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골프 미디어 시승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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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골프 미디어 시승회
  • 류민
  • 승인 201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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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려왔습니다. 늘 경쟁모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왔죠. 신형 골프에는 혁신이 담겨있습니다. 안팎 디자인은 물론, 파워트레인, 편의 및 안전 장비 등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한 마디로 개정된 교과서라 할 수 있죠. 아울러 그동안 우리가 출시한 차중 가장 상품성이 높습니다.”


폭스바겐 코리아 박동훈 사장의 말이다. 그는 신형 골프에 대해 이렇게 자신했다. 지난 7월 3일, 경상남도 거제도에서 열린 신형 골프 시승회에서였다. 이 회사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케팅 총괄 방실 부장 역시 “골프는 아는 만큼 보이는 찹니다. 제품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죠. 우리가 신차 발표회 대신 시승회를 연 이유입니다.”라며 신형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골프는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폭스바겐을 유럽 최대의 자동차 회사 자리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1974년 데뷔해 지금까지 3천만 대 이상 팔려 나갔다. 전 세계에서 매일 2천 대씩 팔린 셈이다. 또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온 모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해치백은 안 된다. 디젤 승용차도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깨며 폭스바겐 코리아의 성장을 주도해왔다.


한편, 골프는 지금까지 홀수 세대에서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뤄왔다. 디자인은 물론, 뼈대와 파워트레인 전부를 갈아치웠다. 반면, 짝수 세대에선 앞선 세대를 갈고 닦아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가령 4세대와 5세대는 전혀 다른 차였다. 같은 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5세대와 6세대는 DNA를 나눈, 사실상 근본은 같은 차였다.



이번 골프는 7세대. 이전 세대를 뛰어넘는 변화가 스며들 차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형 골프는 모든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덩치를 키워 실내 공간을 넓혔다. 또한 실내에 고급 소재 비율을 높이는 한편, 첨단 편의․안전장비도 확연하게 늘렸다. 게다가 가격까지 소폭 낮췄다.


이런 눈부신 도약의 중심엔 폭스바겐의 차세대 플렛폼, MQB(Modular Transverse Matrix) 가 있다. MQB는 뼈대의 핵심 부위를 ‘모듈화’ 시켜 몇 개의 패널을 더하거나 빼서 뼈대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플렛폼이다. 이제 폭스바겐 그룹에서 엔진을 차체 앞쪽에 가로로 얹는 차종은 몸집에 상관없이 MQB를 밑바탕 삼게 된다.


폴로부터 파사트까지 뼈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곧 개발비와 생산비를 확연하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신형 골프에 담긴 핵심 가치는 이 여분의 ‘돈’에서 비롯된다. 폭스바겐은 눈앞에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남는 비용을 상품성을 개선하는데 사용했다. 신형 골프는 폭스바겐 브랜드 중 MQB를 처음으로 도입한 모델. 신형 골프의 ‘가성비’가 확 올라간 이유다.



물론, 플렛폼 공유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6세대 골프는 티구안, 더 비틀, 제타, 시로코 등과 형제였다. 그러나 ‘차급’을 넘어서 뼈대를 나눠쓰진 않았다. 뼈대를 무리하게 늘릴 경우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MQB는 초기 단계부터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차급을 넘나들 수 있게 설계됐다. 따라서 완성도에 대한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신형 골프의 경우, 몸집을 키우며 무게를 약 100㎏ 덜어냈지만 강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피부 안쪽에는 이런 큰 변화가 담겼지만, 외모는 영락없는 골프다. 다부진 해치백 스타일의 차체와 두툼한 C필러 등 골프 고유의 디자인 요소를 고스란히 유지했다. 골프의 매력인 ‘빵빵한’ 엉덩이도 그대로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결 날렵하다. 이전보다 낮게 자리한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차체 구석구석에 도드라진 반듯한 선들 때문이다. 지붕도 이전에 비해 28㎜ 낮아졌다.



실내는 이전과 딴판이다. 일단 레이아웃부터 싹 바꿨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한데 묶어 운전자 중심의 실내로 구성했다. 센터페시아도 운전석 쪽으로 살짝 비틀었다. 소재 역시 이전보다 촉촉해졌다. 눈에 띄는 대부분의 패널을 ‘피아노 블랙’으로 마감했다. 금속성 광택을 띄는 패널 수도 확연하게 늘었다. 조립 완성도도 흠잡을 곳 없다.


5.8인치 터치 모니터를 품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도 기본으로 단다. 좌우 독립 풀 오토 에어컨만 2.0 TDI부터 갖춘다. 멍하니 보고 있으면, ‘이게 정말 간결미를 뽐내던 골프의 실내가 맞나?’라는 생각과 ‘이게 정말 가격이 3천만 원 남짓한 수입차가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우디라고 해도 믿을 만큼,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한편, 몸집을 키운 만큼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좌우 팔공간이 31㎜, 뒷좌석 무릎공간이 14㎜ 늘었다. 짐 공간은 이전에 비해 30L 큰 380L다.



시승에 나선 모델은 105마력짜리 1.6 TDI 블루모션과 150마력짜리 2.0 TDI 블루모션. 출력은 기존과 큰 차이 없지만 가속 감각은 한결 활기차다. 두 모델 모두 필요 충분 이상이었다. 물론, 실제 가속 성능도 개선됐다. ‘제로백’ 기록이 0.5~ 0.7초 줄었다.


가장 놀라운 건 연비. 에어컨을 켜고 거제도의 굽이진 산길을 쉬지 않고 내달렸음에도 1.6 TDI는 평균 15㎞/L, 2.0 TDI는 13㎞/L의 연비를 냈다. 경험상, 공인연비와 주행환경을 고려하면 이를 한참 밑도는 게 일반적이다.



몸놀림은 역시 골프였다.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건, 꼬부랑길에서건 시종일관 든든하게 움직였다. 탄탄한 차체는 관절과 타이어를 여유롭게 다스렸다. 특히 앞머리를 따라 붙는 꽁무니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59㎜ 늘어난 휠베이스를 의식 못할 정도로 매끈했다. 뒤쪽 서스펜션을 토션빔으로 구성한 1.6 TDI나 멀티링크로 구성한 2.0 TDI나 큰 차이 없었다. 승차감 역시 기존보다 한결 부드럽다.


운전재미 또한 늘었다. 신형 골프는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과 전자식 차동제한장치(XDS)를 기본으로 달기 때문이다.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은 에코, 스포츠, 노멀, 인디비쥬얼 등 4개 모드에 따라 엔진과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등의 반응을 바꿀 수 있는 장비다. 운전자의 기분과 몸 컨디션에 따라 차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은 에코 모드에서 에어컨 작동을 최소화해 효율을 더욱 높이고 스포츠 모드에서 헤드램프의 액티브 밴딩 기능(옵션이 있는 경우)을 중지해 안정된 시야를 확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1.6 TDI의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은 엔진과 스티어링 휠의 반응만 바꿀 수 있다.


전자식 차동제한장치(XDS)는 전륜구동의 고질병인 언더스티어 현상을 막아주는 안전 장비다. 좌우 바퀴의 회전 속도와 운전대를 꺾는 속도, 운전대의 각도 등을 감지해서 바퀴 속도를 예리하게 다듬어 자세를 다잡는다. 한 마디로, 운전대를 마음 놓고 휙휙 꺾을 수 있게 도와 운전을 한층 더 즐겁게 만드는 장비다. 원래 XDS는 GTI, GTD 등 스포츠 모델에만 달았던 ‘고급’ 옵션이다.



신형 골프의 자랑은 또 있다. 이번에 처음 도입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MCB, Multi Collision Brake)다. 이는 이름 뜻 그대로, 차체 앞쪽의 에어백 센서나 뒤 범퍼의 센서가 충격을 감지하면 스스로 시속 10㎞까지 속도를 줄여 2차 사고를 막는 안전 장비다. 시승회에서 경험해본 결과, 장애물로 설치한 밧줄과 부딪쳤을 때 차의 속도는 어김없이 줄어들었다.



폭스바겐은 신형 골프를 두고 “프리미엄의 대중화를 선언하는 모델”이라고 했다. 신형 골프에 차급과 가격 이상의 가치를 담았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그랬다. 신형 골프의 상품성은 뛰어났다. 그간 내가 갖고 있던 ‘값어치’의 기준을 바꿀 정도였다. 또한 앞으로 폭스바겐 그룹이 새 플렛폼으로 출시할 차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신형 골프를 경험해 본 후, 폭스바겐 코리아의 자신감이 이해가 갔다. 신형 골프에 담긴 매력은 또 한 번 국내 수입차 시장에 이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가격은 2,990만 원, 2.0 TDI 블루모션의 가격은 3,2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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