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다이내믹 드라이빙 이벤트
상태바
볼보 다이내믹 드라이빙 이벤트
  • 류민
  • 승인 2012.05.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월 6일, 강원도 태백의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열린 볼보 다이내믹 드라이빙 이벤트에 참가했다. 트랙엔 눈발이 거세게 날리고 있었다. 다른 업체라면 안전운전을 신신당부 했을 텐데 볼보는 콧방귀도 안 뀌었다. 겨울이 긴 스웨덴 출신이라는 사실을 과시하는 듯 했다. 
관계자의 마음을 아는지 S60과 S80은 차디 찬 코너를 든든하게 돌아나갔다. 덕분에 볼보가 새로 선보인 ‘D3’엔진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도착했습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잠에서 깼다. 창밖으론 눈발이 날린다. 오늘은 4월 6일. 봄의 절반이라는 춘분이 보름이나 지났는데 눈이라니, 강원도 첩첩산중에 도착한 것이 실감났다. 

오늘 찾은 곳은 태백레이싱파크. ‘볼보 다이내믹 드라이빙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벤트의 주요 취지는 새로 출시한 ‘D3’엔진의 성능을 알리는 것. 행사는 이 엔진을 얹은 S60과 S80의 트랙 시승과 태백~서울 간 자유주행 등으로 구성되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얼음처럼 찬바람이 사정없이 들이쳤다. 옷깃을 여미고 바람을 피하려 패독으로 종종 걸음을 쳤다. 어디선가 들리는 엔진 소리. 주위를 둘러보니 몇 대의 S60과 S80이 트랙을 달리고 있다. 
사실 눈이 온다는 예보에 트랙주행이 취소되는 것 아닌가 걱정 했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다. 볼보는 ‘이정도 날씨쯤이야’라는 기세로 트랙을 달구고 있었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세미나실로 향했다. 새로 출시한 D3 엔진과 S60, S80에 도입한 기술에 대한 설명이 시작됐다. 

‘D3’는 직렬 5기통 2.0L 디젤 엔진이다. 볼보의 2.4L 디젤 엔진 ‘D5’를 손봐 완성했다. 기통 수는 그대로 두고 배기량만 낮춰 효율을 올렸다. 또 진동과 소음도 개선했다. ‘D3’엔진의 최고출력 163마력은 3500rpm에서, 최대토크 40.8㎏·m는 1500~2750rpm에서 나온다. 낮은 회전에서 힘을 내는 게 장점이다. 볼보는 이 장점을 제대로 느끼려면 트랙 주행이 제격이라며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볼보는 이 엔진을 S60, S80, XC60에 단다.






볼보의 자랑, 시티세이프티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레이더가 앞 상황을 주시하다 충돌 위험이 있으면 스스로 제동하는 충돌 방지 장치다. 시속 30㎞이하에서 작동한다. 모든 S60은 이 장치를 기본으로 단다. 
S60 T5엔 보행자 추돌 방지 시스템도 단다. 시티세이프티와 하는 역할은 같다. 하지만 전방 50m 앞까지 45˚ 각도로 내다보는 카메라가 추가돼 더 꼼꼼히 전방을 살핀다. 앞창에 달린 카메라는 주간에만 작동하고 신장 80㎝의 어린이도 감지한다. 




또 볼보 전 모델은 ‘DSTC’와 ‘RSC’를 갖췄다. DSTC(Dynamic Stability Traction Control)은 접지력 제어 시스템, RSC(Roll Stability Control)은 전복 방지 시스템이다. 두 장치 모두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이용해 차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엔진 또는 바퀴의 움직임을 제어해 차의 자세를 바로 잡고 바퀴가 미끄러지는 일이 없게 만든다. 덕분에 언더스티어 걱정 없이 차를 마음껏 다룰 수 있다.





간단한 라이선스 교육이 끝나고 시승에 나설 시간. S60과 S80을 각각 6바퀴씩 탄다. 눈발이 잦아들긴 했지만 트랙 상태는 좋지 못한 상태. 하지만 관계자는 안전운전 당부는커녕 볼보의 성능을 마음껏 즐기란다.  

처음 오른 차는 S60. 사실 난 S60을 처음 타본다. 그래서 이 트랙 행사가 좀 의아했다. 볼보의 스포츠 버전 ‘R’을 제외한 일반 모델은 스포츠 주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L 디젤 엔진이라면 ‘주행성 보다는 효율을 고려한 엔진이 아닌가?’란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트랙을 한 바퀴 돌았을 때 내 선입견이 틀렸단 걸 깨달았다. ‘D3’엔진은 5기통 엔진 특성을 바탕으로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쉬지 않고 힘을 쏟아냈다. 볼보가 5기통 엔진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배기량이 2.0L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정도다. 저회전에서 나오는 토크 때문에 코너 탈출 때 경쾌한 가속이 가능했다. 쭉 뻗은 직선 구간에선 6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뤄 디젤 엔진의 짧은 회전한계를 느끼지 못할 만큼 꾸준히 회전했다. 




뛰어난 건 엔진만이 아니었다. 브레이크는 반복되는 강한 제동에도 일정한 성능으로 보답했다.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의도한 만큼 앞머리를 비틀었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섀시는 썩 정교하지 않은 운전에 개의치 않고 끈기 있게 바른 자세를 유지했다. 각종 전자장비는 바퀴가 미끄러지거나 헛돌지 않도록 도왔다.  

미숙한 실력으로 트랙 주행을 무사히 마친 건 전부 이 덕택이다. 믿을 수 있는 브레이크 덕에 1번 코너가 기다리는 900m 직선로에서 시속 170㎞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든든한 서스펜션과 섀시 덕에 3개 코너가 이어진 3~4번 코너를 바깥으로 벗어나지 않고 돌아나갈 수 있었다. 실수로 스티어링 휠을 과격하게 조작해도 각종 전자 장비들이 차를 바른 길로 인도했다. 볼보가 S60을 스포츠세단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S60에서 받은 감동이 채 가라앉기 전에 S80에 올랐다. 두 모델을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S80은 S60에 비해 가속이 조금 더디다. 코너에서 거동도 크다. S60보다 크고 무거워서다. 운동성보단 승차감을 택한 볼보 기함의 태생적 한계다.  
하지만 S80 역시 끈끈한 서스펜션과 짱짱한 섀시,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동성능을 가졌다. 큰 덩치로도 트랙을 헤집고 다닐 수 있던 이유다. 

특히 ‘자이언트 코너’라고 불리는 6번 코너에선 S60보다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직선구간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각도의 긴 코너다. 좋은 기록을 위해선 끊임없이 가속하며 부드럽게 빠져나와야 한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S80은 S60보다 더 끈질기게 버텼다.  때문에 자신 있게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볼보의 주행성능을 맛보고 나니 찬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한 번 더 타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시티세이프티와 보행자 추돌 방지 시스템을 체험 할 수 있는 주요 안전 시스템 체험장으로 향했다. 




체험은 몇 개의 장애물을 놓고 진행했다. 먼저 관계자가 시범을 보였다. 관계자는 가속 페달을 밟아 시속 30㎞로 가속했다. 장애물이 다가오고 있었다. 관계자는 “모든 페달에서 발을 뗐다”며 발을 들어 보였다. 뒷자리에 앉은 나는 ‘정말?’하고 고개를 빼 앞을 봤다. 순간 차는 급정거했다. 덕분에 앞 시트 등판에 얼굴을 그대로 쳐 박았다. 

시티세이프티는 추돌 위험을 감지하면 브레이크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켜 차를 세울 준비를 하고 소리와 계기판 메시지로 경고한다. 경고 후 스티어링 휠 조작이나 추가 페달 조작이 있으면 운전자의 의도라고 파악하고 시스템은 한발 물러난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즉각 차를 세운다. 
‘정말 설까?’하는 마음에 발은 브레이크 페달로 향해 있었지만 S60은 어떤 장애물 앞에서건 칼같이 멈춰 섰다. “사고 없는 미래를 꿈꾼다”는 볼보 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이제 볼보와 제대로 친해질 기회다. S60과 S80을 번갈아 타고 태백에서 서울까지 가는 순서다. 

먼저 S60의 문을 열었다. 촉촉한 가죽 시트가 나를 반겼다. 볼보의 가죽시트는 상처엔 약해보이지만 촉감이 정말 보드랍다. 눈으로 봐도 말랑말랑하다. 또 트랙 주행도 가능할 만큼 단단하게 몸을 감싸 안는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과 디자인은 간결한 스칸디나비아 가구 느낌이다. 계기판은 속도계와 타코미터 두 개의 원으로 정리했다. 특이한 점은 오른쪽이 타코미터라는 것. 남은 연료량 등의 세부 사항은 원 안쪽에 담았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으로 살짝 틀어져 있어 운전자 중심의 실내를 암시한다. 




S60은 일반 도로에서도 탄탄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굽이진 강원도 산길을 사뿐하게 돌아 나왔고 가파른 오르막도 거침없이 주파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순간 연비는 15㎞/L대를 유지했다.

이번엔 S80 차례. 실내 디자인에서 세월의 흐름이 조금 느껴진다. 데뷔한지 5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비게이션이 운전석에서 멀다.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용하기 불편하다. 또 볼보에서 가장 큰 세단이지만 기함이라고 하기엔 크기가 조금 작다. 성인 5명이 타도 큰 불편함 없는 정도다. 

S80은 물론 볼보 모든 모델은 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을 기본으로 단다. 사이드미러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장애물 유무를 알려주는 장치다. 차선을 바꿀 때 마다 사이드미러 안쪽 램프가 깜빡여 안전운전을 도왔다. 
고속도로 연비는 15㎞/L 수준을 유지했다. 주행감각은 나긋나긋하지만 끈끈했다. 덕분에 피곤함을 잊고 편안하게 서울까지 왔다.




태백으로 떠나기 전 볼보 관계자가 한 말이 있다. “돌아오실 때는 볼보의 ‘아이언 마크’를 가슴속에 새기고 오시길 바랍니다.” 
이번 행사로 볼보를 다시 보게 됐다. 가슴속에 ‘아이언 마크’까진 아니더라도, 머릿속에 볼보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