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으로 즐기는 유로6 디젤 SUV - 닛산 캐시카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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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으로 즐기는 유로6 디젤 SUV - 닛산 캐시카이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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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캐시카이는 우수한 효율을 자랑하는 르노 dCi 디젤 엔진과 자트코 CVT로 구성된 고효율 파워트레인, 유럽산 SUV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난 해 11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 출시되어 쏠쏠한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캐시카이의 성공 비결은 동년 초에 출시된 인피니티 Q50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디젤 파워트레인 도입에 소극적인 다른 일본계 브랜드들과는 달리, 디젤엔진을 선호하는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의 기호를 정면으로 파고들어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 있다. 이로써 한국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 중 최초로 선보인 디젤 SUV로 기록된 닛산 캐시카이가 같은 해 출시된 인피니티 Q50 디젤 모델과 함께, 한국닛산의 성장을 이끄는 주역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캐시카이는 2016년을 기하여, 유로6 규제를 충족하는 신규 파워트레인으로 심장을 교체했다. 개선된 유로6 파워트레인을 품은 2016년형 닛산 캐시카이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짚어본다. 시승차는 글라스 루프가 적용된 플래티넘 모델이다.




외관 디자인은 출시 초기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닛산 디자인 유럽(Nissan Design Europe)에서 디자인된 캐시카이는 현재 닛산이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들이 숨쉬고 있다. 특히, 최근 닛산이 최신 디자인 큐로 밀고 있는 부메랑 형상의 `V-모션`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하여, 그릴을 향해 집중되는 형상으로 디자인된 LED 주간주행등이 돋보인다. 또한, 날카로운 인상과 함께, 라디에이터 그릴과 자연스레 일체화되는 형상의 헤드램프와 큼직하게 벌려진 대형 공기흡입구가 캐시카이만의 독특한 인상을 완성한다.




꽤나 날렵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첫 인상은 측면과 후면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뒤로 갈수록 서서히 상승하다 C필러 부근에서 꺾어지듯 치켜 올라가는 윈도우 라인을 비롯하여, 굵직한 볼륨감으로 처리된 휀더 등의 요소들이 캐시카이의 인상을 더욱 날렵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날개 형상으로 디자인된 테일램프와 리어 스포일러처럼 끄트머리를 접어 올린 해치도어 등으로 꾸며진 뒷모습은 캐시카이의 외관을 날렵하면서도 현대적인 스타일로 완성한다.



실내 역시 출시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직선적인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 캐시카이의 인테리어는 외관 디자인과도 일관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V자, 혹은 Y자의 형상을 이루지만, 극단적인 수준의 콕핏 구조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동사의 스포츠 쿠페인 370Z에서 가져온 듯한 가죽 무릎 패드까지 자리잡고 있다. 실내에 배치된 대부분의 기능 조절 스위치 및 다이얼 등은 손이 잘 닿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사용이 편리한 편이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으며, 무난한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스포크에 배치된 각종 버튼과 레버는 조작하기 불편하지 않다. 계기판은 단순 명료한 디자인으로,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2서클 타입의 계기판 중앙에 배치된 사각형의 디스플레이에는 각종 차량의 주행 정보의 열람이나 연비 등의 내용을 출력한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스티어링 휠 왼쪽 스포크에 배치된 레버로 제어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버튼과 다이얼들은 상기한 대로,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조작이 수월한 편이다. 기어 레버 앞에는 큼직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카드 지갑 등의 잡다한 물건을 둘 때 요긴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팔걸이 부분에 위치한 콘솔 박스는 큼지막한 용량을 확보하고 있어, 렌즈 교환식 카메라 등의 다소 큼직한 물건들을 수납하기 좋다.



가죽과 직물을 혼용하여 마감된 앞좌석은 튼튼한 질감을 지니고 있다. 착좌감은 동급의 SUV들 중에서도 좋은 편에 속한다. 외관 상으로는 평범한 좌석과 같지만, 좌석의 설계가 꽤나 세심하게 이루어졌는지, 착좌부와 지지부 등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서로 다르며, 이 덕에 달리 어딘가가 불편하다거나, 어딘가가 배기는 느낌이 전반적으로 적은 편이다. 양쪽 좌석은 2단계의 열선 기능과 레버 조절식 요추받침을 제공하며, 운전석은 6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조수석은 전동 조절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뒷좌석은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가죽과 직물을 혼용하고 있다. 착좌감은 적당한 수준이며, 가족형 SUV로 활용해도 달리 손색 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머리와 어깨 공간에 대한 배려가 충실한 편인데다, 통유리로 된 글라스 루프 덕에, 뒷좌석의 체감 공간은 더욱 커진다.




트렁크의 기본 용량은 430리터. 캐시카이는 `듀얼 플로어 시스템`으로 명명한, 서로 분리가 가능한 2개의 플로어 매트를 구비하고 있다. 2개의 플로어 매트는 이 2개의 트렁크 플로어 매트는 눕혀서 상하로 공간을 나누거나, 세워서 칸막이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전부 분리해서 트렁크 바닥 한 구석에 포개어 둘 수도 있다. 2개의 플로어 매트는 각각 양면이 서로 다른 재질로 마감되어 있어, 무겁거나 지저분한 짐을 실을 때에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6:4 분할 접이식 뒷좌석을 이용하여,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2016년을 맞은 캐시카이에서 변화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엔진이다. 유로6 규제를 만족하는 신규 dCi 디젤 엔진의 배기량은 종전과 같은 1.6리터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고출력 131마력/4,000rpm, 최대토크 32.6kg.m/1,750rpm의 성능을 낸다. 이 엔진과 짝을 이루는 변속기는 변함 없이, 자트코의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인데,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어비에 약간의 조정을 가했다.



캐시카이는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소형의 SUv로서는 평균 수준의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올 초에 시승했던 지난 모델에서는 실내의 패널 등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다소 발견되었으나, 신형은 잡음이 적다. 진동 억제 면에서 다소 개선된 느낌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모델에 비해 보다 매끄러운 회전 질감이 페달을 타고 흘러 들어 온다. 승차감은 유럽 스타일의 탄탄함을 기반으로 유연함을 겸비한, 느낌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 역시 체급에 비해 우수한 편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서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면, 변함 없는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과 함께, 차체가 경쾌하게 전진을 시작한다. 캐시카이에 탑재된 엑스트로닉 CVT는 가속 페달의 조작량이 많아지면, 다단 기어와 유사한 패턴과 감각으로 변속을 하는 재주를 부린다. 또한, D레인지 옆의 스포츠/수동 모드로 레버를 옮기면, 총 7단의 수동 변속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변속기의 감각이 꽤나 적극적인 느낌이어서, CVT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캐시카이는 기본적으로 탄탄하면서도 질긴 느낌의 섀시를 지니고 있으며, 균형감각 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감각을 보여준다. 또한, 탄탄한 본 바탕을 지닌 하체 덕에, 운전자의 거친 조작에도 SUV로서는 기민한 편에 속하는 몸놀림을 보여준다. 또한, 온로드 주행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3가지 전자 장비가 조합된 `섀시 컨트롤(Chassis Control)` 시스템이 캐시카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닛산 모델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Active Trace Control)`은 코너 주행 시 각각의 바퀴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한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Active Engine Brake)`는 섬세하게 엔진 브레이크를 가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코너링을 보조한다. 또한,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Active Ride Control)`은 굴곡이 심한 노면에서 네 바퀴의 브레이크를 개별적으로 미세 제어함으로써 차체의 흔들림을 억제한다.



여기에 상기한 탄탄한 밑 바탕과 함께, 다소 묵직한 감각의 전자식 스티어링 휠은 코너의 굴곡을 향해 감아 돌릴 때마다 충분한 답력과 SUV로서는 정직한 편에 속하는 반응이 돋보인다. 이러한 성능을 뒷받침하는 제동력 역시, 만족스런 수준으로 완성되어 있어, SUV로서는 준수한 수준의 조종성과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안정적인 핸들링 감각을 겸비하게 되었다.



연비는 저배기량의 디젤 엔진과 효율이 좋은 CVT와의 궁합이 긍정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를 냈다. 다소 거친 주행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연비는 10km/l 밑으로 내려가는 법이 없었을 정도다. 공인 연비는 도심 12.8km/l, 고속도로 15.2km/l, 복합 13.8km/l이나, 시승을 진행하며 별도로 측정한 연비는 이보다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비 기록 중에는 항상 ECO 모드를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운행했으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삼가하고, 각 구간의 제한속도에 맞춰 정속 운행하였다. 캐시카이는 혼잡한 도심에서는 12.0km/l의 기록을 냈지만, 원활한 상황의 도심에서는 14.2km/l의 연비를 기록했으며, 고속도로에서는 공인연비를 한참 상회하는 21.1km/l의 평균연비를 냈다. 도심 구간의 연비 기록은 서울시 강남구 일대에서 진행했으며, 고속도로 연비 기록은 신공항 고속도로와 제3 경인 고속도로, 서울 외곽순환도로 등지에서 진행했다.



유로6 파워트레인으로 돌아온 2016년형 닛산 캐시카이는 종전과 변함 없이, S, SL, 플래티넘의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VAT 포함 가격은 S 3,040만원, SL 3,400만원, 그리고 시승차인 플래티넘 모델은 3,800만원이다. 출시 초기에 비해, S와 SL 모델은 가격이 각각 10만원씩 내려간 반면, 플래티넘 모델은 가격이 10만원 올랐다. 시승차인 플래티넘 모델에는 내비게이션과 전방 추돌 감지 장치, 차선 이탈 경고 장치 등의 안전/편의 사양이 구비되어 있으며, 고급 모델군인 인피니티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까지 기본 장비되어 있다.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의 구미를 정확하게 노린 소형의 디젤 SUV 모델인 캐시카이는 유로6를 만족하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얹고, 다시금 2016년을 향해 출격을 개시했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수정 작업이 가해졌으나, 여전히 초기 모델과 같은 성격을 온존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시장에 정식 출시된 디젤 SUV 중에서도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디젤 SUV의 인기가 식지 않는 한, 향후에도 한국 닛산의 주역으로 활동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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