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프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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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프라이드
  • 안민희
  • 승인 2012.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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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형차는 국내 시장에서 계륵 같은 존재다. 중형 세단을 주로 찾는 국내 시장의 분위기 때문이다. 아반떼만 해도 엄밀히 따지면 소형이지만 차체를 키우고 1.6L 엔진을 얹어 준중형차라고 주장한다. 유럽에서는 조금 다르다. 디젤 엔진을 얹은 소형차의 인기가 높다. 작은 체구의 소형차가 주는 편리함과 디젤 엔진의 높은 연료 효율성은 매력적이다. 실내 공간만 포기한다면 가벼운 차체 중량에 힘입어 즐거운 드라이브와 높은 연료 효율성을 만끽할 수 있다.

소형차의 보급과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은 팽창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그 시작을 열어준 훌륭한 소형차가 있었다. 그것도 3개국에서 합작을 거친 차다. 미국의 포드, 일본의 마쓰다, 한국의 기아 산업이 함께 한 ‘월드 카’ 프라이드다.

1987 년 출시된 프라이드는 직렬 4기통 1.1L, 1.3L 엔진을 얹은 3도어 해치백으로 시작했다. 이후 5도어 해치백, 세단, 왜건, 캔버스 탑을 더하며 인기를 끌었다. 후속인 아벨라가 나왔으나 인기를 끌지 못할 정도였다. 프라이드는 99년까지 장장 12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생산 후 단종된다. 

2005 년, 기아는 ‘리오’의 후속차종에 ‘프라이드’라는 이름을 붙이며 프라이드를 다시 되살린다. 전통의 부활이었다. 물론 과거의 프라이드와 여러모로 다른 차였다. 현대차와의 합병을 통해 프라이드의 상품성은 과거보다 더 좋아졌다. 작은 차체에 직선을 더해 빚어낸 디자인 감각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지 금 프라이드는 어느새 3세대에 들어섰다. 많은 변화를 더했다. 기아차의 패밀리 룩을 따라 얼굴에 사나운 인상을 더했다. 차체에 곡선을 더해 부풀리며 크기도 키웠다. 높이는 15㎜ 줄었지만, 너비는 25㎜, 휠베이스는 70㎜ 늘려냈다. 길이는 세단이 125㎜ 늘었고 해치백은 55㎜ 늘었다. 때문에 더 안정적인 자세와 넓은 실내 공간을 얻었다.

실 내 공간은 멋을 부렸다. 둥글렸던 이전의 디자인과 결별했다. 개성을 맘껏 드러낸 모습이다. 도어트림을 마름모꼴로 디자인해 특이한 맛을 더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도 직선 위주로 바꿨다. 테두리에 선을 그어 운전자 위주의 공간처럼 보인다. 다만 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우는 7인치 내비게이션이 콤팩트 오디오로 바뀌면 상당히 허전해 보인다.

프 라이드는 세단과 해치백의 두 모델로 나뉜다. 모두 2종류의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직렬 4기통 1.4ℓ MPI 엔진과 직렬 4기통 1.6ℓ GDI 엔진이다. 1.4ℓ MPI 엔진은 4단 자동변속기와 6단 수동변속기를 물린다. 1.6ℓ GDI 엔진이 6단 자동 및 수동변속기를 물리는 것에 비하면 아쉽다. 1.4ℓ MPI 엔진은 108마력(6300rpm), 13.9㎏·m(4200rpm)의 최대 토크를 낸다. 연비는 6단 수동이 18㎞/ℓ, 4단 자동이 16.1㎞/ℓ다. 1.6ℓ GDI 엔진이 140마력(6300rpm), 17㎏·m(4850rpm)의 최대 토크를 내는 것에 비하면 차이가 제법 크다. 연비 또한 직분사 엔진이 우위에 있다. 6단 수동 18.2㎞/ℓ, 자동 기준 16.7㎞/ℓ로 조금 높다.

  

하 지만 디젤 엔진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비교되는 현대 엑센트에는 디젤 모델이 있다. 수동은 23.5㎞/ℓ, 자동은 20㎞/ℓ의 연비를 자랑한다. 디젤 특유의 상대적으로 높은 토크를 이용해 편안하게 항속하면 공인연비는 쉽게 뛰어넘는다. 연료 효율성이 좋은 차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지금 프라이드 또한 디젤 엔진이 필요하다.

기아에서 내놓은 공차중량에 따르면 프라이드의 세단과 해치백의 무게 차이는 6㎏ 이하다. 약 320㎜ 정도 길이가 차이 나는 두 차가 6㎏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의심스럽다. 수치가 맞는다고 해도 문제다. 

스포티하게 생긴 소형차. 프라이드를 정의하는 말이다. 물론 1.6ℓ 직분사 엔진을 얹어 작은 차체와 강한 출력을 아우를 수도 있겠다. 기 본형 모델도 에어백은 충분히 갖췄다. 앞좌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갖췄으니 아쉽진 않다. 하지만 차체자세제어장치에 ABS,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리어 디스크 브레이크를 포함해서 55만 원의 추가 가격을 더해 달아야 한다. 원하는 옵션을 구성할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하기에는, 소비자의 능동적인 안전을 가격 논리 앞에 맡긴 것 같아서 아깝다. 

편 의장비 추가 구성 또한 마찬가지다. 히티드 스티어링 휠이나 스마트 키 등의 동급에서는 우수한 편의 사양을 자랑한다. 이런 편의장비야 추가 비용을 내고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뒷좌석 6:4 시트 구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지 않았을까. 등급을 더 높여서 1.4 MPI 최상급 모델에서나 추가 비용을 내고 달 수 있다. 히티드 스티어링 휠과 같은 편의장비와 묶어 30만~40만 원의 가격을 더해야 한다.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드는 훌륭한 소형차다. 기본형 모델의 가격이 낮아서다. 1.4ℓ MPI 엔진을 얹은 기본형 모델의 가격은 세단이 1110만 원, 해치백이 1155만 원이다. 소형차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기본형 모델을 사서 이동 수단에 충실하게 사용하는 것이 맞다. 1.4ℓ MPI 엔진을 생각할만하다. 하지만 1.6ℓ GDI 엔진을 권하고 싶다. 엔진 자체의 가치가 훌륭해서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큰 출력을 더하는 재미가 생긴다. 가격 차이는 약간 생긴다. 1.6ℓ GDI 엔진을 얹은 상위 등급 모델의 가격은 세단이 1348만 원, 해치백이 1393만 원이다. 현대 아반떼의 기본형 모델인 1340만 원과 비교할 만하다.

하 지만 과감히 날 세운 해치백 디자인을 좋아하고 작은 차체를 몰아붙이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프라이드를 택할만하다. 하지만 디젤 엔진을 얹은 해치백에 대한 욕심이 생겨 자꾸 엑센트 위트 디젤 모델을 돌아보게 된다. 더 비싸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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