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박스터 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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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박스터 S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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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포르쉐는 2세대 박스터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엔진 배기량을 키우고 DFI(Direct Fuel Injection)라 불리는 직분사 시스템을 달았다. 여기에 PDK(Porsche-Doppelkupplung), 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더해 성능을 대폭 향상 시켰다.

 



아담하다. 2005년 등장한 2세대 박스터의 첫인상이었다. 길이가 현대 엑센트보다 짧다. 하지만 커다란 휠과 두꺼운 타이어, 낮고 널따란 차체는 전형적인 스포츠카다. 한편으로 둥글둥글한 차체와 놀란 눈처럼 동그란 헤드램프는 귀엽다.

그러나 박스터도 엄연한 포르쉐다.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키를 꼽고 비틀면, 등 뒤에서 수평대항 엔진이 으르렁댄다. 스티어링 휠에 손만 대면 앞머리를 재빠르게 비튼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총알 같이 튀어 나간다. 브레이크 페달에 발만 얹으면 강한 제동력이 즉각 샘솟는다.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코너링도 짜릿하다. 여기에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까지 더했다.

2세대 박스터는 2009년 변화를 거쳤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통째로 바꿨다. 그 결과 더 뛰어난 운동성능을 품게 되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적을 뿐 만만치 않은 대수술이었다. 성능만 개선한 게 아니다. 안팎에 크고 작은 변화를 담았다. 범퍼와 헤드램프, 테일램프를 새로 디자인했다.
헤드램프는 안쪽을 살짝 잡아당겨 한층 사나워졌다. 프로젝션 렌즈도 두 개씩 심었다. 카레라 GT의 헤드램프를 연상시킨다. 앞 범퍼의 흡기구도 보다 날렵하게 다듬었다. 안개등 자리엔 LED 주간주행등을 달았다.
테일램프는 더욱 날카롭게 빚었다. 손끝만 스쳐도 베일 듯하다. LED 불빛을 밝히면 더 사나워진다. 뒤 범퍼 아래쪽엔 디퓨저를 달았다. 머플러는 여전히 중앙에 자리한다. 크고 작은 변화가 모여 귀엽던 이미지를 냉담한 분위기로 바꿨다.

소프트 톱은 10초 만에 열 수 있다. 시속 50㎞까진 달리면서 여닫을 수 있다. 로드스터의 개방감은 정숙성과 반비례한다. 개방감이 높으면 들이치는 바람이 많아 정숙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정숙성을 높인 구조는 개방감이 떨어진다. 앞 유리의 크기와 형상이 좌우한다. 박스터는 개방감과 정숙성을 적절히 만족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운전자 체격에 따라 만족감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로드스터를 살 땐 경쟁 차종을 골고루 타보고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

실내엔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를 달았다. PCM은 모니터로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몇몇 설정을 할 수 있는 장치다.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기능도 포함한다. 공조장치도 조금 달라졌다. 필요한 것만 간결하게 갖췄다.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다.




기본형 박스터는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29.6㎏·m를 내는 수평대향 6기통 2.9L 엔진과 자동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짝지었다. 공인연비는 9.9㎞/L. 0→시속 100㎞ 가속은 5.8초에 마친다. 이전 박스터 S보다 빠른 기록이다.
시승차는 박스터 S. 수평대향 6기통 3.4L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36.7㎏·m를 낸다. 이전보다 15마력, 2㎏·m를 더 낸다. 연비는 9.0㎞/L로 0.6㎞/L 개선했다. 0→시속 100㎞ 가속시간은 5.2초. 0.8초 단축했다.

새 파워트레인은 운전자의 의도를 귀신같이 알아채 재빠르게 반응한다. 늘어난 배기량과 직분사 시스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덕이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4피스톤. 가속만큼 감속도 강력하다.

박스터 S는 과격하게 몰아도 자세가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타이어는 노면에 찰떡같이 붙어있다. 수평대향 엔진을 차체 중앙에 품었기 때문이다. 탄탄한 하체도 한 몫 한다. 하지만 카이맨처럼 날을 바짝 세우진 않았다. 낭만적인 로드스터답게 수긍할 만한 여유를 품었다. 카이맨과 차별화된, 박스터만의 매력이다.
 

글 류민 기자|사진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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