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아시아자동차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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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차]아시아자동차 콤비
  • 모토야
  • 승인 2022.12.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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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버스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육상 여객 운송에서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대한민국의 대중교통 여객수송 분담률은 약 40%내외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감당하고 있었던 운송수단이 바로 버스다. 

버스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아주 중요한 이동수단으로 통해 왔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 전후 복구가 이루어지던 시절부터 다수의 인원을 태우고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어 인구가 밀집한 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매우 높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버스 역시  여러 제조사에서 제작 및 판매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모델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게 될 아시아자동차의 콤비(Combi)다.

준중형버스의 대명사
고유명사임에도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는 말들 중 자동차와 관련된 것 중 하나가 바로 '봉고차'다. 봉고차라는 말은 1980년대 등장한 기아의 승합차 모델 '봉고(Bongo)'에서 유래한 것으로, 승차정원 10명 이상의 승합차 내지는 미니버스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 그것도 승합차 버전의 봉고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는 트럭 모델만 간신히 살아남았음에도 적어도 1980년대에 태어난 인구층에게는 여전히 익숙한 표현으로 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예가 준중형급 버스에도 존재하니, 그것이 바로 '콤비버스'다. 버스 교통 체계에서 거의 말단부에 해당하는 마을버스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대한민국 승합차의 대명사가 기아 봉고라면, 준중형급 버스의 대명사는 단연 콤비를 들 수 있을 정도로 콤비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준중형 버스로 자리 잡고 있다. 

舊 아시아자동차(現 기아)는 현대자동차보다도 앞선 1965년에 세워진 자동차 제조사로, 주로 군용차량과 같은 특수차량이나 대형 상용차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왔던 기업이다. 물론 설립 초기에는 피아트와의 계약을 통해 피아트 124 등의 승용 모델도 생산하기는 했지만, 1971년 미쓰비시 후소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1976년 기아에 인수되면서 대형 버스 및 상용차에 주력하는 자동차 제조사로 방향을 틀게 된다. 

아시아자동차의 콤비는 1983년, 기존에 생산하고 있었던 AM807 준중형버스를 대체하는 모델로 태어났다. 이 차량은 마쓰다주식회사(MAZDA)에서 생산하고 있었던 소형버스인 파크웨이 2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차량의 디자인은 초기형 2세대 파크웨이와 마찬가지로 좌우 2연장의 4등식 헤드램프를 사용하는 등, 대체로 비슷한 구성을 취하나, 전면부를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처럼 꾸미고, 운전석과 승객출입용 도어가 반대로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엔진은 초기에는 타이탄에 적용되었던 3.0리터 HA 디젤엔진을 사용했으나, 1984년도부터는 4.5톤 복사나 32인승 버스에 탑재되는 4.0리터 ZB 디젤 엔진을 적용해 동급 최고의 성능과 신뢰도를 자랑했다. 또한 개량을 통해 트렁크 도어 크기를 늘리고 테일램프의 디자인 변경, 안쪽으로 접혀들어가는 폴딩도어의 적용 등으로 개선을 이룬다.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면서 공식 의전용 차량으로 채용되며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심지어 이 기간 동안 콤비는 시장에서 경쟁자라고 할 만한 모델조차 없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1988년 7월에는 '뉴 콤비(New Combi, AM815)'라는 이름으로 시판된 중기형 모델이 등장했다. 이 모델은 모회사인 기아의 파워봉고, 베스타 등의 소형 상용차 모델들과 유사한 스타일로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일체형의 직사각형 헤드램프와 수평향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돼 더욱 단정한 모양새를 지녔으며, 승객용 출입문의 경우, 기존의 폴딩도어 외에 스윙도어를 선택사양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때부터 기아산업의 굴뚝모양 로고와 유사한 스타일의 로고 엠블럼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때 들어서 콤비에게 경쟁자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 차가 바로, 현대 카운티의 선조에 해당하는 코러스(Hyundai Chorus)다. 1991년도에는 승객용 자동문의 위치가 앞문에 더 가깝게 이동했다. 

1993년도에 출시된 '슈퍼 하이 콤비(Super Hi-Combi, AM825)'는 콤비들 중 가장 짧은 기간동안 생산된 모델이다. 이 때 콤비는 또 한 번 외관 디자인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 디자인 변화 역시, 모회사인 기아의 하이 베스타, 그리고 자사의 승합 모델 하이 토픽(Hi-Topic, AM715) 등과 통일성을 이루는 형태였다. 엠블럼 또한, 1990년대 기아와 유사한 형태의 타원형 로고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1995년 출시돼 2002년까지 판매된 파워 콤비(Power Combi, AM825)는 아시아자동차가 생산한 마지막 콤비로, 디자인을 크게 변경했다. 외관에서는 초창기와 비슷한 2연장 4등식 헤드램프를 적용함과 더불어, 블랙베젤 라이트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는 등, 외관에서 보다 현대적인 느낌을 주도록 변화했다. 그리고 1999년도에는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로 인수되면서 아시아자동차는 기아자동차로 완전히 흡수되어 기아자동차의 대형 상용차 부문으로 편입, 이 때부터 기존의 ZB 엔진 대신, 이탈리아 VM 모토리의 3.7리터 터보디젤 엔진을 탑재해 판매되었다. 

하지만 콤비의 시대는 점점 저물어가고 있었다. 콤비는 여러차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긴 했지만, 이미 상당히 노후화가 진행되며 상품성을 잃고 있었고, 여기에 날로 강화되어가고 있었던 배출가스 기준, 그리고 모회사의 모회사가 되어버린 현대자동차의 신작, 카운티의 등장 등, 여러 악재로 부진을 이어가면서 최종적으로는 2002년 단종을 맞게 된다. 그리고 기아 콤비가 사라지게 되면서 현대자동차의 카운티는 자일대우버스의 레스타가 등장하기 전까지 10여년간 준중형버스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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