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이 싫어하는 자동차 3대 요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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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이 싫어하는 자동차 3대 요소는?
  • 모토야
  • 승인 2020.12.2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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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동차 시장은 각 지역의 요구에 따라 선호하는 자동차의 유형이 갈린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국인 대한민국의 경우,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문화권의 국가들과 확연히 다른 성향을 가진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수입차 업계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우면서도 독특한 성향과 환경을 가진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 보급이 시작된 이래 반세기를 조금 넘는 시간동안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시장에서 유독 선호도가 낮은 차종으로는 어떠한 유형이 있을까? 본 기사에서는 브랜드 가치나 차량의 상품성 등에 관련한 내용을 제외한, 순수하게 자동차 자체가 갖는 기계적인 특성 등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선호도가 유달리 낮게 나타나는 유형들을 짚어 보았다.

작은 차
대한민국의 자동차 시장의 형성 초기에는 자동차의 크기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는 '차의 크기를 따질 여유가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소득 수준의 증가, 그리고 자동차의 크기를 일종의 '계급'으로 여기는 풍조와 타인의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는 사고방식, 그리고 자동차를 개인을 위한 재화가 아닌, ‘가족’을 위한 재화로 인식되어져왔던 문화적인 환경 등이 맞물려, 소형차는 국내의 자동차 시장에서 점점 홀대받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80~90년대를 기해 상당수의 서민층에서는 '소형차'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이용해야 하는 재화이다 보니, 차의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지 않으면, '범용성'을 담보할 수 없었고, 집과 함께, 그 가정의 경제적 환경을 드러내는 재화로서 취급되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조금 더 큰 차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지금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렬하게 파고 든 것이 중형세단의 차체에 소형차로 분류되는 1.5리터급 엔진을 탑재한 '준중형차'라는 괴이한 세그먼트가 탄생했고, 이후에는 중형세단인 현대 쏘나타가 '국민차'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여기에 덩치가 좀 더 커진 소형차를 판매하기 위해 '준중형차'라는 단어를 다시금 끌어다 써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전통적인 형태의 소형 승용차는 완전히 씨가 말라버린 상태다. 그리고 그 빈 자리는 최근들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온 소형 크로스오버들이 꿰어 찼다. 

1990년대부터 도입이 시작된 경차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차는 도입 초기에는 위에서 언급한 차의 크기를 계급으로 인식하는 풍조로 인해 시장에서 냉대를 받았다. 심지어 작은 크기를 놀리는 유머가 공공연히 나도는 등,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경제성장이 급추락하면서 경차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자동차'로 반짝 힘을 얻었다.

하지만 IMF 체제를 졸업하고 난 이후부터는 다시 냉대받기 시작했다. 경차의 신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8년을 기해 10%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2019년에는 7.4%에 불과해, 축소 일로를 걷고 있다. 게다가 일부 경차 차종이 단종될 것으로 예상되어, 경차 시장의 맥은 여러 혜택에도 불구하고 끊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경차를 제외한, 해치백 타입의 승용차는 소형차의 인기가 완전히 주저앉지는 않았던 1990년대 초반까지는 나름대로 국내서 선전하는 차종이었다. 국내 자동차 보급의 본격적인 문을 열기 시작한 현대자동차 포니가 해치백이었고, 대한민국의 대표 소형차로 꼽히는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GM의 월드카, '르망' 역시 해치백 모델이 만만치 않게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치백에 대한 인기는 눈 녹듯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이는 소형차의 몰락과 궤를 함께 하는 부분도 있다. 현재 국내서 생산되는 해치백형 승용차는 전무하며, 그나마 구페의 성격이 가미된 고성능 차종인 현대 벨로스터 N 모델만이 남았을 뿐이다.

왜건
대한민국 시장이 선호하지 않는 자동차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왜건'을 꼽을 수 있다. 왜건은 일반적인 승용 세단에서 화물 적재량을 크게 늘린 형태의 자동차를 말한다. 승용 세단의 편안함은 거의 그대로 누리면서 짐 공간은 훨씬 큰 덕분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유럽 시장이나 일본 시장에서는 해치백, MPV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인기 차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자동차 시장은 왜건을 유별날 정도로 싫어한다. 수입차 업계에서 국내 시장에 왜건형 차종을 출시할 때에는 '왜건'이라는 표현을 철저히 배제하고, 일종의 '크로스오버형' 차종으로 홍보할 정도다. 왜건은 일반적인 3박스형의 승용세단에서 트렁크 부분을 확장시켜 만든 개념의 차량이고, 이러한 형태가 국내 시장에서 굉장이 생소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내에서 왜건형 차종은 현대자동차가 사업 극초기에 생산한 '포드 20M'에도 왜건형 모델이 존재했을 정도로, 자동차 역사의 초기부터 꾸준히 소개되어 왔다. 하지만 승용 시장에서의 수요가 나오지 않아 상용으로 전용된 사례가 심심치 않게 존재하고, 이로 인해 승용 시장에서 극도로 꺼리는 '짐차'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히게 되었다고 본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동형의 세단 모델 대비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도 왜건의 '비인기'에 한몫 단단히 했다. 심지어 국내 제조사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 1990년대에도, 왜건 시장의 부흥을 노리고 출시되었던 모델들의 완성도가 대체로 기대를 밑돌았기에 이러한 인식은 더 나아지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더 이상 국내서 생산되는 왜건형 모델은 해외 수출용 모델 일부를 제외하면 없다.

수동변속기
수동변속기를 탑재한 차량은 197~80년대만 해도 보편적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자동변속기는 고급 승용차나 돼야 고가의 '선택사양'으로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승용차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미 90년대를 기점으로 수동변속기의 비중이 줄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1997년 이래, 장애인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던 2종 보통 자동변속기 면허(A)를 일반인들도 취득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변속기는 빠르게 보급 속도를 늘려갔다. 그리고 승용차 시장에서 수동변속기는 빠르게 사장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자동차 제조사들의 태도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볼 수 있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자동변속기의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자동변속기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는 한 편, 수동변속기 차량의 옵션 선택의 폭을 크게 줄여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이 수요를 자동변속기 쪽으로 몰아 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래로 넘어올수록 수동변속기 모델들은 기본적으로 갖는 단점인 '조작의 불편함'에 더해, 상품가치도 매우 낮아, 중고차로 처분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경차~준중형급 차종까지는 수동변속기를 고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적용되는 차종은 취미의 성향이 강한, 일부 고성능 차종이나 상용차종 외에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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