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SUV 연대기 5 - 크로스오버 SUV의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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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SUV 연대기 5 - 크로스오버 SUV의 정착
  • 모토야
  • 승인 2023.12.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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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세계의 자동차 산업에서 전통적인 승용 세단을 밀어내고 대세를 넘어 상식이 된 장르가 있다. 바로 SUV다. SUV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ports Utility Vehicle)의 줄인 것으로, 여행 및 레저활동에서의 활용을 염두에 둔 다목적 차량을 의미한다. SUV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장르로, 1930년대, 픽업트럭의 적재함에 지붕을 씌우고 좌석을 넣은 형태로 만들어진 쉐보레 서버번 캐리올(Chevrolet Suburban Carryall), 1940년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전세계를 누비며 기동력을 증명한 지프(Jeep) 등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SUV는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의 첫 페이지에는 SUV 차량이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가 이른 바 '한강의 기적'이로 일컬어지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며 국민소득이 증대되기 시작하자 패밀리카로서의 활용성과 레저활동에 응용할 수 있는 SUV 차량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기 시작했다.

또한 1990년대 이후에 불어든 크로스오버의 바람으로 인해 국내 SUV는 대대적인 변화를 겪기 시작, 2010년대에 이르게 되면 국내 SUV 세계는 소형부터 중형급, 심지어 대형급까지 크로스오버 체제로 변화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장에서 ‘SUV’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크로스오버는 사륜구동 성능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SUV를 시장에서 대부분 몰아내고,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이렇게 확대된 SUV 라인업은 전통적인 승용 세단의 자리까지 잠식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코란도C(2011)
'쌍용자동차 사태'라는 전사적 위기를 겨우 넘기고 개발을 마친 이 차는 쌍용자동차로서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큰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차명은 오랜 세월 동안 정통 SUV의 대명사로 통했던 코란도의 이름을 잇되, 보다 새로운 개념, 세련되고 귀족적이라는 의미를 담은 'Classy'와 편안함을 의미하는 'Comfort', 그리고 깨끗하다는 의미의 'Clean' 등, 여러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기괴한 디자인으로 악명 높았던 '액티언'의 뒤를 잇는 준중형급 SUV인 코란도C는 쌍용자동차로서는 최초로 모노코크 섀시, 전륜구동계 기반의 도심형 SUV 모델이다.

코란도C는 비록 정통 SUV인 코란도의 이름을 잇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너무 늦게 출시되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향후 쌍용자동차가 출시하게 될 모노코크 섀시/전륜구동계 기반 SUV들의 모태가 되어 준 차이기도 하다. 코란도C를 개발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쌍용자동차는 2010년대 대박을 치게 된 소형 크로스오버 티볼리와 뷰티풀 코란도, 토레스 등을 개발할 수 있었다. 코란도C는 2013년과 2017년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8년간 생산되었다가 2019년 뷰티풀 코란도에 자리를 물려주고 단종되었다.

쉐보레 캡티바(2011)
GM대우 오토앤테크놀로지를 해체하고 '쉐보레'를 중심으로 출범한 한국GM이 출범 초기에 내놓은 모델이다. 이 차는 본래 GM대우시절 개발한 윈스톰에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를 가한 모델이다. 쉐보레 캡티바는 당시 쉐보레의 단순하면서도 선이 굵은 스타일을 강조한 디자인 언어로 인해 대체로 무난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가졌었던 윈스톰 대비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윈스톰이 경쟁차종 대비 비교우위에 있었던 가격까지 크게 올려버리고 안전/편의사양 구성이 대폭 바뀌는 바람에 상품성이 오히려 떨어져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쉐보레 캡티바는 차량 자체의 성능 및 쾌적성은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오히려 GM대우 윈스톰이었던 시절에 비해 판매량이 급감했다.

한국GM은 쉐보레 캡티바를 어떻게든 자사의 주력 SUV로 유지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한층 강화되고 있었던 배기가스 규제가 발목을 잡아, 잠시 단종되기도 했다. 그러다 2016년에 2차 페이스리프트까지 거치고, 유로6까지 만족하는 새 파워트레인까지 장비했으나, 여전히 판매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2018년 조용히 단종을 맞게 되었다.

현대자동차 싼타페(DM, 2012)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3세대 싼타페는 기존의 2세대 싼타페의 대성공에 이어, 또 한 번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연타석 홈런에 성공한다. 싼타페 DM은 현대자동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기아 쏘렌토R과 2세대 싼타페 후기형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강력한 성능의 R 디젤엔진, 그리고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을 갖춰 출시 첫 해에 6월,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2012년 연간 판매대수 6만 8천대를 돌파했다.

기아자동차 쏘렌토(UM, 2014)
2세대 모델을 통해 현대 싼타페의 최대 경쟁차로 등극한 쏘렌토는 2014년 세대교체를 맞으며 더욱 진화했다. 기존 대비 한층 커진 차체와 더불어 한층 단정하고 매끄러워진 외관 디자인, 더욱 넓어진 실내공간, 기존 대비 더욱 늘어난 차체구조용 접착제 사용량과 핫스탬핑 공법을 대폭 적용해 구조강성을 크게 높였으며, 더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갖춘 전천후 패밀리카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한층 길어진 차체와 널찍해진 실내 공간 덕분에 싼타페를 제치고 국내 패밀리 SUV의 정석으로 자리잡았다.

르노삼성자동차 QM6(2016)
독특한 스타일과 패키징으로 주목받았으나 비싼 가격과 생소한 구성으로 인해 판매는 부진했던 QM5 이후, 르노삼성이 절치부심으로 준비한 SUV 모델이다. QM6는 공개 당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던 SM6의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그대로 준중형~중형 SUV의 차체에 옮겨 놓은 외관과 더불어, SM6와 근접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안전 편의사양을 갖춰 QM5의 부진을 만회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여기에 SM5, SM7 등에 적용하며 큰 호평을 받았던 '도넛탱크'로 단점을 크게 개선한 LPG 모델까지 출시,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르노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 지금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는 2인승 밴 모델인 'QM6 퀘스트'도 추가한 바 있다.

쌍용자동차 G4 렉스턴(2017)
장장 16년 동안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로 자리를 지켜왔던 렉스턴이 G4라는 이름을 달고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G4 렉스턴은 지금까지도 국내 SUV들 중 가장 강건한 구조를 가진 포스코 기가스틸 프레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더욱 가벼워진 무게와 더불어 더욱 커진 차체, 더욱 개선된 주행 성능으로 태어났다. KG 모빌리티가 출범한 지금도 플래그십 SUV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최신의 능동안전장비들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품성을 개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싼타페(TM, 2018)
기존 싼타페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입고 태어난 4세대 싼타페는 더욱 강조된 캐스캐이딩 그릴과 상하 분리형의 헤드램프, 볼륨감을 강조한 스타일링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 편의사양은 물론, SCR(선택적 환원촉매) 방식을 적용한 엔진으로 환경부하도 더 줄였다. 첨단 이미지를 강조한 외관과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 그리고 새롭게 개발한 HTRAC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더욱 뛰어난 주행성능, 더욱 확대된 흡차음재 적용으로 정숙성도 크게 높였다. 이 외에 다양한 선진 안전장비들을 대폭 적용했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2018)
팰리세이드는 공식적으로는 싼타페의 차체 연장형(롱바디) 3열좌석 모델인 맥스크루즈(MAXCRUZ)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모델이다. 팰리세이드는 세련된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 넉넉한 공간까지 갖춰 출시 당시부터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특히 다양한 안전/편의사양과 넉넉한 공간, 합리적인 가격책정으로 패밀리카에 목말라 있었던 국내 시장에서 출시 후 단 8일 만에 29,000대가 계약되는 등,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출고 대기가 밀려서 수입차보다도 더 오래 기다려야 했던 탓에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기현상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2019)
2010년대 마지막으로 출시된 국산 SUV는 기아 모하비의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모하비 더 마스터'다. 기아에서는 후속 차종으로 취급하고 있을 정도로 대대적인 변화를 거친 모델이며,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는 3.0 디젤 엔진을 적용했다. 여기에 기존 모하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안전/편의사양이 적용되어 보다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변화한 외관 디자인은 기존 모하비에 비해 한층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며, 인테리어는 최신 트렌드에 맞춘, 극단적인 수평향의 대시보드와 다양한 편의장치를 적용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주행 성능도 기존 대비 한층 보완되어 플래그십 SUV에 맞는 감각으로 거듭났다. KG 모빌리티의 렉스턴과 더불어 유이한 바디-온-프레임 방식의 SUV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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