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코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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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코털`이 있다?
  • 이동익
  • 승인 201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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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줄 알면서도 가끔은 꼴 보기 싫은 것이 있다. 코털이 그렇다. 불결한 부위로 인식되는데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사람의 몸에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는 법. 코털은 폐로 들어가는 공기에 포함된 세균이나 기타 오염 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한다. 따라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기 위한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자동차에도 `코털`에 해당하는 부위가 있다는 것이다(정확히는 코털 역할을 하는 `필터`를 가리킨다). 흡기필터가 그 주인공이다. 통칭 `에어필터`라고도 하는 이 흡기필터가 어떻게 코털과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동차가 숨을 쉬는 과정, 즉 공기 유입을 통해 내연기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자동차의 엔진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료와 충분한 공기가 필요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영양분`과 `공기`가 있어야 하는 셈이다. 연료와 공기는 엔진 내에서 혼합되고 연소되는 과정을 거쳐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그러나 대기 중의 공기를 그대로 사용하면 공기에 포함된 각종 오염 물질과 먼지가 실린더로 유입되면서 엔진의 수명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혼합기를 만드는 데는 깨끗한 공기가 필수다. 이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흡기필터다.


깨끗한 흡기필터는 엔진의 흡기 효율을 높여 혼합기의 연소를 원활하게 하고, 이에 따라 엔진이 제 힘을 내도록 한다. 공기 유입 속도를 일정하게 만들어 실린더의 혼합비를 맞추는 것도 흡기필터의 역할이다. 반면 흡기필터의 관리를 소홀히 하면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럴 경우 엔진의 출력과 연비가 저하되고, 매연이 과다하게 발생하며 심하면 엔진의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이렇듯 흡기필터는 엔진의 수명과도 직결된 부품이니만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흡기필터는 보닛을 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박스 형태의 케이스 안에 들어있는데, 이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생산 단가나 효율을 최대한 고려한 결과물이다. 이러한 순정 흡기필터는 오염도가 적고 흡기 소음이 작으며, 특별한 유지 보수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흡기필터는 그 방식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건식은 종이나 면, 천 등의 필터로 이물질을 걸러낸다고 생각하면 쉽다. 가격이 저렴하여 대부분 차량에 순정 흡기필터로 사용되나, 재활용이 어렵고 성능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습식은 여과지에 특수 오일이나 화학약품을 발라 흡착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오일로 젖은 표면에 먼지가 달라붙어서 더는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원리다. 전용 클리너와 오일 및 약품을 이용하면 재활용도 할 수 있다. 다만 순정 필터보다 비싼 가격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건식과 습식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쉬이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방식에 따라 공기의 흡입량이나 필터링 능력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느 것이 내 차에 더 적합한 방식인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습식과 건식 외에 오픈형 흡기필터도 있다. 앞에서 설명한 순정 흡기필터와는 다르게 별도의 케이스 없이 필터를 흡기 파이프에 직접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공기 흡입 시 저항을 최소화하여 필요 시 공기를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흡입하기 위한 부품이기 때문에 흡기 튜닝을 위한 첫걸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케이스가 없으므로 이물질로부터 노출되기 쉽다는 점은 단점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뜨거운 엔진룸 내부 공기를 직접 빨아들이기 때문에 흡기온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발생하여, 엔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흡기튜닝을 위한 첫걸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는다`는 구절에서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흡기필터는 차량 내부에서 손쉽게 교체하기 쉬운 부품 중 하나다. 보닛을 열고 파이프와 연결된 박스 형태의 케이스를 찾았다면 필터의 색이나 이물질 흡착 여부를 확인한 후, 오염이 심하다면 교체해주면 된다. 차종에 따라 필터의 규격에 차이가 있으므로 미리 확인한 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며, 매뉴얼을 통해 교체 주기를 확인하고 주행 환경에 따라 그 시기를 조율하면 정상적인 흡기 효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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