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토요타의 총본산까지? 토요타그룹서 또 성능검사 부정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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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토요타의 총본산까지? 토요타그룹서 또 성능검사 부정 드러나
  • 모토야
  • 승인 2024.02.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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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그룹 내 기업들이 차량 성능시험을 거치지 않은 채, 성능을 허위로 기재하는 등, 품질인증과 관련된 부정이 또 드러났다. 지난 2022년도에는 그룹 내 대형 상용차 부문을 전담하는 히노자동차(日野自動車株式会社, Hino Motors)의 배출가스 및 연비 부정 및 조작에 이어, 지난 해 연말에는 다이하츠의 거의 대부분의 양산차종이 신차 안전성을 확인하는 충돌 안전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은 채, 조작된 데이터를 사용해 정부 인증을 취득한 것이 들통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바로 토요타자동직기(豊田自動織機, Toyota Industries Corporation)에서 성능조작이 드러난 것이다. 

토요타자동직기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기업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은 다름아닌, 오늘날 토요타자동차그룹의 모체가 되는 기업이다. 토요타자동직기는 이름 그대로 자동 직조기계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오늘날의 토요타자동차는 이 회사가 1930년대에 신설한 자동차 부문이 성장해 독립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토요타자동차의 산실이자 '근본'에 해당하는 기업인 것이다. 토요타 자동직기는 현재 국내의 산업 현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토요타의 전동 지게차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본업인 직조기계의 개발 및 생산 이외에도 토요타자동차그룹의 양산차에 적용되는 엔진이나 차량용 배터리와 같은 각종 주요 부품은 물론, 양산차 자체를 위탁생산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번에 토요타자동직기에서 저지른 부정은, 자동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의 성능을 조작한 것이다. 성능조작이 이루어진 엔진은 1GD 엔진과, 2GD 엔진, 그리고 F33A 엔진의 3종으로, 모두 디젤 엔진이다. 그리고 이 엔진들이 탑재되는 차량들 중에서 대표적인 차종들만 나열해도, 토요타의 픽업트럭 하이럭스(Hilux)와 정통 오프로더 SUV 랜드크루저 300(Land Cruiser 300), 같은 아키텍처를 공유하는 렉서스 LX500d, 그리고 토요타의 대표 승합/상용차 모델 하이에이스(Hi-Ace) 등이다. 이 차들은 공통적으로 '신뢰성'으로 이름 높은 모델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 외에도 히노자동차의 중소형 트럭과 마쓰다주식회사의 봉고 브로니 등에도 공급되는 엔진이다. 이들 엔진이 적용되는 차종은 10개 차종에 달한다.

토요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7년 스바루의 인증부정, 2022년 히노자동차, 2023년 다이하츠공업에 이어 올해는 토요타자동직기의 엔진성능 인증부정 등이 연이어 일어나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이번 토요타자동직기에서 벌어진 인증부정행위는 지난 히노자동차와 다이하츠의 경우와는 다르다. 스바루와 히노자동차, 다이하츠공업은 모두 토요타와는 별개의 기업이었다가 훗날 토요타가 인수해 자회사로 삼은 기업이었기에 비난의 화살이 이들 개별 기업으로 향했고, 토요타로서도 표면적으로는 제 3자에 해당하는 모회사로서 관리자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토요타자동직기의 경우는 다르다. 토요타자동차그룹의 '뿌리'인 토요타자동직기에서마저 이러한 인증부정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은 모회사인 토요타나 렉서스 브랜드마저 이러한 부정이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 조사위원회와 닛케이 등에 따르면, 토요타 내부에서 이러한 일들이 연이어 터져나온 이유를 지나치게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와 지나치게 성과 및 수익에 집착하는 목표지향적 기업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토요타자동차그룹은 모회사인 토요타자동차 뿐만 아니라 그룹 내 각 계열사들마저 철저한 '상명하복'식의 대단히 군대 이상으로 경직된 조직문화가 만연해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회사는 항상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빠듯한 개발 일정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양산 날짜가 정해지면 그 누구도 일정 지연을 말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일정에 맞춰버리는 일이 일어나버린 것이다. 도요타 조사위는 “값이 싸면서도 성능까지 좋은 차를 '단시간'에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품질 부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토요타자동차그룹측은 토요타자동직기를 조사한 결과, "토요타자동직기는 이들 디젤 엔진 3종의 출력 시험에서 양산차에 적용되는 것과 다른 ECU(전자 제어 장치)를 사용하여 엔진의 출력 성능을 측정하고, 측정수치가 안정되도록 편차를 억제해 보고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토요타자동차그룹은 해당 엔진에 대한 재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9일(월) 밝힌 입장문을 통해, "'인증'이란 고객에게 안심하고 자동차에 탑승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미리 나라에 심사 및 확인을 받는 과정이고 인증의 적절한 취득은 제조업으로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대전제"라며, "다이하츠에 이어, 토요타자동직기까이 연이어 부정행위가 반복되어 온 것은 인증을 실시해야한 하는 제조기업으로서 근본을 뒤흔드는 사태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사업의 재생을 위해서는 종업원부터 경영진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 변화와 함께, 기업풍토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므로, 토요타로서는 토요타자동직기의 엔진사업이 재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포트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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