 특징짓는다.



후면은 스포트백의 전형적인 모습을 연상시킨다. 지붕의 정점으로부터 트렁크 덮개까지의 미끈한 뒤 태가 일품이다. 듀얼머플러와 사이드라인 일체형인 범퍼는 그 기세를 더욱 부풀려 낸다. LED 전구가 일렬로 늘어선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방향지시 조작에 따라 안에서 밖으로 흘러나가며 점멸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전반적으로 늘씬한 외모에 강인한 근육질 몸매를 숨겨낸 자태이다. 잘 다스려 낸 외모 덕분에 그나마 맹수의 난폭함이 효율적으로 정제된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제원상 전장X전폭X전고는 4,984X1,911X1,420mm다. 차체는 주로 알루미늄으로 구성되었다. 공차중량은 1,947kg이다.



오크 무늬 패널이 특징으로 작용했던 내부는 호두나무 무늬 패널로 변경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내부 구성의 핵심은 여전히 랩어라운드(Wrap Around)방식이다. 탑승자들을 안정적으로 둘러 감싼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 방식에도 호두나무 무늬 패널은 톡톡한 역할을 감당한다. 운전석 도어의 잠금 장치 영역에서 시작해 대시보드와 앞 유리창 사이 영역을 지나 동반석 도어의 잠금 장치 영역에서 끝을 맺는 반원 형태의 구성으로 랩어라운드 형식을 가시적으로 표현해 낸다.



콕핏 구조의 센터페시아가 적용된 운전석의 경우 안정감은 더욱 뛰어나다. 센터페시아는 자동으로 펼쳐지고 감춰지는 디스플레이 영역과 오디오 조작 및 냉난방 조작 영역으로 구분된다. 조작영역이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를 가지고 있어 조작 시 불편함이 따른다. 고개를 틀어 버튼을 확인해야 하는 수고가 병행되기 때문이다. 경사를 완만하게 두면 조작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판단된다.



MMI(Multi-media Interface) 조작영역에는 새롭게 변경된 기어노브와 시동버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버튼 등이 위치한다. MMI는 버튼 조작의 수를 최대한 줄여 사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듀얼 네비게이션(MIB II) 적용으로 계기반 내부와 디스플레이에서도 지도 확인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으로 빠른 길 찾기가 가능해졌다. 보이스 컨트롤 기능이 탑재되어 네비게이션, 라디오, 블루투스, 전화(아이폰 시리) 등의 정보를 빠르고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다.



부드럽고 촉촉한 시트의 질감은 빼 놓을 수 없는 A7의 자랑거리다. 일반적인 시트에서 버킷 시트로의 형태까지 전동조절을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공간은 충분히 여유롭다. 그러나 뒷좌석은 머리 공간이 부족해 키 큰 성인이 탑승할 경우 불편하다. 뒷좌석에는 송풍구와 냉난방 조작부, 그리고 열선시트가 제공된다.



트렁크는 생각보다 작다. 기본적으로 535리터의 적재 공간이 제공된다. 좌우 폭보다는 상하로 길이가 긴 구조다. 골프백 2개와 보스톤백 2개 정도만 실을 수 있는 공간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서는 뒷좌석 모두를 접어야 한다. 모두 접으면 적재 공간은 최대 1,390리터로 늘어난다.



파워트레인은 V6 3.0리터 TDi 엔진에 7단 S트로닉(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얹어 기존 모델 대비 27마력 상승된 최고출력 272hp/3500-4250rpm, 최대토크 59.2kg.m/1250-3250rpm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안전 및 편의 사양은 만족감을 더욱 높여낸다. LED 헤드램프, 다이내믹 턴 시그널 테일 램프, 듀얼 모니터, 보이스 칸트롤 시스템, 풀 TPEG이 지원되는 차세대 MMI 네이게이션, 전동 트렁크, 방음유리, 컴포트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디스플레이 등이 전모델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V6 3.0 TFSi 모델에 비해 디젤 모델인 50 TDi는 어떨지 궁금했다. 지치지 않는 가속력이 바탕이 된 짜릿한 주행을 이미 맛본 터라, 이전에 각인된 경험치가 시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초반의 폭발적인 움직임은 또 하나의 독특한 경험치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 특유의 묵직한 사운드가 빈 틈을 비집고 뛰쳐나온다. 그러나 운전석에 앉으면 묵직한 사운드는 귓가를 간지럽힐만한 가벼운 소리로 사그러진다. 앞 유리와 운전석과 조수석유리에 방음유리를 장착해 외부 소음을 최고 8dB까지 줄였기 때문이다.


초반가속에 대한 민첩한 반응은 3.0TDSi모델 보다 한 수 위다. 50 TDi의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영역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1,250rpm부터 시작되는 최고출력 영역은 2톤에 가까운 몸체를 종잇장처럼 가볍게 밀어내기에 충분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타이어 스퀼 현상 없이 지면을 내리 밀며 전방을 향해 치닫는 모습이 충직하게 느껴진다. 콰트로 시스템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이는 반복되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할 듯 하면 그때마다 주행안정장치와 콰트로시스템은 차체를 견고하고 당당하게 코너를 정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상하 위시본과 안티-롤 바가 적용된 서스펜션도 빼 놓을 수 없는 조력자다.



최고속도가 250km/h로 제한되어 있을 정도로 속도 냄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속성을 지녔다. 눈치 빠른 듀얼클러치는 기어단수간 체결을 능숙하게 만들어 낸다. 주행모드는 효율/승차감/자동/다이내믹/개별 등 5가지 모드로 조작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100km/h로 주행 시 연비는 15.5km/l, 도심에서는 9.7km/l였다.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컴포트 8950만 원, 프리미엄 9,740만 원, 스포트 9,840만 원이다.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슬로건은 아우디란 브랜드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다. 그러나 아우디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디젤 게이트로 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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