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에디슨이 전기자동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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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왕 에디슨이 전기자동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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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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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에디슨(Thomas A. Edison, 1847~1931)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명품을 남겨, '발명왕'이라 불린다. 특히 에디슨은 발명가인 동시에 비즈니스 마인드가 출중한 사업가였던 덕분에 자신의 발명품을 상용화하는 데 능했기에 그의 수많은 발명품이 보급될 수 있었다. 

세계 최초의 실용적인 백열전구를 대표로 축음기, 전화 송신기, 심지어 영화 제작 기법까지 고안해낸 것으로 유명한 발명왕 에디슨은 그 방대한 발명품의 양만큼이나 그 영역도 매우 넓었다. 특히 전력이나 전기 신호를 사용하는 것들은 손을 안 댄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그리고 그 중에는 전기 자동차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기자동차는 이미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로 꼽히는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Benz Patent-Motorwagen)이 등장하기도 전에 나타났다. 최초의 전기자동차는 1881년, 프랑스의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Gustave Trouvé, 1839~1902)가 발명한 삼륜 자동차였고, 그 이후로도 여러 전기차들이 등장했다. 에디슨이 만든 전기차가 등장한 시점은 1900년경이었다.

하지만 에디슨의 전기차는 그 동안 등장했던 전기차들과는 또 다른 혁신이 숨어 있었다. 그 혁신은 바로 '배터리'에 있었다. 에디슨의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종래의 전기자동차들이 사용했던 납축전지가 아닌, 에디슨 자신이 개발한 니켈-철(Ni-Fe)배터리를 사용한 것이다. 에디슨의 니켈-철 배터리는 납축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더욱 높고, 충전 시간도 한층 짧아, 전기차의 배터리로서 좋은 특성들을 가지고 있었다.

에디슨이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게 된 데에는 이미 미국 내에서 근 15년간 전기자동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1899~1900년 사이에는 전기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판매되었던 시기였으며, 수요도 늘고 있었기에, 이 수요를 잡고자 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나 지금이나 전기차에게는 한 가지 큰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1회 충전 당 최대 주행거리였다. 특히 초기의 전기차는 안정성은 높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납축전지에 브러시드 모터를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제공했다는 점은 지금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에디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에디슨이 개발한 새로운 배터리는 "납축전지 대비 가벼우면서도 장거리 여행을 소화할 수 있으면서 가격은 저렴하게"를 목표로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배터리에서 생성된 화학 에너지의 75%를 구동력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구동효율이 우수했다. 오늘날 테슬라 모델 S의 구동 효율이 88% 정도라고 하니, 1백년도 더 전에 우수한 효율의 배터리를 개발한 것이다.

에디슨의 전기 자동차는 우수한 배터리를 바탕으로, 여러 대의 시제차량을 제작해 1,000마일에 이르는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물론, 경유지와 기착지에서 충전을 하기는 했지만 당시에 전기 자동차로 이러한 장거리를 운행했다는 것은 가히 혁명적인 진화였다. 그러나 에디슨의 전기 자동차 계획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헨리 포드가 '모델 T'를 발표하며 내연기관 자동차가 엄청난 숫자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하지만 에디슨이 개발한 혁신적인 니켈-철 배터리에 주목한 회사가 있었다. 바로 '앤더슨 전기 자동차 회사(Anderson Electric Car Company)'였다. 이 회사는 자사가 새로 개발할 전기 자동차에 에디슨의 배터리를 채용, 1911년도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다. 비록 에디슨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전기차는 아니었지만, 에디슨의 혁신적인 배터리 시스템의 특허는 본인이 가지고 있었으므로 협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디슨의 배터리와 전기 구동계를 탑재한 전기차는 '디트로이트 일렉트릭(Detroit Electric)'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은 에디슨식 배터리의 높은 가격과 저온에서 효율과 신뢰성이 급감한다는 문제가 있음에도 종래의 전기자동차를 상회하는 성능에, 당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정숙하고 냄새가 적어, 주로 부유층 여성들이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에디슨 전기차의 꿈이 최종적으로 실현된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은 1939년까지 13,000대가 생산되었으며, 국내에도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참소리축음기박물관에 초기 만들어졌던 4대의 프로토타입 전기차 중 1대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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