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겨울철의 필수품, `스노우 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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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겨울철의 필수품, `스노우 체인`
  • 이동익
  • 승인 2015.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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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만났다 하면 `겨울산 절경` 예찬론을 늘어놓던 친구가 주말 겨울 등산을 제안했다. 목적지는 해발 740m의 도봉산 자운봉. 등산 경험이라고는 고등학교 CA 시간에 올랐던 아차산이 전부였지만, 1,000m도 안 되는 산 정도는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막상 올라보니 이게 웬걸. 겨울 등산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았다. 체력도 달리고 무릎도 아픈데, 녹지 않은 눈이 얼어붙으면서 생긴 미끄러운 길까지 나타나, 등산에 서툰 기자의 발길을 가로막았다. 친구가 여벌의 아이젠(Eizen)을 챙겨오지 않았더라면, 정상을 밟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을 것이다.



이처럼 아이젠은 겨울 등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눈 위나 언 땅 위를 걸을 때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무리 양질의 밑창을 단 등산화를 신었다고 해도 말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겨울철 눈과 얼음으로 엉망진창이 된 길을 막힘 없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동차에게도 그에 걸맞은 대비책이 필요하다. 스노우 타이어(Snow tire)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눈길을 극복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역시 `스노우 체인(Snow chain, 타이어 체인이라고도 함)`이다.


자동차의 `아이젠`, 스노우 체인에 대한 궁금증 셋


스노우 체인이란 눈이 오거나 도로가 얼었을 때, 마찰력을 향상시켜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타이어에 장착하는 제품의 통칭이다. 최초의 스노우 체인은 이름처럼 쇠사슬로 만들어졌으나, 현대에 와서는 보다 다양한 형태에 무게나 편의성, 성능을 높인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궁금증 하나, 스노우 체인은 네 개의 바퀴 중 어디에 장착하는 것이 옳을까? 스노우 체인의 장착은 구동륜에 하는 것이 기본이다. 예컨대 전륜구동이라면 앞바퀴에, 후륜구동이라면 뒷바퀴에 장착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륜구동 차량은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구동륜에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BMW xDrive 모델들의 경우에는 후륜에, 전륜구동이 기본 사양이 되는 아우디 콰트로 모델에는 전륜에 장착하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사항은 각각의 차량에 따라 다른 경우가 있으므로, 되도록 차종에 따른 취급 설명서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스노우 체인을 한 번도 장착해보지 않은 운전자라면 동봉된 취급 설명서를 통해 미리 장착 방법을 익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매 후에는 차량 내에 상시 비치하여 비상 상황에 대비하자.


궁금중 둘, 스노우 체인을 장착했으니 마음 놓고 눈길을 달려도 될까? 답은 `아니오`다. 스노우 체인을 장착했을 때는 시속 40km 이하로 감속 주행해야 하며, 특히 코너링 시 최대한 속도를 줄여야 체인의 이탈 및 파손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눈이 쌓이지 않은 마른 노면에서 스노우 체인을 벗겨내지 않고 주행했다가는 소음이나 승차감 악화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궁금증 셋. 사용이 끝난 스노우 체인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보관은 스노우 체인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탈착 후 해가 들지 않는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시킨 다음, 별도의 보관용 가방이나 전용 보관함에 넣어서 통풍이 잘되면서도 건랭한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슬형 체인의 경우 방청제를 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구매 시 주의사항은?


자신의 발 사이즈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신발 매장으로 갔다가는 여러 사이즈의 신발을 종류별로 신어보느라 그만큼 시간이 더 소요된다. 스노우 체인도 마찬가지로, 자동차 모델명을 안다고 해서 알맞은 스노우 체인을 살 수는 없다. 자신이 소유한 자동차에 장착된 타이어의 정확한 사이즈를 알아야만 알맞은 크기의 스노우 체인을 구매할 수 있다.


국내에는 사슬형 체인에만 KS(한국공업규격)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스노우 체인을 선택할 때는 정확한 타이어의 규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보증체계, A/S, 장착이 쉬운 제품인지까지 꼼꼼히 살핀다면 후회 없는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슬형`부터 `덧신형`까지, 스노우 체인의 종류


스노우 체인은 소재에 따라 `사슬형`, `와이어형`, `우레탄형`, `원터치형`, `직물형` 등으로 나뉜다. 각 종류의 특징과 장-단점을 알아보고, 자차의 종류나 주행 특성에 따라 알맞은 스노우 체인을 고를 수 있도록 하자.


사슬형 체인



타이어를 쇠사슬로 감싸는 방식으로 장착하는 가장 고전적인 형태의 스노우 체인이다. 눈이 쌓인 노면을 직접 찍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내구성과 제동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착이 번거롭고 승차감이 다른 체인에 비해 떨어지며 도로가 파손될 우려 또한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 금속과 노면의 마찰로 인한 소음이 발생하기도 하고 접촉부위가 작아지는 빙판길에서는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한, 근래 들어 상당 수 증가한 대체재의 등장으로 인해 과거보다 위상이 떨어지긴 했으나, 일반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나 군용 기동 차량 부문에서는 가장 높은 신뢰성으로 인해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승용형의 경우, 장착의 번거로움을 덜어낸 형태의 제품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와이어형 체인



튼튼한 와이어에 금속제 스터드를 결합한 구조의 체인이다. 주로 승용차에 사용되며, 사슬형 체인에 비해 가볍고 취급이 용이하여 인기가 높다. 설치는 와이어를 연결한 뒤, 장력이 강한 고무 링을 각각의 와이어에 걸어 체결하는 방식으로, 사슬형에 비해 장/탈착이 간단하다. 하지만 사슬형에 비해, 접지력과 내구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상용차 등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차종에 이용하기에는 제한이 따른다.


고무/우레탄형 체인



튼튼한 케이블에 스파이크가 박힌 여러 개의 고무/우레탄 패드가 달려있는 형태의 스노우 체인이다. 고무나 우레탄의 특성상 습기에 잘 견디고, 노면과의 마찰력이 우수한데다 패드가 망가지면 망가진 패드만 교체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승차감 또한 사슬형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가볍고 장착 또한 용이하다. 단, 구매 전 교환용 패드 구입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사슬형 체인에 비해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원터치형 체인(스파이더 체인)



원터치형 체인은 방사형의 형태가 거미줄처럼 보여 `스파이더 체인`이라고도 한다. 휠 중앙에 위치하여 바퀴와 체인을 연결하는 어댑터와 체인으로 구성된다. 주로 우레탄이나 폴리머 소재로 만들어져 중량이 가볍고 내구성은 좋은 편이다. 최초 장착 시 어댑터를 장착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어댑터만 달면 체인의 장-탈착이 매우 순조로워진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 덕분에 대형 세단과 RV, SUV에 장착할 수 있는 대형 사이즈를 위주로 출시된다.


그러나 제동력이나 마찰력이 고무/우레탄형 체인과 흡사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2~3배 가량 높은 점, 또한 이러한 유형의 체인을 저급한 품질로 복제한 수준의 물건도 시중에 상당 수가 유통되고 있으므로, 구입 시에 필히 유의하여야 한다. 특히, 저가형 스노우 체인의 경우 폴리머 부품의 내구성이 떨어져 파손되는 경우가 있으니 구매에 신중을 가하도록 하자. 탈착 후에도 커다란 부피 때문에 보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단점으로 꼽힌다.

직물형 체인



직물 표면이 갖는 높은 마찰계수를 이용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직물형 체인은 커버를 타이어에 씌우는 방식으로 장착한다. 마치 덧신과도 같은 형태라고 하여 `스노우 삭스(Socks, 양말)`라고도 불린다. 장착이 쉽고 가격이 저렴한데다 사슬형, 고무/우레탄형보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보관이 쉬우며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뛰어나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사슬형이나 고무/우레탄형에 비해 접지력과 제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편이며, 내구성이 부족하여, 눈이 쌓이지 않은 마른 노면에서 사용할 경우 마찰력이 떨어져 찢어질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운행 중 찢어져 바퀴 구동축에 휘감기는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주의를 요구한다. 따라서, 후술할 스프레이 체인에 비해, 용도가 꽤나 제한적이고 임시방편 수준의 성능만을 발휘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스프레이 체인



위에 나열한 형태의 체인과 달리 유일한 약품형 체인이다. 마른 타이어에 도포 시 주성분인 고분자수지와 유기용제가 눈길에서의 접지력을 높인다. 가격은 5천원 선으로 스노우 체인 중 가장 저렴하며, 타이어에 지그재그로 뿌려 바퀴의 틈새까지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눈길을 대비할 수 있다. 스프레이 사용 후 3~5분 정도가 지나고 운행해야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간단한 이용방법만큼이나 접지력과 제동력은 미비한 편이라 시속 3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효과도 10km까지라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용이므로, 폭설이나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다른 스노우 체인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접착제 성분으로 이루어져 이를 제거하기 위해 별도의 약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 또한 단점이다.



글 이동익 기자, 사진 불스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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