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라, 스카이라인과 경쟁했던 미쓰비시의 스포츠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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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 스카이라인과 경쟁했던 미쓰비시의 스포츠카는?
  • 모토야
  • 승인 2017.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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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수프라, 혼다 NSX, 닛산 300ZX와 스카이라인 GT-R, 그리고 마쓰다 RX-7. 이들의 공통점은한 때 자동차 세계를 풍미했던 일본의 고성능 자동차들이란 점이다. 80-90년대에 운전을 하고 있던 세대라면 이 차종들에 대한 진한 향수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여 꾸준히 시장에 나오는 차종이 있지만, 90년대 이 차량들은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을 넉다운 시킨 일본의 자존심이자, 아시아의 역대급 고성능 라인업으로 분류된다.



물론, 랜서 에볼루션 등으로 유명한 미쓰비시(Mitsubishi)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스포츠 쿠페를 내놓았다. 그 이름은 바로, `미쓰비시 GTO(해외명 3000GT)`. DOHC 24v V6의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미쓰비시 GTO는 1989년 도쿄 모터쇼에서 컨셉트카 Mitsubishi HSR과 HSX라는 컨셉 자동차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후에 개발이 되었고,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당대의 고성능 라인업이었던 토요타 수프라, 혼다 NSX, 마즈다 코스모, 닛산 300ZX, 닛산 스카이라인 GT-R, 그리고 스바루 SVX와 경쟁했다. GTO(Gran Turismo Omologato)라는 이름은 미쓰비시의 Galant GTO(미쓰비시가 70년대 출시했던 플래그십 하드탑 쿠페)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미쓰비시 GTO는 당시 미쓰비시 자동차가 갖고 있던 최신 자동차 기술을 집약하여 만들어진 초호화판 스포츠 쿠페였다. 미쓰비시는 상시 4WD, 4륜 조향 장치, 전후 스포일러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능동적 에어로다이나믹스 장치, 스포츠/투어링 모드, 그리고 전자 제어 댐퍼를 더해 1세대 미쓰비시 GTO를 탄생시켰다. 제원 상 280마력의 미쓰비시 GTO였는데 이는 당시 일본 내의 출력규제 때문이다. 그리고 팝업식의 헤드라이트를 사용하여 매우 진보한 고성능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미쓰비시 GTO의 자랑은 전자 제어 댐퍼로, 운전자는 투어링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고를 수 있다. 이 장치는 운전자의 주행 정보를(주행 속도, 조향 각도, 쓰로틀 등) 수집하여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혹은 부드럽게 조정해주었다. 특히 이 전자제어 댐퍼는 이후 10년 넘게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기에 이른다.


90년대의 미쓰비시 GTO에 들어간 최신 기술 중 하나는 능동적 에어로다이나믹스 장치였다. 이 장치는 자동차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기술로, 약 80km/h부터 립스포일러가 80mm가량 내려가면서 리어윙이 15도 가량 상승하는 장치였다. 미쓰비시 GTO의 중앙 디퍼런셜은 휠슬립을 막기 위해 비스커스 커플링(Viscous coupling)을 사용하여 토크를 전후 45:55로 나누고 전후 차축에 LSD(Limited Slip Differential)를 넣었다. 4륜 조향 장치를 쓰는 GTO의 뒷바퀴는 약 50km/h부터 앞바퀴와 방향이 같아지게 세팅되었다.



미쓰비시 GTO는 당대 라이벌보다 가속도 측면에서 느리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는 미쓰비시 AWD가 가진 트랙션 특성 때문이었다. 후에 변속기를 게트락(Getrag) 사의 6단 기어로 바꾸고 20마력을 높여서 이 갭을 많이 줄였지만 1,750kg이나 되는 차체 중량으로는 그 한계가 있었다. 1,750kg의 중량과 58:42의 무게 배분 때문에 미쓰비시 GTO는 민첩성이 떨어졌다. 게다가 스티어링 특성도 스포츠 쿠페로서는 지나치게 언더스티어 성향이 드러난다는 비판도 받았다. 미쓰비시 자동차가 최신 기술로 넣은 상시 4WD 시스템과 4륜 조향 장치는 실제 운동 성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이질감을 호소하는 운전자가 많았다. 이 부분은 닛산 스카이라인 GT-R의 우수한 운동성능과 비교되며 조롱을 받았다.



미쓰비시 GTO는 일본의 엔화 평가절상으로 제조단가가 높아지고 바뀌어가는 자동차 트렌드에 의해 수요가 줄어들면서 그 위기를 맞게 된다. 포르셰 박스터나 로터스 엘리제 같은 가볍고 민첩한 스포츠카들이 잇달아 등장한 데다, 이들보다도 더욱 뛰어난 주행 성능의 쿠페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다. 그렇게 미쓰비시 GTO는 80-90년대 젊은이들의 추억으로 남은 채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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