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SUV - 포르쉐 카이엔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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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SUV - 포르쉐 카이엔 시승기
  • 모토야
  • 승인 2023.09.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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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Porsche World Road Show 2023)를 개최했다. 이번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의 미디어 세션에서는 포르쉐의 다양한 차량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트랙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에서는 파나메라와 더불어, 포르쉐의 명실상부한 힘줄이 되고 있는 볼륨모델 카이엔의 신형 모델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8월 국내 출시된 신형의 카이엔은 페이스리프트임에도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거쳐, 한층 업그레이드된 상품성을 지닌 모델로 거듭났다고 한다. 새로워진 포르쉐 카이엔을 시승하며 어떠한 매력을 품고 있는지 알아본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1억 3,310만원.

부분변경을 거친 3세대 포르쉐 카이엔의 외관에서는 918 스파이더와 전기차모델 타이칸, 전기차 프로젝트 모델 미션R 등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링 요소들이 적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나타났던 '벌크업 911', 내지는 '대왕 두꺼비' 같은 인상을 주었던 역대 포르쉐 카이엔과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특히 전면부의 스타일은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가장 확실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타원형에서 드디어 벗어나 사다리꼴 형태에 가까운 스타일이 접목된 헤드램프 유닛에 타이칸, 미션R 등 전기차 라인업에서 비롯된 4등식 LED 램프, 아치형 윙이 적용된 프론트엔드 등으로 더욱 세련된 스타일로 거듭났다. 

인테리어 또한 크게 변화했다. 포르쉐 특유의 수평향 대시보드는 그대로지만 계기반 전체가 하나의 곡면 디스플레이로 변경되어 한층 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을 주며, 시인성 역시 훌륭하다. 이 뿐만 아니라 옵션으로 조수석에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어, 미래지향적인 감각마저 풍긴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소재로 마감되어 있으며, 뛰어난 조립품질을 지닌다. 물론, 포르쉐 특유의 독자적인 구성과 UI에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현대적인 고급 SUV로서 매력적인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여기에 1열좌 2열좌석 모두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트렁크 공간도 쿠페 모델이 아니라면 준대형급에 속하는 SUV로서 충분한 수준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번에 시승한 카이엔의 파워트레인은 3.0리터 V6 가솔린 터보 엔진과 자동 8단 팁트로닉 변속기, 그리고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3.0 V6 터보 엔진은 360마력/5,400~6,400rpm의 최고출력과 51.0kgf.m/1,450~4,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48km/h에서 제한되며, 제원 상의 0-100km/h 가속 시간은 6.0초다.

카이엔 모델과 함께 행사장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잠시 떠나 용인 시내 및 고속도로 구간을 주행했다. 일반도로에서 카이엔은 고급 SUV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준수한 정숙성과 승차감을 지니고 있어, 상당히 쾌적한 운행환경을 제공한다. 먼저 정숙성의 면에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엔진의 구동음만큼은 굉장히 절묘한 수준으로 억제해 둔 것이 꽤 인상에 남는다. 엔진의 소음을 무작정 틀어막는 느낌이 아니라, 엔진에서 듣기 불편한 소음만 싹 걸러내고 기분좋은 소리만 흘려보내는 느낌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승차감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움과 안정감을 높은 수준으로 양립한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나치게 단단하지도, 지나치게 무르지도 않은, 중도에 가까우면서도 불안함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수준의 정교한 제어 덕분에 노면 상태에 관계 없이 항시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다. 승차감 하나만으로도 여타의 고급 SUV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는 SUV는 흔치 않은데, 카이엔이 바로 그 흔치 않은 경우에 포함되는 차다. 그리고 이렇게 쾌적한 주행 환경은 확실히 이쪽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모델다운 부분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서킷에서는 어떨까? 서킷에서 포르쉐 카이엔의 운전대를 잡게 된다면, 어째서 포르쉐가 이 차에 대해 끝끝내 '스포츠카'라고 표현하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SUV 차종은 태생적으로 높은 무게중심과 무거운 자체중량으로 인해 혹독한 조건인 서킷에서는 운동성능의 한계를 시험받게 되며, 차량을 구성하는 하드웨어들도 오래 견디기 어렵다. 그렇지만 카이엔은 이와 같은 우려를 상당한 수준으로 불식시키는, 준수한 성능과 경험을 제공한다.

서킷에서 나타나는 카이엔의 특징은 SUV로서는 최상급에 속하는 제어력과 급기동시 나타나는 안정성, 그리고 의외로 끈덕지게 버텨주는 브레이크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신형의 카이엔은 듀얼챔버 타입의 신설계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던 핸들링 성능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이 덕분에 코너가 연속되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서킷에서도 다른 SUV들에 비해 더욱 과감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SUV들과 같이 무게중심이 높은 차들에서 나타나는, 급기동 시의 안정성 면에서는 가히 최상급의 실력을 보여준다. 트랙 내에 임시로 마련된 고속 시케인(코너가 연속되는 구간)에서는 아무래도 급하게 스티어링을 조타하게 되는데, 이 때 카이엔은 다른 SUV에 비해 훨씬 휘청이는 움직임이 덜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노면을 움켜쥐고 나아가 준다.

이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시스템 또한 상당히 직관적인 감각에, 단단하게 버텨주는 섀시 덕분에 SUV임에도 굉장히 정교한 감각의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굉장히 우수한 제동성능을 제공하는 덕분에 고속으로 주행하다가도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의 제동을 가할 수 있으며, 가혹한 서킷 주행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끈질기게 버텨주는 덕분에 차를 신뢰하며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직선구간에서도 상당한 순발력과 안정성을 경험할 수 있다. 카이엔의 V6 터보 엔진은 저속부터 화끈하게 터져나오는 토크 덕분에 2톤이 넘는 거구임에도 상당한 가속력을 제공한다. 묵직하고 힘차게 나아가는 느낌이 인상적이며, 회전질감 또한 상당히 깔끔하다. 그에 걸맞게 사운드 역시 묵직하고 중후한 감각이어서 가속하는 맛도 나쁘지 않다.

특히 이번에 서킷에서 시승한 카이엔들 가운데에는 국내시장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카이엔 S도 있었는데, 카이엔 S의 경우에는 V8 터보 엔진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더불어, 귀를 즐겁게 하는 박력있는 구동음 덕분에 스포츠카 못지 않게 짜릿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하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도 그 박력만큼은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다.

3세대를 거치며 진화를 거듭한 포르쉐 카이엔은 여전히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SUV다. 기본적으로 넉넉한 공간설계와 편안한 일상운행, 고유의 요소들이 확실하게 강조되어 있는 외관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 고급 SUV가 가져야 할 미덕은 빠짐없이 갖추고 있으면서도 세대를 불문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주행성능을 갖춘 카이엔은 여타의 고급 SUV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를 이루며, 실로 남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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